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구 인제의대 교수 "통증 44%·불안 22% 감소 효과"
미국비뇨기과학회 발표…우수 포스터상 선정
시술 중 환자에게 음악감상을 하도록 하면 통증을 줄이고, 혈압·맥박 등 활력징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민구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비뇨기과)는 '방광내시경 중 음악 감상이 환자의 불안감, 통증,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을 통해 방광내시경을 시술할 때 음악감상이 환자의 통증과 불안감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뇨기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 포스터로 발표했다. 이 논문은 '우수 포스터'로 선정됐다.
박 교수는 방광 내시경 시술의 준비과정부터 끝날 때까지 클래식 음악을 듣게 한 음악감상군과 음악없이 통상적으로 방광내시경 시술을 받는 대조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방광내시경 전 후의 혈압·맥박 등 활력징후 인자와 시각 아날로그 척도를 이용한 통증 및 만족도를 비롯해 SAT 설문지를 이용해 불안정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음악없이 시술한 군은 평균 맥박이 75.5회였으며, 음악감상군은 71.5회로 5.3% 낮았다. 혈압 또한 대조군이 130.2mmHg이었으나 음악감상군은 125.3mmHg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통증점수 역시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대조군(7.34점)에 비해 음악감상군(4.14점)이 4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안점수 역시 대조군(48.2점)에 비해 음악감상군(37.4점)이 22% 낮은 수치를 보였다.
다시 이 시술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질문한 결과,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대조군(4.86점)에 비해 음악감상군(7.31점)이 50% 가량 높게 나타났다. 검사에 대한 만족도 역시 대조군(4.67점)에 비해 음악감상군(7.12점)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방광내시경에서 비침습적이고 비약물적이면서 비용도 들지 않는 간단한 음악 청취가 환자의 통증과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방광내시경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음악의 진통 및 진정효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에는 전세계에서 총 2000여편의 초록이 채택됐으며, 이 중 70편이 우수포스터상으로 선정됐다.
2005년 강북삼성병원에서 발표한 선행연구에서도 수술실에서 환자에게 음악을 들려줄 경우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고, 혈압과 맥박을 안정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된 바 있으며, 충북의대·제주의료원 마취과학교실이 실시한 '음악 감상이 마취전 환자의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공동연구(2010년)에서도 음악 청취가 마취전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임을 입증한 바 있다.
전북대병원·강남베드로병원·웰튼병원을 비롯해 안과·성형외과 등 상당수 의료기관들이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서비스를 제공, 호평을 받고 있다.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수술실에서의 음악감상이 긴장을 완화하고, 활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을 줘 수술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경험이 회자되면서 수술실에서의 음악감상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