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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만성B형 간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바라크루드·비리어드 처방해 처음부터 내성 극복해야"
학술기획 만성B형 간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바라크루드·비리어드 처방해 처음부터 내성 극복해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04.1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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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B형간염 최적의 치료방법은? (2)

세계적으로 약 20억명 정도가 만성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5% 정도는 만성간염으로 진행돼 매년 100만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만성B형간염 유병률이 8% 정도로 2% 미만의 유병률을 보이는 미국·호주 보다 4배가 높지만 진단 및 치료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임상적 완치가 가능한 만성C형간염과는 달리, 대부분의 만성B형간염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환자들은 장기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현재 만성B형간염의 치료제는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두 가지가 있는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장기간 강력한 HBV DNA(혈청 B형간염 바이러스 DNA) 억제를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유지시켜준다.

최근 만성B형간염 치료제들은 내성 감소 및 치료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내성이나 바이러스 완화뿐 아니라 치료를 종료하고 완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의협신문>은 만성B형간염 치료제들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살펴보고, 최근 내성률이나 항바이러스 효과를 줄여주는 치료제의 출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또 만성B형간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전망해보고, 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 기준은 문제가 없는지 전문가 정책간담회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유병철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전 대한간학회 이사장)
Q. B형간염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말해달라.

- 최근 <Hepatology>라는 저널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16세기 정도로 추정되는 어린아이의 미라가 발견됐는데, 미라의 간 조직 검사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가 나왔다.

B형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해 본 결과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C형하고 거의 비슷한 염기서열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고대부터 B형간염 바이러스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형간염은 여러 가지 유전자형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주 독특하게 C형만 있다. 불행하게도 B형간염의 여러 가지 유전자 중에서도 C형이 제일 예후가 나쁘고, 간경화나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Q. B형간염 치료제를 본격적으로 언제부터 사용했나?

- 1992년도에 처음으로 인터페론 치료가 시작되기는 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후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경구용 약이 개발되면서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1999년 경구용 약으로 최초로 나온 것이 라미부딘(제픽스)이다. 라미부딘을 사용하면서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됐다.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되면서 간 손상이 줄어들고, 간경화로의 진행이나 간암으로의 진행도 현저하게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라미부딘을 몇 년 쓰다 보니까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Q. 라미부딘 내성률은 어느 정도로 심각했나?

- 치료제를 복용한 지 3년이 되면 50%, 4년이 되면 70%까지 내성이 생길 정도였다. 내성이 생기면 치료효과가 거의 없어지고, 치료됐던 사람들도 억제돼 있던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갑자기 증가해 급격한 간 손상을 초래했다.

다행히 2004년에 아데포비어(헵세라)를 사용하면서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아데포비어는 바이러스를 떨어뜨리는 것이 강력하지는 못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즉, 처음에 라미부딘으로 처방을 하고 내성이 생기면 아데포비어로 약을 바꿨는데, 아데포비어에서도 또 다시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2005년도에는 페그인터페론이 B형간염에서 승인이 돼 많이 사용했는데, 효과를 보는 비율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페그인터페론은 치료할 때 초반 3개월 정도 반응을 보고, 효과가 있으면 계속 치료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하고 있다.

Q. 내성률을 극복한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컸을것 같은데.

- 이처럼 만성B형간염 치료제들이 여러 개 출시됐지만 내성률 등의 문제로 사용하는데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그러다가 2007년도에 클레부딘(레보비르)하고 엔테카비어(바라크루드)가 우리나라에서 승인이 됐다.

클레부딘은 약을 끊어도 바이러스가 바로 증가되지 않고, 항바이러스 효과가 상당히 지속되는 장점이 있어서 기대를 모았으나 불행하게도(라미부딘보다는 덜 하지만) 치료를 한 지 2년째 거의 10~20%정도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생겼다. 또 일부지만 근무력증의 합병증이 생기는 사람도 있어 사용이 제한됐다.

엔테카비어는 라미부딘을 과거에 쓴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서 거의 내성이 생기지 않았다. 또 5년 이상 치료를 해도 내성이 생기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어 지금까지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12년에는 테노포비어(비리어드)가 처음으로 들어왔는데, 테노포비어로 초치료한 사람들에게서는 거의 내성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제픽스나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에 내성이 있는 경우에도 비교적 제일 잘 듣는 것으로 보고가 돼 있다.

Q. 대한간학회에서 활동할 당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2012년 대한간학회에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는데, 그 당시 가장 고민을 했던 것이 내성문제였다. 초치료에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페그인터페론이나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 세 가지를 쓰는 것을 권장했다.

Q.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를 임의적으로 중단하고 다른 약으로 무분별하게 교체하는 것은 문제가 없나?

- 이미 쓰고 있는 약이 잘 들어서 내성이 안 생기고 바이러스가 완전히 음성으로 유지되고 있는 사람에게 굳이 새로운 치료제로 바꿀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라미부딘을 처방한 환자들 가운데 치료가 잘 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런 환자들은 치료제를 바꾸지 않고 있다. 또 엔테카비어와 아데포비어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이미 내성이 생긴 사람도 있고, 두 가지를 같이 써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음성이 되지 않는 사람, 신장기능에 문제가 생겼거나 그럴 위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테노포비어 단독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삭감을 할 준비를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Q. 테노포비어는 신독성 문제가 조금 제기되는 거 같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 신독성이 가장 문제되는 약은 아데포비어다. 아데포비어는 5년 사용했을 때 신장기능 크레아티닌(creatinine) 상승이 3~8% 보고됐다. 또 단백뇨는 5% 정도 보고됐다. 테노포비어도 신독성이 보고된 경우는 있지만 훨씬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엔테카비어는 아데포비어와 테노포비어에 비해 신독성·근육병증에 대한 영향이 적다. 테노포비어는 아주 장기간 썼을 때 골다공증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Q. 리얼라이프 데이터는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가?

- 아주 중요하다. 모든 약은 임상 1상, 2상, 3상시험을 거치면서 데이터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환자에게 약을 썼을 때에는 임상시험 데이터보다 못할 가능성이 많다. 결국 임상시험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리얼라이프 데이터가 좋지 않으면, 실제로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테카비어는 5년 정도의 데이터가 있다. 안전성이나 효과면에서 좋게 나왔다.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국내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

Q. 만성B형간염 환자들에게 어떠한 치료가 적절한 치료인가?

- 가장 이상적인 치료는 바이러스 억제가 강력하고, 내성이 가장 안 생기며 가능하면 짧은 기간 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약은 없다.
일단 페그인터페론을 처방해서 반응을 보고,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는 적절한 시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내성이나 항바이러스 효과를 고려할 때 초치료에서는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를 권장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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