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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2013년 의료 민주화의 원년되길…
청진기 2013년 의료 민주화의 원년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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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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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욱(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R1)

▲ 조병욱(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R1)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주5일 진료를 시작으로 전면 파업까지 감행할 태세를 갖추었던 의료계는 잠시 정부와의 협상을 기점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어디까지나 이는 정부와의 협상에 대한 휴전일 뿐이지 언제 다시 들고 일어설지는 협상의 결과물에 달려있다.

정부가 바뀌어도 한가지 바뀌지 않는 것은 '의료'를 포함한 복지 정책의 일방성이다. 의료에 있어서 만큼은 인력 공급은 자유시장경제에 맡겨두고서는 그 외에 모든 요인들은 사회주의적인 성격이 짙다. 복지라는 이름으로 어찌보면 의료계는 착취당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의료를 제외한 교육, 육아 등의 복지정책은 관련 산업의 성장을 가져오지만 의료의 경우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로 인해 오히려 의료계에 대한 negative 적인 부하만 주어질 뿐이다.

'의료'라는 재화의 특성은 공급자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배웠지만 최근의 의료 이용 행태를 볼 때 공급자에 의한 수요증가보다는 외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의료 이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 감소는 "복지"라는 개념과 결부되면 "포퓰리즘"이 될 수 밖에 없다.

물가 상승률 대비 수가 상승률의 저하로 인해 상대적 체감 의료비 상승은 찾아 볼 수도 없는데다가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화폐 가치의 하락은 결국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카라멜 마끼아또 한잔 값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민간보험의 도입으로 인해 치료 비용에 대한 실손 보상이 되며, 게다가 진단금이나 입원비용 등까지 보조해 주는 관계로 오히려 병원 치료 받으면 돈을 더 벌게 되어 도덕적 해이마저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빈곤층이나 극빈층의 경제적 문제로 인한 의료이용 감소는 공공의료의 영역이지 민간의료의 영역이 아니다. 돈이 없어 병원을 못가는 것은 병원 문턱이 높은 게 아니라 정부가 그만큼 무능했다라는 것이다.

지난 여름 포괄수가제 관련 토론회에서 보여졌 듯 의료정책에 대하여 의료계가 반발하는 것은 경제적인 보전이나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인 진료, 교과서적인 진료를 침해 받지 않고 의료를 행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과장이 나와서 온 국민이 보는 TV토론에서 "도대체 돈을 더 주겠다는데, 왜 의료계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것이냐" 라고 할 정도였으니. 사실 그 토론을 계기로 의료계에 대한 시선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지만, 결국 건정심 구조 변경 약속을 빌미로 포괄수가제는 그렇게 시행되었다.

의약분업, 포괄수가제 등을 보면 의료계의 반발은 있었지만 결국 시행되었고 그로인해 국민들은 손해를 보게되었다. 결과론적으로 의료계는 밥그릇 싸움하다 조금 얻어가고 원론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꼴이 되었는데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오히려 더욱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닐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2월말부터 시작된다.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고 해서 박근혜 정부가 의료계에 친화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언제나 그래왔듯 의료계와 관련된 정책들은 의료계의 피와 살을 요구한다.

2012년 노환규 회장의 취임 이후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목소리는 커진 것은 틀림없다(물론 방법론에 대한 호불호는 각자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2000년의 의약분업 이후의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다시 일어서 왜곡된 의료정책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2013년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의 정치경제가 산업화가 진행된 후 민주화 과정을 거쳤듯이 의료계도 눈부신 의학의 발전을 가져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의술을 갖추었으니 이제 왜곡되고 근본없는 의료제도에 눈을 돌려 이를 바로 잡는데 힘을 써야 하지 않을까.

2013년 의료 민주화의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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