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공청회서 주요 정책 발표…응급의료상담·지역순번제 등 추진
보건복지부는 6일 서울대치과병원 대강당에서 '응급의료기본계획 마련 공청회'를 열어 응급의료의 중장기적 개선을 목표로 올해부터 매해 2000~2200억 원씩, 총 1조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우선 야간·공휴일과 농어촌 응급의료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 제공을 체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 상담의사의 조언을 듣고, 가까운 야간의원이나 응급실을 안내해주는 119 응급의료상담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장중첩중, 위장관출혈 등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한 지역별 응급수술 순환당직제도 운영된다. 진료가능한 의사가 없어 큰 병원으로 이동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종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적기에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는 응급수술이나 분만을 담당하는 지역내 순환당직제와 시도간 전원 또는 수용이 불가능한 환자의 전원을 조정하는 역할의 최종 전원조정센터 운영이 방안으로 제시됐다.
응급의료 수가와 관련해서는 응급환자에 대한 당직전문의 진찰료를 신설하고, 헬기나 구급차 이송 현장에서의 응급처치 수가를 보상하는 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이용자 중심이라는 철학이 중요하다. 계획안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응급의료 질 지표를 반영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은 제도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주취 폭력과 수가 문제 등 의료현장에서 생기는 고충을 털어놨다. 기본계획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태호 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는 "복지부의 대안은 합리적이지만, 다소 이상적인 부분을 어떻게 현실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며 "수가 인상 등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금 보다 상태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 또한 "수가제도 개선을 통해 일정부분 큰 병원들이 예비병상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고, 그것에 대해 이익 보전을 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것을 조언했다.
송 이사는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상황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라며 "응급의료는 선착순이 아닌 중증도 순이라는 것 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강동성심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큰 그림 그리시느라 수고했다. 그러나 실제 환자를 보는 입장에서 가장 불편한 문제가 있다"면서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있듯 주취자로 인한 치안 문제가 심각하다. 주취자가 많은 주말에는 경찰을 병원에 상주시키는 강력한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응급의료 평가를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반영하는 안에 대해 "별도의 지원방안 없이 지정평가 기준만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 것은 의료공급자의 일방적인 부담만 전가하는 것"이라며 난색을 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