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에는 없는 '개임권'…정부 맘에 안들면 의협수장 교체가능
약사법에는 없는 '개임권'…정부 맘에 안들면 의협수장 교체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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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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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톺아보기(2)

법률이 완전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간이 만들다보니 때로는 모순된 조항이 들어가거나 해석이 애매한 경우도 많다. 의사와 관련이 깊은 의료법도 마찬가지다. 어떤 조항은 해석이 애매하고 어떤 것은 서로 상충되기도 한다.

의료전문 법무법인 LKpartners(엘케이파트너즈)는 의료법의 이런 문제들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법 톺아보기'를 통해 애매한 법률조항을 명쾌하게 풀어본다. < 편집자주 >

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LKpartners)
늘 바람 잘 날 없는 의료계지만 최근의 의료계는 말 그대로 폭풍전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살펴보면 의료분쟁조정법(약칭)·포괄수가제·선택의원제 등 돈과 관련되어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수가, 불경기로 인한 내원 환자의 감소 등 이중삼중의 어려움 속에 있는 의사들로서는 배려 없는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늘어가는 점은 불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금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약분업 사태 때와 같은 단결된 투쟁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하지만 악화된 의료 환경 하에서 단결된 투쟁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행 의료법에는 주목할만한 조항이 숨어 있다.

의료법 제32조는 '보건복지부장관은 중앙회나 그 지부가 ①정관으로 정한 사업 외의 사업을 하거나 ②국민보건 향상에 장애가 되는 행위를 한 때 또는 ③의료와 국민보건 향상에 관한 장관의 협조 요청을 받고 협조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정관을 변경하거나 임원을 새로 뽑을 것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관이 개인적 판단에 따라 대한의사협회의 정관을 변경하거나 임원을 새로 뽑도록 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속칭 '개임권'이라 한다.

이를 의약분업 사태 때에 대입해 보자. 의사들의 파업은 국민보건향상에 장애가 되는 행위이고, 장관이 업무복귀명령을 하였음에도 대다수 의사들이 파업에 참가하였으며, 대한의사협회가 주도적으로 이를 지휘하였다.

따라서 당시 장관은 적법하게 대한의사협회의 임원을 새로 뽑도록 하는 명령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조항은 전투에 임하는 일방이 상대방 장수를 마음대로 갈아치울 수 있다는 것으로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산하단체라고 보는 시각의 산물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지난 의약분업 사태 때나 그 이후의 파업 때에도 한 번도 개임권이 행사된 예는 없다. 그러나 법률에 명백히 규정이 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즉, 장관은 권한을 행사하지만 않고 있을 뿐, 언제라도 '국민보건 향상에 장애가 된다'는 등의 애매한 사유를 들며 협회의 임원진을 교체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항이 존치된다면 의사들은 대정부투쟁이 있을 때마다 보건복지부장관의 개임권 행사 여부를 두려워하며 눈치를 봐야 할 것이다. 이는 정책적으로도 부당할 뿐만 아니라, 협회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의사들의 직업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사법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다. 타 업계에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조항이다. 헌법위반의 소지가 다분하고, 쓰지도 않을 조항이라면 정부가 우선적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대한의사협회도 이러한 독소조항의 존재를 인식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삭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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