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시험 문제 유출 교수 이유 들어보니...

전문의시험 문제 유출 교수 이유 들어보니...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02.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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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기피현상, 대학간 무한경쟁 복합
"합격률 높여 외과 지원자 유치하려..."

외과 전문의 시험문제 유출사건의 여파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으며, 의협이 문제 유출 교수를 고발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교수와 전공의에 대한 처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현행 전문의 시험 관리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안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문제를 유출한 부산 D의대 C교수와 K교수의 범행 동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의협 등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D의대 교수들의 문제 유출 동기는 단순히 자신이 가르치는 전공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목적 뿐만 아니라, 외과 전공의 기피현상 및 의과대학간 과다경쟁 등 의료계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종합적으로 얽혀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교수는 사건이 불거진 뒤 의협 관계자 등에게 "수석합격자가 배출되고 평균 점수가 높게 나오면 우리 대학 외과의 위상이 높아져 전공의 지원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특히 지방의대로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도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모집 결과, 외과의 경우 정원 244명 중 119명이 지원해 0.5대 1이라는 저조한 지원율을 보였다. D대병원의 경우 단 한 명의 외과 전공의 지원자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심각한 외과 기피현상으로 진료과목의 존폐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들 교수들이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문제유출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한게 아니겠냐는 것이 사건을 바라보는 의료계 일각의 시선이다.

부산의 한 병원장은 "외과 기피현상과 더불어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인력 양극화가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며 "시험 문제 유출은 용서 받기 힘들지만, 교수들의 심정만큼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전문의 시험문제 유출사건의 이면에 우리나라 의료계가 떠안고 있는 왜곡된 현상들이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에 의료계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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