그림을 사랑하는 의사들의 철학과 예술혼이 담겨있는 제 14회 '의인미전'
5월이 '가정의 달'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도 한 몫 했을테고, 무엇보다 전시장을 이처럼 훈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만들어준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쁜 의료현장 속에서도 예술이라는 창작을 향유하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의 모임이기에 더욱 그러했을지도 모른다.
바로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1층 전시홀에서 지난 13~15일 열린 제14회 의인미술전람회가 그런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올해로 33회째 맞는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의 한 행사로 열린 이번 미전은 회원들을 상대로 공모전 성격을 띄었지만 사실 의협회원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던 미술잔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작품의 수준은 전업 작가들의 그것과 같은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본상에 오른 작품들은 사물을 그대로 모방하는 모작의 수준을 벗어나 작가의 내면을 섬세하게 잘살려내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골고루 갖춘 작품들이 선보여 이번 공모전의 수준을 가늠케 했다.
전시작은 총 100여점에 달하며 입선작 가운데 ▲한국화 부문 김중기의 '크로키', ▲양화 부문 (고)김병로의 '봄'·김옥화의 '가을 빛'·지정희의 '돌아오라 숭례문-조사의 탄식', ▲서예부문 오정호의 '慈光慧眼(자광혜안)', ▲사진부문 이성환의 '교감' 등의 작품이 특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이번 공모전의 백미, 대상 서예부문 한낙천의 '목죽(사군자)'과 함께 각 부문 최우수상 송혜정의 '대둔산 군지골 소경'·이계용의 '세월'·권영주의 '겨울 덕유산 일출' 등과 함께 각 부문 우수상, 특선을 받은 작품들은 관람을 하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 의사 작가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이번 전시는 그야말로 40여년 이력을 가진 의인미전의 내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였다.
13일, 전시 오프닝에서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은 "훌륭한 작품들이 선보인 전시다. 앞으로 더욱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의협이 도움이 될 것을 다짐하며 의사 작가들의
등용문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일반인도 함께 참여할 수도 있을 것같은 높은 수준을 엿보았다"며 출품작들을 평했다.
이와 함께 김정일 의인미전 운영위원장은 "의인미전은 어느 특정분야를 가리지 않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전시다. 의사면허를 가진 누구나 참가가능하며, 의료인들의 화합의 전시이다. 바쁘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정성들여 만든 작품을 내어준 회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의인미술전람회는 취미활동을 이미 넘어선 의사작가들의 예술혼을 확인하는 전시마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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