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전체분석으로 새 융합유전자 및 유전자 변이 발굴
흡연이 폐암 발생에 미치는 광범위한 유전적 영향도 확인
국내 의료진이 200례의 폐 선암 환자의 암조직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해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유전적 변이를 찾아냈으며, 성장관련 효소와 융합된 새로운 원인 융합유전자 4종도 발굴했다.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서정선)·서울대병원 흉부외과(김영태) 및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김진형)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또 흡연이 매우 직접적이고 광범위하게 암 관련 유전자의 활성화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담은 논문 'The transcriptional landscape and mutational profile of lung adenocarcinoma'은 유전체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게놈 리서치(Genome Research)> 9월 14일자(한국시간)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이번 연구에는 ㈜마크로젠(대표이사 김형태)이 핵심적인 유전체 분석기술 제공을 통해 참여했다.
연구팀은 한국인 200명의 폐 선암 조직 가운데 특히 유전자 변이 정보가 없는 87예에서 RNA 전사체 분석을 집중 시행, 새로운 암유전자 돌연변이와 융합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최근 폐암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변이로 각광받고 있는 융합유전자 변이는 전체 200예에서 모두 43종이 발견되었다. 특히 성장과 관련이 있는 융합유전자 중에는 연구팀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찾아낸 'KIF5B-RET'를 비롯 8종의 인산화 효소 융합유전자가 발굴됐다.
그 가운데 4종의 융합유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발굴된 것으로, 새로운 진단법과 표적치료제의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또 3명(1.5%)에서 암유전자 MET의 엑손조합변이를 추가로 발굴함으로써 이들 환자군에서도 실제적으로 맞춤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흡연에 대해 대규모 RNA 전사체 분석을 시도, 흡연이 엄청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폐 선암 환자 가운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다양한 성장관련 유전자가 통제되지 않는 패턴으로 점돌연변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보고한 연구팀은 "흡연으로 발생한 암은 비흡연자의 암보다 암세포의 생물학적 특성이 복잡하기 때문에 전사체 분석 등을 통한 보다 세심한 전략적 표적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수행된 폐 선암의 첫번째 대규모 유전체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 이번 연구는 특히 암유전체 연구가 암세포의 모든 유전자 변이를 알아내 암 맞춤 진단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확실하고 효율적인 방법임을 보여줬다.
이번 연구에서 폐 선암 유발 3대 원인 유전자의 하나로 밝혀진 EGFR 돌연변이가 60%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정확한 유전자 분석이 앞으로 맞춤치료 시대에 필수 요건임을 시사하고 있다. 개인별 맞춤 암 치료 시대에서 유전자 변이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맞춤 항암제가 다르기 때문에 유전체 분석을 통한 원인 유전자의 발굴이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폐 선암 유발 후보 유전자 변이가 추가적으로 발굴됨에 따라 지금까지 원인을 알 수 없었던 폐 선암에 대한 정확한 진단 뿐만 아니라 원인유전자를 제어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 개발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정선 교수는 "폐암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암은 후천적으로 얻게 된 유전체의 다양한 변이로부터 발생하므로 개인 맞춤형 암치료 방법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차세대 게놈 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개인별 암유발 원인유전자 변이의 발굴이 그만큼 큰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과 마크로젠은 지난해 12월 폐 선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융합유전자 KIF5B-RET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데 이어 이번 연구성도 <게놈 리서치>에 발표하는 쾌거를 올려 암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업적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