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정신의학회 "유명스타 광고...청소년 음주문화 조장 우려"
최근 국내 맥주 광고에 국민 피겨 스타인 김연아 선수가 출연한 것을 놓고 알코올중독 치료 전문 의사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청소년 음주를 조장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이사장 신영철·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7일 '국민 스포츠 스타가 나서서 술 권하는 대한민국'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학회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연아 선수가 이제 갓 성인이 되자 마자 맥주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자칫 우리 사회, 특히 청소년음주의 허용적인 음주문화를 더더욱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청소년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연예 스타의 광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하여 보고된 만큼,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 선수의 광고는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특히 "술은 세계보건기구가 발암물질로 지정한 건강유해물질"이며 " 세계 선진 각국에서는 담배 와 주류 등의 광고 및 스포츠 행사 마케팅 등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주류광고 출연을 금지하고 있으며 스포츠나 청소년에 영향력이 큰 스타들의 주류광고 출연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학회는 "단순히 김연아 선수 개인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건강에 대한 최소한의 규범에 무지한 주류회사, 적절한 알코올규제정책필요성에 둔감한 정부, 음주로 인한 문제에 관대한 우리 사회, 모두가 우리나라의 음주실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논란을 계기로 스포츠·연예 스타들의 주류광고 출연 및 주류광고의 적절한 규제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며 "나아가 음주폐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음주 및 기타 중독문제의 적절한 예방, 치료 정책의 수립에 대한 논의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위험음주율은 OECD 국가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치료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 젊은 여성의 고위험음주율이 급격히 증가해 20대 여성의 경우 2005년 28.3%에서 2010년 40.7%, 30대 여성은 2005년 14.3%에서 2010년 24.5%로 각각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