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 진단 및 치료, 예방활동을 하는 국제 기구인 GOLD(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가 최근 'COPD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하면서 COPD 치료제의 사용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GOLD는 그동안 FEV1(1초간 강제호기량)으로 측정한 기도폐색(airway obstruction)만으로 환자군을 분류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폐활량 측정 결과 ▲증상의 중증도 ▲악화 이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COPD를 진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악화 위험도와 증상 정도 모두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COPD 진단을 내리도록 한 것.
GOLD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국내에서도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만성기도폐쇄성질환 임상연구센터는 지난 3월 31∼4월 1일까지 'COPD 국제심포지엄'(Airway Vista 2012)을 열고 COPD 국제지침의 핵심적인 내용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의협신문>은 이날 논의된 내용 중 ▲COPD의 정의, 진단 및 평가 ▲치료방법 및 안정 시 COPD 관리 ▲COPD 동반질환에 대한 주제발표를 소개한다.
▶ COPD의 정의·진단 및 평가 ◀ |
COPD는 흡연, 직업적 유해 기체 흡입, 공해 등과 같은 염증성 자극에 대해 개인 감수성·영양상태·감염·사회경제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폐 염증이 과도하게 일어나고, 이로인해 소기도의 섬유화와 폐 실질의 파괴가 일어나며, 결국 기류의 제한이 생기는 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2011년 말 발표된 2011 GOLD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COPD의 치료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가능한 한 신속히 COPD로 인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서 COPD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줄임으로써 환자의 생활을 최대한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환자의 증상을 줄이고 운동능력을 향상 시키며 건강상태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COPD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위험을 낮춰 향후 COPD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를 예방하는 것인데, 이는 COPD의 진행을 억제하고 급성악화를 예방·치료함으로써 사망률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COPD의 치료와 예방에 있어 위험요소를 알아내고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흡연중인 모든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운동치료·재활·예방주사·영양상태 개선 등 일반적인 비약물적 치료는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FEV1수치는 COPD가 환자에 미치는 영향을 대변하기에는 불충분한 지표이기 때문에 COPD 증상의 측정과 급성 악화의 위험도가 안정상태의 COPD 치료를 결정하는데 포함돼야 한다.
COPD, 폐기능 만 고려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이용된 COPD 진료지침은 FEV1을 이용한 staging system을 이용해 COPD의 중증도를 분류했고, 이에 따라 약물치료도 정해졌다. FEV1을 중증도 분류에 이용한 이유는 대부분의 환자가 기류 제한의 심한 정도에 따라 증상도 심할 것으로 생각됐고, COPD의 임상경과도 이를 따를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COPD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FEV1이 COPD 환자의 호흡곤란 정도, 운동능력 장애, 건강상태를 대변하는 지표로는 부적절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앞으로 COPD 환자를 치료할 때는 FEV1으로 대변되는 폐기능 만을 고려해서는 안되며 환자의 증상과 급성 악화의 가능성도 고려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런 이유로 2011년 개정된 GOLD 가이드라인은 그동안의 지침에서 권유된 FEV1을 근간으로 하는 staging system을 사용하지 않고 FEV1으로 대변되는 폐기능, 환자의 증상, 급성 악화의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는 grade system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과거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FEV1만을 기준으로 해 '경증'·'중등증'·'중증'·'매우중증'으로 나누고 경증 COPD 환자는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필요 시 사용하고, 중등증 COPD 환자는 지속성 기관지 확장제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며, 중증 COPD 환자에서부터 반복적인 급성 악화가 있는 경우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으며, 매우 중증의 COPD 환자는 만성적인 호흡부전이 있는 경우 장기간 산소요법을 사용하며 수술적 요법을 고려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과거의 GLOD 가이드라인은 COPD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폐기능의 지표인 FEV1만을 이용해 환자를 평가하는 관계로 COPD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치료방법 선태에 이용할 수 없는 약점이 있어 2011년 개정된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현재 환자의 증상과 폐기능의 손상정도, 급성 악화의 위험도를 동시에 고려해 COPD 환자를 분류했다<그림 1>.
