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vs 심장학회 '맞짱토론' 무슨 얘기 오갔나

송명근 vs 심장학회 '맞짱토론' 무슨 얘기 오갔나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2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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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비급여 만료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대면'
안전성 유효성 놓고 '평행선' 공방...공은 복지부로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치환술(CARVAR, 카바 수술)의 조건부 비급여 기한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논란의 당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끝장 토론'을 벌였다.

대한심장학회와 대한흉부외과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공동으로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카바수술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카바수술의 안전성·유효성 문제를 제기했던 심장학회·흉부외과학회와 카바수술 개발자인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가 직접 참석해 카바수술 논란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카바수술 논란이 불거진 이후 송명근 교수와 관련 학회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개 토론'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양측은 시종일관 날카로운 공방을 이어갔다.

카바수술 전문가 토론, 그 뜨거웠던 현장을 지면으로 옮겨봤다.

송명근 교수, "카바수술 근거 없다고?"...추가 자료 공개

송명근 교수.

제일 먼저 단상에 선 송명근 교수는 새로 '업데이트'한 카바수술 성적표를 공개하며, 안전성·유효성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송명근 교수가 2007년 10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건국대병원에서 시행한 카바수술 환자들의 사망률과 재수술률 등을 추적 조사한 것으로, 대동맥판막질환으로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399명, 관상동맥질환과 대동맥질환으로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33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수술시행 시점은 2007년 10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로, 추적조사 기간은 1개월~4년 6개월이다.

송 교수는 이날 대동맥판막질환으로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399명 가운데 수술사망자는 없었으며, 4년 6개월 추적사망률은 1.5%(6명), 추적 재수술률은 1.7%(7명)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또 관상동맥질환과 대동맥질환으로 카바수술을 받은 사례에서는 수술사망자가 2명(6%), 추적사망자과 재수술환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송 교수는 "카바수술은 기술적으로 쉽고 안전하며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고 임신과 출산도 자유로우며 식이제한 등 문제가 없는 수술법"이라고  강조하면서 "나의 스승인 얼버트 스타교수가 내게 카바 수술에 대한 영감을 주었듯 오늘의 자리가 후학들에게 도전정신과 꿈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자료미제출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카바수술과 나에 대한 학계의) 불신의 정도가 이제 사기꾼 아니냐는 수준까지 갔다"면서 "건국대 환자 전체 자료를 오픈하겠다. 카바 환자 모두 체크해서 4년반의 결과 조사해달라.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가 (지금까지 내가 공개한 내용과) 다르다면 사직하겠다" 고 공언하면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심장학회, 카바수술 유해성·비윤리성 명백...즉각 중단해야

이날 토론회에는 500여명에 가까운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카바수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학회측의 공격도 날카로웠다.

김덕경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는 윤상성형용 고리, 이른바 카바링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과정부터 졸속으로 진행됐으며, 송 교수가 내놓은 데이터의 신빙성도 떨어진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송명근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보고서에서 '연구자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치료 방법을 기존 치료방법과 비교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가설을 설정하는 단계에서 이미 막연한 기대를 과학적인 사실로 간주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다"면서 "임상시험 환자 가운데 연령제한을 벗어난 환자도 다수 있으며, 5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벌였음에도 결과 데이터에서는 10여명의 치료결과가 누락되는 등 데이터 조작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교수 측은 보건의료연구원 등의 자료를 인용, 송 교수가 수술 적응증을 넘어선 환자들에게까지 카바수술을 진행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의료계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수술이 필요없는 경미한 환자들을 마구잡이로 수술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보건연의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수술환자의) 10%가 이에 해당되며 그 가운데는 1건의 사망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수익증가, 카바링 판매수입 업체인 사이언시티, 그리고 송명근 교수의 수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덕경 교수는 심장학회의 공식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 카바 수술의 비윤리성 및 유해성은 의학적으로 명백하며 학문적인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카바수술은 즉시 중단되어야 하며 윤상성형고리의 인허가 및 카바수술 조건부 비급여고시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락가락 데이터' 환자관리 엉터리"

