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동의서를 받아라" 개원가 진땀

"특명, 동의서를 받아라" 개원가 진땀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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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법 시행, SNS 서비스 등 환자동의 필수
"깐깐한 환자, 구체적 설명 '정공법'으로 공략해야"

개인정보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개인정보수집동의서를 얻으려는 의원과 이를 의심(?)하는 환자들간에 승강이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관련 법률이 달라지면서 의료기관이 과거와 같이 계절별 백신정보 등을 환자에게 SNS나 E-mail 등으로 보내려면 사전에 환자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말처럼 쉽지 않다보니 고민이 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4월 1일부터 개인정보보호법이 본격적인 법규적용에 들어갔다. 이달부터 법률을 위반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거나 이용하면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인데, 의료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법률은 △개인정보 무단수집 금지 △개인정보 누설 및 유출금지 △개인정보 안전관리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관한 규정이 대폭 강화된 점이 부담이다.

법률에 따르면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이를 활용할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검사결과의 통보나 진료예약 등 진료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현행과 같이 별도의 동의없이 환자등록시 기재한 전화번호를 활용해 환자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데, 문제는 다른 진료정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그간 환자 편의제공, 병원 홍보 등의 목적으로 환자의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병원 소식지나 계절별 건강정보, 백신접종 시즌 홍보 문자나 메일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 달라진 법률의 잣대로 보자면, 이 같은 진료정보를 환자의 동의없이 무단으로 보내는 것은 불법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숙지한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환자 접수시, 개인정보수집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와 원치않는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병원 안내데스크에서 난데없이 서명을 요구받으니, 환자 입장에서 달가울리 없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다보니, 상당수 환자들이 개인정보수집동의서 서명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진료정보 제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을 하는데도 동의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번거로우니 피할 수도 있겠지만, 별다른 홍보수단을 가지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SNS와 이메일이라는 소통창을 포기하기도 힘들다.

한 내과 개원의는 "큰 병원들이야 번듯한 홈페이지나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진행하지만, 소규모 의원들은 그만한 여력이 없다"면서 "소극적이나마 문자서비스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동의서를 내밀면 용도나 사용처 등을 꼼꼼히 따지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진료정보 제공을 위한 것인데도 불편한 마음에 다음 진료예약 문자를 보내드리려면 동의를 해주셔야 한다는 등 다른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위 처럼 환자와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진료에 필요하다는 설명을 붙이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정확한 용처를 밝히는 정공법을 쓰는 것이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마찰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병의원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부당한 방법으로 동의를 취득하거나 제대로된 설명을 하지 않을 경우 개인정보 수집관련과 관련된 다른 규정 위반으로 또 다른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그는 "의료기관들이 서명을 받기 위해 모호하게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들의 혼란,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면서 "의료기관에서 접종 또는 검진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기 위해 동의가 필요하다면, 그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그 부분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것이 후환을 줄이고, 환자들을 설득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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