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내과 원장님의 하루는 2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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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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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현 원장(조내과의원)

광주 조내과를 찾은 날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지나고 있었다. 바람은 거칠었고 빗줄기는 거셌다. 하지만 인터뷰 시간이 되자 거짓말처럼 비는 잦아들었다.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환자들의 건강을 살핀 조국현 원장의 환한 미소처럼 하늘의 무거운 구름이 걷히고 있었다.

광주시 동구 계림동에 위치한 조내과의원은 1981년에 개원했다. 올해로 꼭 31년째. 단단한 석벽으로 둘러싸인 3층 건물의 조내과 의원 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병원 내부는 깨끗하고 단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검소함이 여기저기 배여 있었다. 자신의 욕심보다는 환자를 우선으로 하는 삶의 향기가 묻어났다.

 

▲ 의사이자 사회활동가로서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는 조 원장은 실천하는 삶을 사는 주인공이다.

"먼 길 오느라 고생많았지요. 점심부터 먹고 이야기합시다."

푸근한 인상과 말투,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몸에 배어있었다. 조 원장은 1968년 전남의대를 졸업하고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등 대학병원에서 8년 정도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1981년 조내과의원으로 개원해 광주 동구에서 든든한 나무처럼 의원을 지키고 있다.

그가 살아온 이력은 빈틈이 없다. 소외된 이웃과 광주 지역사회, 더 나아가 올바른 의사상을 확립하는데 그의 인생을 바쳤다,

"봉사활동이야 전남대 의대 시절 무료진료활동이 처음이었지요. 그때부터 의사란 환자를 진료하는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병든 사회의 곳곳을 어루만져주는 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천주교 신자인 조국현 원장은 광주가톨릭의사회 활동을 통해 무의촌 의료봉사활동과 광주교도소 재소자 진료를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주노동자가 많아져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진료를 위한 무료진료활동을 매월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 보면 월급도 못 받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거기다 불법체류자인 경우는 아파도 제대로 치료도 못 받아요. 그 사람들 조건이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 있나요? 함께 나서서 도와주면 안 될 것도 없어요. 수술이 필요한 노동자들은 전남대로 연결해 수술을 받게 해주고 동생·아들·딸·사위가 모두 의사다 보니 진료하기가 더 수월한 것도 있어요."

조 원장이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만 찾아준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을 찾아주었고 또 그들의 꿈을 찾도록 힘이 되어준 것이다.

조 원장은 의료인 집안이다. 남동생과 아들은 성형외과 전문의이고, 또 딸은 산부인과 전문의다. 하지만 의사로서의 권위만을 내세우지 않고 항상 광주시민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조국현 원장은 의사로서의 이력뿐만 아니라 사회활동가로서도 많은 역할을 수행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광주지구 총재를 역임하고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운동, '한겨레 밥상'운동 광주 본부장, 빛고을 결식아동 제로화사업 재단이사 등 광주지역뿐만 아니라 북한까지 영역을 확대해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이런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의사로서는 보기 드물게 국정자문위원회까지 역임했다.

"의사가 정치색이 없잖아요. 그러다보니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광주시청가면 정치가인줄 알아. 의사라고 하면 놀라 자빠져부러(웃음). 의사들은 정치색이 없기 때문에 사회단체에 들어가서 활동해도 단체가 빛이 나고 그래요."

특히 그는 '1등 광주건설 범시민추진위원장'을 7년 동안 역임하면서 '살기 좋은 광주', '선진 광주' 건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 중에서 특히 노인복지에 관한 모범적인 모델을 만든 것은 다른 도시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우수 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바로 광주 노인 건강 타운을 건설한 것이다. 노대동, 효령동 2군데 세워진 노인 건강 타운 건설에 조 원장이 앞장서 함께 이뤄낸 것. 3만평 부지에 건립된 광주 노인복지타운은 65세 이상 광주 지역 노인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식사하는데 1000원, 목욕하는데 1000원, 건전한 문화생활을 위해 노래교실, 컴퓨터교실 등 웬만한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어 광주 어르신들의 삶이 풍요로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장애인복지가 제일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게 어느 정도 해결되면 노인복지, 그다음에 유아 복지 이렇게 연결이 되죠. 이 세 가지 복지가 해결될 때 바로 선진복지국가로 들어가는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광주서 노인복지가 어느 정도 해결됐으니 얼마나 좋아요. 자랑스럽고."

또한 조국현 원장은 전남대학교 총동창회 회장을 4년 동안 연임하면서 전남대 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장학기금을 통해 후학을 양성했다. 아울러 30만명에 달하는 전남대 동창회원의 화합과 단결, 모교발전을 위해 헌신적을 노력을 기울였다.

조 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하루 24시간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시간관리 비법과 건강 유지 비결이 궁금해졌다.

"24시간을 26시간으로 쪼개서 살았습니다. 잠은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늘도 4시에 일어나서 5시에 운동하러 나오니까 태풍오는 날 무슨 운동이냐며 아내가 말리더군요. 그래도 어떡해. 매일 하던 운동 오늘도 해야지."

국정자문위원을 역임할 때는 서울까지 오가는 길에 차 안에서 쪽잠을 자면서 시간을 아껴썼다고 한다. 그리고 365일 7시 15분이면 정확하게 출근해 환자 진료를 시작했다. 당뇨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공복 상태로 조 원장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가 많기에 오전 진료는 필수였다. 이런 출근시간을 묵묵하게 지켜주는 간호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간호사들에게 '너희가 일찍와서 환자들이 좋아하지 않느냐'며 커피 한잔 건네며 격려도 아끼지 않는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조국현 원장의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살아가는 문구다.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이 한자성어가 조 원장에게 길이 되어주고 있다.

"항상 자기가 처해있는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처해있는 커뮤니티에서 가장 좋은 평을 받는 것이 중요하죠. 누군가 조국현이 어떠냐? 하고 물으면 환자한테 잘하고 검사도 잘하고, 진료도 잘하는 유능한 의사다라는 소리를 들어야해요. 이 말은 저희 아이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말이예요. 하늘에서 뭐 떨어지길 바라지 말고 노력하라고 말입니다."

그의 이런 생각은 늘 부지런히 새로운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데도 이어져있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세미나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의료기기가 발달하기 때문에 새로운 의술을 끊임없이 배워야하고 내과전문의가 되면 끝이 아니라 분과전문의가 되어 환자들에게 최신 의술을 전파하는 것도 의사의 본분이라 생각한다는 조국현 원장. 그러다 보니 1년에 2번씩 의무적으로 10평점을 따야하는 의사 보수교육을 뛰어넘어 100평점을 받기도 했다.

"무슨 일이든 자기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죠. 멈춰있으면 안되요. 계속 움직이고 벽돌 쌓듯이 계속 공부해야하는 것이죠."

조국현 원장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앞으로도 바쁜 일상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 한다. 늘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실천하는 그는 그 누구보다 젊은 의사 선생님이다.

글 = 보령제약 김지희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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