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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2월의 끝자락에서 2013년을 시작하다

청진기 2월의 끝자락에서 2013년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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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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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충주시보건소 공보의)

▲ 권용원(충주시보건소 공보의)
어느새 설연휴도 지나가고, 2013이라는 숫자가 제법 익숙해진 2월말이 되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업무를 마치고 퇴근할 무렵이면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져 있는 완연한 겨울이었는데, 해가 길어져 있었다. 콧날을 베어버릴듯한 매서운 겨울바람도, 유난히 심했던 눈보라도 한결 수그러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시간이 멈춰 있는것만 같던 이곳에서도 어느덧 한해가 지났고, 봄이 그 시작을 알리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다. 우리에게 2월말(내지는 3월초) 즈음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는 것은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학생들에게 새 학년의 시작은 1월이 아닌 3월이듯, 계절의 시작을 이야기할때 겨울-봄-여름-가을이 아닌 봄-여름-가을-겨울이듯, 달력이 말해주는 시작이 아닌, 실제로 한 해의 출발점은 지금이 아닐까 싶다.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정식으로 의사가 된 후배들의 소식을 들었다. 합격의 기쁨을 만끽할 틈도 없이 또다른 시작이 그들의 앞에 놓여 있었다. 졸업식을 마치기가 무섭게 다시 병동 콜을 받기 위해 서둘러 병원에 다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아마 너무 바빠서 졸업식 참석은 꿈도 꾸지 못할정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인턴을 무사히 마치고 레지던트 수련의 출발선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시작이겠지만, 1년차 전공의로 시작하는 사람만큼이나 2년차, 3년차, 그리고 4년차에게도 2월말이라는 시간은 또다른 책임과 역할이 주어지는 시간일 것이다.

그리고 비단 병원에 소속돼 수련받는 의사가 아니더라도 매년 이맘때는 시작점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 된다.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런 다짐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우선 환자를 대하는 나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단순히 의사의 관점으로 진료에 임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았다. 설명할때 너무 어려운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는지, 진료실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할 법한 걱정들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인간관계(공보의)들이 필연적으로 의료인들로 구성돼 있다보니 판단기준이나 사고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때때로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는 듯하다.

그 다음으로 의학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의대를 졸업한지 불과 몇년 되지도 않았지만 의학은 이미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똑같이 의사 면허를 지닌 사람이라고 해도 의사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지식의 수준 차이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

특히 지속적인 임상경험과 최신지견 습득을 위한 꾸준한 노력없이 자신이 의과대학 시절 배운 지식 정도에 겨우 의지한다면, 오히려 그런 지식은 해로울 수도 있다. 결국 의사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다.

적어도 자신의 전공/진료과목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의사 스스로 적극적으로 근거중심의 의학연구를 통해 얻어진 최신지견을 습득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힘들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외래·수술실·응급실·검사실·판독실 등등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의사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배·후배·동료의사들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

지금 이 순간이 2013년을 위한 좋은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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