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약가 인하 여파로 고지혈증 치료제 빼고 모두 감소
신한금융투자·유비스트 자료 분석…원외처방약 시장 '꽁꽁' 얼어
지난해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은 원외처방 조제액 시장마저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고지혈증치료제·항바이러스제 시장만 빼고 주요 질환 원외처방약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와 유비스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고혈압치료제·항생제·항혈전제·고지혈증치료제·골다공증치료제·전립선비대증치료제·관절염치료제 등 15개 질환의 원외처방 조제약 규모는 6조 2309억원으로 2011년(6조 5741억원)보다 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혈압 치료제 가운데 베타차단제(-22%)와 ACE저해제(-23%), 항진균제(-14%), 위장관운동촉진제(-13%), 관절염치료제(-12%), 항생제(-10%), 항혈전제(-10%)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는 일괄 약가인하 정책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먼저 시장 규모가 제일 큰 고혈압 치료제는 2012년 1조 3711억원으로 2011년 1조 4354억원보다 4% 감소했으나, ARB 고혈압 치료제는 오히려 3%(2012년 8596억원) 증가했다. 특히 오는 4월 특허가 만료되는 노바티스의 '엑스포지'는 2012년 74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9% 증가해 선두를 이어갔으며, 보령제약의 '카나브'는 2012년 18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66% 증가해 대형품목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미약품의 '아모잘탄'도 2012년 63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90% 증가했고, GSK의 '프리토'도 2012년 4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반면, 베링거인겔하임과 유한양행이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는 '트윈스타'는 2012년 579억원을 기록해 2011년 580억원보다 감소했으며, 대웅제약의 '올메텍'도 2012년 746억원을 기록, 2011년 740억원보다 6억원만 증가하면서 주춤했다.
다음으로 전체 시장 규모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은 2011년 6435억원에서 2012년 6679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증가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에서는 화이자의 '리피토'가 2011년 980억원에서 2012년 878억원으로 12% 감소했지만, 1위 자리는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가 2011년 713억원에서 2012년 198억원으로 12% 증가하면서 '리피토'의 1위 자리를 곧 빼앗을 것으로 보인다.
고지혈증 치료제 가운데 가장 많은 성장을 한 제품은 MSD의 '바이토린'으로 2011년 324억원에서 2012년 513억원으로 58% 증가했다. 중외제약의 '리바로'(2012년 303억원, 28% 증가), 녹십자의 '리피딜슈프라'(2012년 157억원, 14% 증가), 종근당의 '리피로우'(2012년 423억원, 29% 증가)도 증가했다.
바이토린은 대웅제약과의 공동 마케팅에 따른 효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또 리피토의 특허만료로 복제약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은 당분간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항바이러스제 시장은 BMS의 '바라크루드'가 2011년 1210억원에서 2012년 1574억원을 기록하면서 30% 증가했으며, GSK의 '제픽스'·'헵세라'는 성장이 감소했다. 한편, 놀라운 임상 데이터를 갖고 2012년 12월 본격적으로 출시된 길리어드의 '비리어드'가 '바라크루드'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다음으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2012년 4436억원을 기록했는데, MSD의 '자누비아',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 등 DPP-4 억제제의 강세가 돋보였다.
'자누비아'는 2011년 307억원에서 2012년 446억원으로 45% 증가했으며, 지난해 6월 출시된 '트라젠타'는 6개월 만에 112억원을 기록하면서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올라섰다. 2011년 11월 출시된 '온글라이자'는 2012년 25억원을 기록해 트라젠타와 대비됐다.
항궤양제 시장도 2012년 7654억원의 시장 규모를 보여줬지만,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국내 업체간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아제약의 '스티렌'은 2011년 810억원에서 2012년 748억원으로 6% 감소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도 2011년 395억원에서 2012년 316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일양약품의 '놀텍'은 2011년 84억원을 기록했는데, 2012년 29억원에 그쳐 국산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반면, '스티렌'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웅제약의 '알비스'는 2011년 506억원에서 2012년 586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알비스'의 이같은 성장세라면 1위 품목인 '스티렌'과의 격차는 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항생제와 항혈전제는 똑같이 10% 감소했다. 우선 항혈전제는 사노피의 '플라빅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품목이 하향세를 보였는데, 유독 종근당의 '프리그렐'은 2012년 114억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밖에 관절염치료제 시장은 -12%, 위장관운동촉진제 -13%, 정신신경용제 -4%, 진해거담제 -1%, 골다공증치료제 -4%, 항진균제 -14%, 전립선비대증치료제 -1% 감소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2년 전체 원외처방 조제액은 전년 대비 5.7% 감소했지만, 원외처방 조제건수는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며 "조만간 제약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경우 침체돼 있던 시장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개 질환별 원외처방 규모
질환 | 2010년 | 2011년 | 2012년 | 증감률(%) | |
고혈압 | 전체 | 13,738 | 14,354 | 13,711 | -4 |
ARB | 7,428 | 8,340 | 8,596 | 3 | |
칼슘채널길항제 | 3,977 | 3,826 | 3,421 | -11 | |
베타차단제 | 1,618 | 1,579 | 1,228 | -22 | |
ACE저해제 | 715 | 609 | 466 | -23 | |
항궤양제 | 7,154 | 7,654 | 7,224 | -6 | |
고지혈증치료제 | 5,477 | 6,435 | 6,679 | 4 | |
항생제 | 6,413 | 6,407 | 5,756 | -10 | |
항혈전제 | 5,090 | 5,272 | 4,757 | -10 | |
경구용당뇨병제 | 4,350 | 4,643 | 4,436 | -4 | |
관절염치료제 | 3,804 | 3,984 | 3,506 | -12 | |
항바이러스제 | 2,399 | 2,890 | 3,095 | 7 | |
위장관운동촉진제 | 3,241 | 3,358 | 2,932 | -13 | |
정신신경용제 | 2,266 | 2,551 | 2,455 | -4 | |
진해거담제 | 2,379 | 2,354 | 2,336 | -1 | |
신경병성통증치료제 | 1,561 | 1,773 | 1,683 | -5 | |
골다공증치료제 | 1,754 | 1,828 | 1,751 | -4 | |
항진균제 | 1,627 | 1,701 | 1,457 | -14 | |
전립선비대증치료제 | 480 | 537 | 531 | -1 | |
15개 질환 전체 | 61,733 | 65,741 | 62,309 | -5 |
(단위 : 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