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입맛 맞춘 의약품, 개도국엔 무용지물"

"선진국 입맛 맞춘 의약품, 개도국엔 무용지물"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05.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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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세계보건총회서 결의안 승인 촉구
"현 시스템 문제…연구개발협정 논의 시급히 착수해야"

국경없는의사회가 지난 21일(현지시각)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65차 세계보건총회(WHA: World Health Assembly)에서 의학적 필요가 절실함에도 불구,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분야의 '구속력 있는 연구개발협정' 결의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승인을 촉구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필수의약품 접근성 캠페인의 미셸 차일즈 정책이사는 "의학적인 의미의 혁신만으로는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보장할 수 없다"며 "회원국들은 연구개발협정에 대한 논의에 시급히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회측은 현재 의학 연구개발 시스템이 의학적·사회적 필요에 의한 우선순위 보다는 상업적 보상에 따라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많이 감염되는 열대질병이나 결핵과 같이 연구개발 투자가 시급한 질병보다는 수익성이 큰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약품이나 진단시약, 백신 대부분은 선진국에 맞춰 개발됐기 때문에 국경없는의사회가 주로 활동하는 개발도상국의 실정에는 적합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냉장시설이나 주사 없이도 투약 가능한 백신 개발이 필수적이며, 어린이 에이즈(HIV) 약·샤가스병 완치 진단테스트·내성이 강해지고 있는 치명적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 개발 역시 시급한 과제라는 주장이다.

지난 4월 세계보건총회 산하 의학적 혁신 연구를 위한 전문가 그룹인 '자금지원 및 협의를 위한 전문가 실무그룹(CEWG)'은 구속력 있는 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전 세계의 공동책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골자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접근성 캠페인 이사인 티도 본 쇼엔 앙거러 박사는 "의학적 필요의 우선순위에 따라 연구 자금을 투입하고 의학 혁신에 따른 결과물을 모든 사람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협정을 통해 세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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