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꾸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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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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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교수(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장애인은 시혜와 수혜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고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장권연) 이사 및 서울지소 이사장, 재활협회 의료분과 분과장으로 활동하며 장애우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김윤태 교수의 말이다.

의대생 시절부터 난지도·봉천동 등 도시 빈민지역의 봉사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고, 재활의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지관 진료·주말 진료 등 무료 진료활동을 펼치며 장애인 진료에 눈을 돌렸다.

장애인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활동과 정책 마련을 통해 장애인들의 진솔한 친구가 된 김윤태 교수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만났다.

▲ 포천의 한 장애우 가정을 방문, 진료를 하고 있는 김윤태 교수.
"70∼80년대 무의촌 혹은 도시 빈민지역의 사람들이 약자였다면, 이제 사회가 발전하면서 의료 보장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돈이 없거나 병원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죠. 오히려 보건소나 무료 진료소에서 공짜로 얻은 약을 한보따리 쌓아두고 사는 사람들도 많고요.

그래서 의료 급여를 통한 보장이 되더라도 가족이 없는 독거 장애인 등 의료 서비스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중증 장애인들을 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의대생 시절 도시 빈민지역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재활의학을 선택한 이후 자연스럽게 장애인 진료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김윤태 교수. 그가 본격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활동을 시작한 때는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장애우와 함께하는 보건의료인모임을 결성, 중계장애인진료소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했고, 이듬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 의료센터 주체로 수서지역 재활사업을 진행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참여형 의료조합인 '함께걸음 의료생활 협동조합', 장권연 서울지소에서 노원지역재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지금껏 포천 보건소와 함께 포천 CBR 방문진료를 병행하고 있다.

주로 장애인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활동 및 정책 마련에 힘썼으며 경기 IL연합회 이사로, 포천 나눔의 집 IL센터 운영위원으로 장애인 자립생활 확보 활동과, 장애인 성년 후견인제 홍보 및 정책활동 등을 해왔다.

이렇게 오랜 시간 장애인들과 함께해온 원동력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재활의학과를 선택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관심이 갔습니다. 저 역시 소아마비를 앓았었고, 뜻하지 않게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살펴보게 되었죠. 어떤 직업군이건 봉사로 말미암아 의미를 찾게 되고 보람을 느끼면 그것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전문의로서 갖고 있는 자산을 다른 분들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보람됐고, 또 일종의 심리적 보상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료 진료에서 정책 활동으로… 더욱 깊어진 장애인과 함께하는 삶

 
김윤태 교수는 재활의학 전공의 시절, 1989년 말 즈음을 떠올렸다.

"보라매공원 내 남부복지관에 파견진료를 갔을 때였어요. 12살짜리 장애아를 만나게 되었는데, 보기에는 3살 유아처럼 보였죠.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아이의 부모 모두가 교수라는 사실이었어요.

부모가 흔히들 말하는 엘리트, 그러니까 지식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중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방 안에서 아무런 치료 없이 방치되었던 거죠. 그런 방치는 최선이 아니었어요. 몸이 굳고 변경돼 외출마저도 불가능하게 돼버렸으니까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세 유지 등을 위한 처방을 받고 훈련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정말 컸죠. 다소 극단적인 예이지만, 부모가 사회적 지위가 높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과 미래에 대한 제한적 시각을 가진 탓에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에,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김윤태 교수는 장애는 죄가 아닌데도 연금 내지는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회 복지 차원에서의 실제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 발로 뛰었다.

"지역 사회의 발전과 그 맥을 같이 하면서 건강권은 확대되었지만, 아직도 최중증의 장애인에게는 관심이 부족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들에게는 출구가 없습니다."

올해 푸르메 재단과 손잡고 장애인을 위한 재활의료기관 설립에 힘을 보태기 시작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푸르메 재단의 종로 재활센터가 올해 개관하고 2014년 마포구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을 추진해나가고 있는데, 지금껏 해온 활동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것.

푸르메 재단의 이사, 장권연 의료센터장, 함께걸음 의료생활 협동조합의 이사장,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의료분과장, 장권연 서울지소의 이사장…. 이렇듯 그가 가진 여러 가지 직함만 봐도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한 정책 활동과 대안 마련에 얼마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장애인 무료 진료 활동이 장애인 의료보장 권익 보호 활동으로 이어지고, 또 주민과 함께하는 장애인 건강 증진 및 실천 활동으로 발전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제겐 가장 뜻깊은 일이죠."

지역사회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봉사를 이끌다

"많은 분들이 장애인들의 의료보장 정책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것에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봉사나 기부가 없는 삶은 삭막한 삶입니다. 풍요롭고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멀겠죠.

의사로서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삶 속에서 무수히 많은 장애인들은 만나고 그들을 짧은 시간이나마 이해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저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김윤태 교수는 살아가면서 짧은 시간이라도 자기가 할수 있는 만큼 봉사 활동을 하되,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활동하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또한 봉사를 지속하게 하는 동기와 원천입니다. 한 달에 반나절, 아니 한 시간만이라도 작은 봉사활동을 해보세요. 소박한 동기들이 모여 큰 힘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김 교수는 인적 자원·물적 자원은 항상 부족하지더라도 그 어려움과 한계 속에서도 도움을 주려는 마음들이 있기에 장애인 권익 보호의 문제 역시도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라고 믿는다.

"지금껏 해왔던 일이 어느덧 결실을 맺어 작년 7월 서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발기인 창립총회가 열렸습니다. 장애인의 자립 생활에 홍보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요. 앞으로도 노원 지역의 재활 중심 사업을 지속적으로 해갈 예정입니다.

많은 단체와 연합해 민간 주도로 장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장애우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해소하고 건강권을 확보하는 데 일조하기를, 지역 사회 주민들이 장애인들의 문제를 자기 지역의 문제로 이해하고 함께 참여해 극복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김윤태 교수. 조리 있는 말솜씨와 미소를 가득 머금은 얼굴에서 자신감과 의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장애인들의 든든한 백이자 친절한 조언자로, 정이 넘치는 친구로 뚝심있게 걸어갈 그의 미래가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기를 기대해본다.

글·사진 정지선 보령제약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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