GOLD, 환자를 네 군으로 분류 후 약물 치료 권고
현재 GOLD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증상과 건강상태 평가도구는 modified British Medical Research Counicl(mMRC)와 COPD assessment test(CAT)이다. 이 중 하나만 이용하며 mMRC 0∼1이나 CAT 점수 10점 이하면 저위험군, mMRC 2등급 이상이거나 CAT 점수 10점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폐기능은 과거 진료지침과 같이 FEV1을 기준으로 해 '경증'·'중등증'·'중증'·'매우중증'으로 나누고, 이 중 중증과 매우 중증에 속하면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은 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급성 악화의 위험성은 과거 12개월간 급성 악화의 횟수로 정하며, 1번 이하의 급성 악화가 있으면 저위험군, 2번 이상의 급성 악화가 있으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폐기능과 급성 악화 중 하나라도 고위험군에 속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치료 방법의 선택을 위해서 COPD 환자를 폐기능과 급성 악화의 위험성으로 평가되는 환자의 위험도와 환자의 증상에 근거해 '저위험 저증상 환자군'(A군)·'저위험 고증상 환자군'(B군)·'고위험 저증상 환자군'(C군)·'고위험 고증상 환자군'(D군)의 네 군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른 약물 치료를 권고했다<그림 2>.
2011 GOLD 진료지침이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합한 것인지, 그대로 우리나라의 COPD 진료지침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와 같이 FEV1만을 이용한 진료지침은 많은 문제가 있으며, 복잡한 환자군으로 이루어진 COPD의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앞으로 새로 개정될 우리나라의 COPD 진료지침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치료방법 및 안정 시 COPD 관리 ◀ |
COPD환자의 치료 옵션으로는 금연, Risk 감소(금연정책·작업장관리·대기실 및 실내공기 오염관리), 약리학적인 치료가 있으며, 비약리학적인 치료로는 호흡재활·장기간 산소치료·환기보조(NIV)·수술적 치료(LVRS, BLVR, Bullectomy, 이식)가 있다.
이 중 GOLD 가이드라인 2011에서 가장 많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금연이다. COPD의 자연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 증상 완화와 급성 악화의 빈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약물치료를 한다. 약물치료제로는 기관지 확장제·스테로이드·PDE4 억제제·백신·항생제·점액용해제·기침억제제·면역증강제·혈관확장제 등이 있다.
기관지 확장제, COPD 약제 중 가장 중요
먼저 기관지 확장제는 COPD 약제 중 가장 중요하다. FEV1을 향상시키고, 기도평활근의 긴장도를 완화시켜준다. 그러나 중증 COPD 환자에서는 FEV1 개선 효과(폐기능 개선효과)가 미약하다.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할 때에는 가능하면 경구용보다 흡입제를 사용해야 하고, 흡입제 사용에 대한 교육 및 점검(특히 MDI)이 필요하다. 연무기(nebulizer)를 사용할 때에는 폐의 심한 과팽창·흡기량이 아주 낮은 환자, 증상 호전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연무기는 다른 흡입기에 비해 아주 효과적이지는 않다.
β2항진제는 속효성 β2항진제(SABA)와 지속성 β2항진제(LABA)가 있는데, 이 중 LABA는 급성 악화를 줄이고 환자의 입원을 줄여준다. 최근에는 24시간 지속형이 나왔지만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β2항진제도 부작용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단독으로 사용해도 괜찮다.
항콜린제는 무스카린 수용체에 대한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해준다. 속효성 항콜린제와 지속성 항콜린제(LAMAs)가 있다. 지속성 항콜린제는 급성악화를 줄이는데 사용한다. 입이 마르고, 쓴맛을 느끼거나 소변을 잘 못보는 경우가 있다.
