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이사 배석하자 대화 거절…"의협 회장만 보러왔다"
의협 회장에게 "사퇴서 서명하라" "물러나라" 요구
지난 14일 공중보건의·전공의 등 젊은 의사 8명이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했다.
경만호 의협 회장은 면담을 요청한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자리를 마련했던 것.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상임이사회에 참석한 신민석 상근부회장·김성훈 학술이사·한동석 공보이사 겸 대변인·오석중 의무이사·이혁 보험이사·좌훈정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등 의협 상임이사들도 젊은 의사들이 안고 있는 고민에 귀 기울이기로 하고 오전 일정을 연기한 채 자리를 함께했다.
하지만 회장과의 면담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7층에 대기하고 있던 젊은 의사들이 경 회장만 올라와 면담을 해야 한다며 신경전을 펼치고 나선 것.
설득 끝에 경 회장을 비롯해 상임이사들이 기다리고 있던 3층 동아홀로 이동한 젊은 의사들은 "경만호 회장만 면담하고 싶다" "나머지 상임이사들은 나가달라"며 배석해 있던 상임이사들의 퇴장을 요구했다.
의자에 앉기를 거부한 채 상임진들의 퇴장을 요구하던 젊은 의사들은 "면담을 더 진행할지 여부를 자체적으로 논의하겠다"며 동아홀을 빠져나갔다.
'젊은의사 권익 향상 추진 현황'이라는 자료까지 만들어 대화의 시간을 준비한 의협 상임이사들은 경 회장 단독 면담을 요구하며 면담장에서 퇴장한 젊은 의사들의 완강한 태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임이사들 사이에 "대화를 하자고 온 것이 맞냐?"는 소리가 나왔다.
잠시 퇴장했던 젊은 의사들은 다시 돌아와 자리에 앉은 뒤 조목조목 경 회장과 의협 집행부의 회무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학문적 근거가 없는 불법적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본격화하려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경만호 회장과 집행부에 있다"며 경 회장과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면담이 진행되는 도중에 벌떡 일어선 한 젊은 의사는 경 회장에게 다가가 미리 준비한 회장 사퇴서를 들이밀며 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만호 의협 회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합니다'는 내용의 유인물도 돌렸다.
면담이 파행으로 끝나면서 경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젊은 의사들이 뒤를 따랐다. 일부 젊은 의사들은 "경만호 의협 회장과 현 집행부는 즉시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모처럼 성사된 면담은 사퇴를 요구하는 젊은 의사들과의 고성 속에 파묻혀 버렸다.
젊은 의사 의협 방문 관련 주요 경과
▲2011. 7. 14(목) 오전 9시 10분경
젊은 의사들을 설득하여 3층 동아홀로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