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981년 에이즈가 처음 발견될 때까지 대표적인 성병은 임질(淋疾, gonorrhea)와 매독(梅毒, syphilis)이었다.
임질은 통증, 농즙(膿汁) 배설을 특징으로 하는 감염증으로 gonorrhea는 그리스어 gonos(씨, 종자)와 흐름을 나타내는 rhoia가 합쳐진 용어이다.
이 용어자체로 보면 종자 즉 정자(sperm)가 밖으로 흘러나오는 질환이다. 고대 의사들은 남성 임질환자에서 배출되는 분비물이 정액 또는 정자가 흘러나오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여 붙인 이름이다.
이 용어는 기원 후 3세기 Galen이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나 기원전 460년 경 Hippocrates때부터 썼다고도 한다.
이 용어가 잘못 붙여졌는데도 워낙 오랫동안 널리 쓰여서 1879년 독일의사 Albert Neisser가 원인균을 발견하고 1882년에 이름 붙여질 때에도 그대로 인용하여 gonorrhea, gonococcus로 그대로 쓰이고 있다.
몸속에 있는 성분이 흘러나오는 것과 연관 지어 만들어진 용어로 흔히 쓰이는 것으로는 콜레라(cholera)와 류마티즘(rheumatism)이 있다. cholera는 그리스어 chole(담즙, 분노)과 '흐르다'라는 rhein이 합쳐진 것으로 콜레라가 담즙을 포함하여 체액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담즙질환으로 생각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류마티즘 역시 개천이나 강처럼 흐르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rheuma에서 유래된 라틴어 rheumatis(홍수, 흐르는 물)로부터 만들어졌다.
고대 의학서적에서 rheuma는 신체표면이나 구멍에서 나오는 묽은 또는 물 같은 분비물을 가리켰으며 catarrh와 같은 의미로 쓰였고 이후 이 용어는 관절에 액체가 축적 또는 흐르는 상태에 국한하여 쓰기 시작하였다.
매독을 가리키는 syphilis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sys(돼지)와 philos(사랑함)가 합쳐져서 된 것이다. 이 용어는 의사이자 시인인 이탈리아의 Girolamo Fracastoro(1478-1553)가 1530년에 발표한 그의 시 Syphilis sive Morbus Gallicus(매독, 프랑스 병)에서 사용하면서 만든 것이다.
그 시에 나오는 주인공은 Syphilis라는 돼지치기이었으며 그는 성관계로 매독에 걸린 것이 아니고 태양을 모독한 죄로 이 병에 걸렸다고 하였다.
이 병은 프랑스 왕 Charles VIII이 나폴리를 점령한 1495년 이후 10여년간 유럽전역에 유행하였다. 나폴리 시민들은 프랑스 군인들에게 매독을 감염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창녀들을 접근하게 하였고 군인들이 귀국하여 해산하자 이 병은 프랑스에 널리 유행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프랑스에서는 나폴리 병이라고 하고 영국이나 독일은 프랑스병이라고 하였다. 한편 스페인은 Columbus가 미 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온 선원들이 퍼뜨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럽전역에는 그전에 이미 병원성이 약한 매독이 널리 퍼져 있었다고 한다. 이는 마치 아프리카 풍토병이던 에이즈가 198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된 것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성(性)과 관련한 것을 나타내는 용어로 그리스 신화의 Aphrodite와 이에 해당하는 로마의 신 Venus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 Aphrodite는 특히 성욕(性慾)을 자극하는 재주가 있었다고 한다.
Aphrodisia는 Aphrodite를 기리는 고대 축제의 이름으로 성욕촉진, 성욕촉진제를 뜻하는 aphrodisiac은 Hippocrates가 쓰기 시작하였다. Venus와 관계있는 용어로는 venus/veneris(아름다움, 사랑의 즐거움, 성적탐닉(性的耽溺)), venenum(사랑의 묘약, 마법, 독(→venam)) venereal(사랑. 성(性)과 관련한 행위를 나타내는) 등이 쓰이고 있다. <연세의대 약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