이날 토론회에서는 카바수술 검증작업을 맡았던 배종면 제주의대 교수(전 보건연 겸임연구위원)도 직접 참석해, 보건연 발표 이후 불거졌던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보건연 발표 이후 이 문제가 결국 국정감사장까지 갔다왔고 이 과정에서 건대병원이 발표한 사망례는 처음에 0건이었다가 12건, 마지막에는 21명까지 늘어났다"면서 "타 연구자나 다른 계기로 사망자가 확인될 때마다 사망자수가 변하는 것인데 이는 수술 후 환자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수술결과에 대한 은폐나 조작 등이 가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의사가 하나의 시술법으로 시술한 환자 중 2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면 거의 괴담수준이 아니냐"고 비판하면서 "수술 후 환자관리가 안된다는 것은 카바수술 받은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수술이 잘 된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학문적 논란을 떠나 이런 환자들에 대한 시급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철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는 카바수술 리포트에 대한 외국학자들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정 교수는 "카바수술을 접한 외국의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흔히 쓰는 수술들의 혼합형태로 새로울 것이 없다' '수술기록이 정확치 않아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송 교수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 동료의사들에게 철저한 검증을 받는 논문 대신 그간의 카바수술 경과 등을 집대성한 책을 내겠다고 한다. 어떤 것이 옳은 일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송명근 교수, 전향적 연구결정 이후 79명 환자에 추가 수술

한편, 송명근 교수는 지난 6월 카바수술에 대한 전향적 연구 실시를 골자로 하는 복지부 고시개정 이후 모두 79명의 환자에게 추가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 교수는 해당 시술례를 기존 시술인 대동맥판막성형술로 급여청구했는데,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강지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가등재부장은 "지난해 6월 이후 카바수술 전향적 연구를 신청한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으나, 건국대병원 측에서 모두 79건의 수술례가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청구, 접수돼 현재 지급보류 상태서 이에 대한 전문가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79건 가운데 11건에 대해서는 흉부외과분과위원회 심의 결과 카바수술 혹은 카바수술과 타수술을 혼합한 형태라는 결론을 냈고, 나머지 건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심사조정 등의 문제와 관련 법률자문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명근 교수에게 묻는다" 플로어 뜨거운 열기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카바수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플로어 질문이 쏟아졌는데, 대부분의 질문들이 송 교수에게 집중됐다.

다음은 송 교수와 전문가들간 주요 문답.

Q. 카바수술 관리위원회의 전향적 연구결정을 편파적이라고 선언하고 연구를 중단했고, 이후 진행한 수술에 대해서는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청구하고 있다. 무슨 의미인가.
송: 전향적 연구를 진행하라면서 현재하고 있는 수술례의 95% 수준에 대해서는 아예 수술을 못하도록 제한했다. 연구를 할 수 없게 해놓고 무슨 연구를 하라는 것이냐. 카바수술 관리위원회가 카바수술의 정의를 그렇게 내려 놓은 상황에서 고시위반을 안하려면 성형술로 (청구)하는게 맞다. 법조계의 도움을 받아 그렇게 하고 있다.

Q. 후향적 연구결과는 왜 내놓지 않나.
송:  모두 내놨다. 더 이상 무엇을 달라는 말인가. 추가 논문을 위해서는 판막 데이터가 반이상 추가되어야 하고 케이스도 더 있어야 한다. 발표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다.

Q. 환자 추적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환자 적응증 논란에 대한 입장은?
송: 수술 전 한번, 퇴원 5일전 또 한번, 3개월 그리고 1년 단위로 심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적응증 논란은 말이 안된다. 수술방법을 정하는 것은 외과의의 선택이고 나는 환자에 대한 확고한 자세를 가지고 있다. 판막치환술과 카바수술을 놓고 이득을 따져봤을 때, 카바수술을 해서 이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된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한 적은 맹세코 단 한번도 없다.

Q. 카바링 회사의 최대주주이다보니 이해상충의 문제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송:  카바링의 가격이 높다고 하는데 판막보다 휠씬 싼 값이다. 일각에서는 내가 카바링 회사를 통해 수십억대 수입을 냈다고 하는데 그런일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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