메틸잔틴은 기관지확장 작용을 하는데,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유용하다. 또 LABA와 함께 사용할 때 FEV1을 향상시키고 호흡곤란을 개선시켜준다.
흡입스테로이드제, LABA와 병합시 더 효과적
흡입스테로이드제(ICS)는 규칙적인 사용(FEV1 < 60%)을 해야 하며, ICS 사용을 중지했을 때에는 환자가 급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ICS는 COPD의 자연경과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사망률 감소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다.
ICS는 단독보다 기관지 확장제의 병합치료(ICS+LABA)시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사망률 감소효과는 증명되지 않았으며, 폐렴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Triple therapy(ICS/LABA+Tiotropium)는 폐기능 및 삶의질, 급성악화를 감소시키는 부가적인 이점이 인정되고 있다.
경구용스테로이드제는 이점보다 부작용이 많으며, 장기간 동안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Phosphodiesterase-4 억제제(PDE4 억제제)는 항염증작용은 있지만 직접적인 기관지 확장작용은 없다.
PDE4 억제제와 Salmeterol or Tiotropium을 함께 사용하면 FEV1을 향상시키며, PDE4 억제제와 Oral corticosteroid를 함께 사용하면 급성 악화를 감소시켜준다. PDE4 억제제는 만성기관지염을 갖고 있거나 기존에 악화 경험이 있었던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PDE4 억제제와 ICS를 함께 사용한 임상 데이터는 없다.
이밖에 예방접종은 중증질환 감소와 사망률 감소를 위해 사용하며, 항생제는 급성악화 예방목적으로 사용한다. 또 점액용해제는 일률적 사용은 권고되지 않으며, 면역증강제·기침억제제는 권고되지 않으며, 혈관확장제(Vasodilator)는 폐동맥고혈압 치료는 권고되지 않는다.
중증도·사용가능한 약물·악화 위험도에 맞게 치료해야
GOLD 2011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중증도, 사용가능한 약물, 환자의 반응정도를 평가하고, 악화 위험도에 맞게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환자 A군에서는 1차 약물로 속효성 항콜린제(SAMA) 또는 속효성 β2항진제(SABA), 2차 약물로 지속성 항콜린제(LAMA) 또는 지속성 β2항진제(LABA) 또는 SABA와 SAMA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환자 B군에서는 1차 약물로 LAMA 또는 LABA, 2차 약물로 LAMA와 LABA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대안으로 SABA와(또는) SAMA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환자 C군에서는 ICS(흡입스테로이드제)+LABA 또는 LAMA, 2차 약물로 LAMA와 LABA, 대안으로는 PDE4 억제제, SABA와(또는)SAMA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환자 D군에서는 ICS+LABA 또는 LAMA, 2차 약물로는 ICS와 LAMA 또는 ICS+LABA와 LAMA 또는 ICS+LABA와 PDE4 억제제 또는 LAMA와 LABA 또는 LAMA와 PDE4 억제제를 사용할 것을, 그리고 대안으로는 Carbocysteine, SABA와(또는) SAMA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Theophylline는 환자 A∼D군 모두에서 대안요법으로 제시됐다<그림 3>.
지속성 약제를 속효성 약제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를 경구용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 급성 악화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ICS와 지속성 기관지확장제(long-acting bronchodilator)를 병용해 장기간 사용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단독(경구 혹은 흡입)으로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다.
▶ COPD 동반질환 ◀ |
COPD는 대개 장기간 흡연을 한 중년 성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흡연과 노화에 관련된 여러 가지 다양한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또 COPD 자체가 상당한 전신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체중감소·영양결핍·골격근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COPD와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은 심혈관 질환·대사 증후군·골다공증·우울증·폐암 등이다.
COPD 동반질환은 경증·중등증, 또는 중증 기류제한 등 모든 경우에 발생할 수 있으며, 독립적으로 사망과 입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든 COPD 환자에서는 항상 동반질환을 감시해야 하고 적절하게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