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 '산부인과' 내리고 '여성의원' 올려
20일 '초경의 날' 기념행사…국민과 함께하는 의사 공감대 형성
대한산부인과학회가 65년 만에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꾸기로 결의한 데 이어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추계학술대회 주제를 '산부인과 문턱 낮추기'로 정하며 몰락하고 있는 산부인과 구하기에 팔을 걷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는 21일 제 28차 추계학술대회를 연 자리에서 산부인과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산부인과'라는 진료과목에 여성의학과를 적극 표방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산부인과의사회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6일 열린 대한산부인과학회 대의원총회에서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바꾸기로 결의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김선행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21일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산부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 정기총회에 처음으로 참석, 학회와 개원의사회가 적극 협력해 산부인과의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에 앞서 20일 초경을 맞는 초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초청한 가운데 '제 3회 초경의 날' 기념행사를 열어 산부인과 의사들의 사회적 역할에도 무게를 실었다. 초경의 날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축전을 보내 힘을 실었다. 박 후보는 장석일 국민건강실천연대 상임대표가 대신 읽은 축전을 통해 "여성이 건강하고 행복한 국가가 진정한 선진국"이라며 "'초경의 날'이 여성 성을 대표하는 사회적 축제로 발전하고, 여성의 건강과 인권문제를 되돌아 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초경의 날 행사와 추계학술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산부인과 살리기에 나선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장은 "개명 문제는 타과와의 조율과 법안 개정이 걸려있어 단시일 내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앞으로 학회와 의사회가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의료분쟁조정법의 무과실 보상·NST(태동검사) 대법원 파기 환송·프로포폴 DUR 추진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산부인과 차원에서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특히 "프로포폴은 도매상 유통과정과 일부 악성적인 개원가에서 불거진 사안으로 대다수 회원들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쓰고 있는 마취제"라며 "현재도 프로포폴을 비롯한 항정 의약품은 바코드를 통해 일일이 입고와 출고가 관리되고 있고, 어떤 환자에게 몇 개를 썼는지 대장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프로포폴을 DUR로 관리할 경우 민감한 환자의 개인진료정보가 동의 절차없이 외부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주사제까지 DUR로 관리하는 것은 지나친 정부 규제"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그것이 알고 싶다-속칭 우유주사, 응급기도 삽관법(구길회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주요 의료법 위반 사례 소개(김동원·강남구보건소)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법에 대한 대책(김형문 원장·미래로여성의원) 등 실제 개원 현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