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환자 가장 동영상 촬영 포함 고발장 검찰 제출
김일호 회장 "PA가 창상치료, 의심할 여지 없다"

의사가 환자를 가장해 손에 상처를 내고 병원을 찾았다. 응급실에서 그의 상처를 봉합하고, 처방을 해준 이는 의사가 아닌 PA.

이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동영상이 증거자료로 공개돼 PA 불법의료행위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사의 업무를 진료보조인력에게 맡긴 제주도내 H병원장과 PA 3명을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대전협이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김일호 회장은 지난달 H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아닌 PA에 의해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자신의 손에 칼로 약1cm의 상처를 내어 해당 병원을 방문했다.

동행자가 안경에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동영상에는 이후 PA가 김 회장에게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상처를 봉합, 항생제를 처방하는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대전협은 전공의 수련병원이 아닌 일선 소형병원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상당수의 PA가 의사업무를 대체하고 있다며 정확한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일반외과와 정형외과의 경우 진료업무가 과중해 PA가 전공의 일을 대신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전협은 PA 채용공고를 낸 상계백병원을 고발했지만,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될 기미를 보이자 명백한 증거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 같은 확인 작업을 거쳐 두 번째 고발을 단행했다.

같은 사안에 대한 진정 민원을 보건복지부와 관할 도청 보건 위생과에도 접수한 상태다.

김일호 대전협 회장은 "단순 이슈몰이가 아닌,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의료행위를 뿌리 뽑고자 하는 의지에서 행동에 나선 것"이라면서 "개선의지가 부족한 정부에 대응해 올바른 의료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