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재발견하는 연극 '1동 28번지, 차숙이네'
옛 집을 허물고 새 집을 건축하는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집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들, 집을 짓는 사람들의 땀, 집의 진화와 함께한 인류 역사의 지혜를 넘나든다. 집을 통해 삶의 필수공간이자 필요공간인 '집'을 바라보며 가치가 아닌 과정을 보여준다. 행정사무용 도장범벅의 종잇조각의 가치가 아닌, 땀으로 쌓아 올린 흙으로 구성된 집을 짓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며 숨은 인류 지혜의 역사와 그 공간에서 삶을 지속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대체로 드라마의 극적 긴장은 인간 갈등의 극한이나 존재 욕망의 끝 지점에서 보여 진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극적 순간보다 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과 수고의 시간으로 더 많이 채워져 있다. 이 연극이 집을 바라보고 집이라는 도구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완성된 집이 가져다주는 가치의 희열보다 집에 얽힌 사람들의 사연과 노고가 묻어있는 과정에 주목하며, 인간 존재의 한 켠을 바라보는 것이다.
실제로 관객들은 무대에서 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집에 얽힌 사람들의 사연과 노고 속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의미 있는 시선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연극이 묻는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입니까?"라고…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