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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얼마나 아프면..10명중 6명 '마약성 진통제' 필요
'대상포진' 얼마나 아프면..10명중 6명 '마약성 진통제' 필요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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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학회 '피부건강의 날' 맞아 20곳 대학병원 환자 2만여명 분석
4년새 환자수 40%ㆍ진료비 58% 증가...조기 진단ㆍ치료 필수

최근 대상포진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 10명중 6명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예방 및 조기 진단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 피부과학회는 "대상포진 '통증의 고리'를 끊자"를 슬로건으로 '대상포진 0'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가 5월 15일 제1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2012년 1년 동안 전국 20곳 대학병원에 내원한 대상포진 환자 1만 9884명을 조사한 결과 56.7%(1만 1270명)에서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의 통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약 7%(1368명)에서는 통증과 합병증으로 입원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나 대학병원 피부과에 병상이 적어 피부과 환자의 입원이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입원을 해야 할 만큼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소아기에 수두에 걸려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수년 또는 수십 년이 지난 후 노령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인체의 면역이 떨어지면서 다시 활성화돼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붉은 물집이 군집을 이뤄 전체적으로 띠모양으로 나타나면서 그 부위에 타는 듯한 심한 통증을 보이는 심각한 피부질환이다.

대상포진 환자들은 후유증에도 취약해 35.4%(7048명)가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가장 흔한 후유증은 전체 후유증의 90.9%(6409명)를 차지하는 '통증'이었다. 통증에 의한 후유증을 겪은 환자들은 대상포진 치료 3개월 후에도 치료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의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 중 38.3%(2456명)는 '매우 심각한 통증'을, 2.7%(174명)는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고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각결막염 등 안구손상 5.6%(392명),  청각이상 및 어지러움증 1.7%(118명), 대소변이상 1.2%(84명), 안면마비 0.6%(45명) 등이 있었다.

또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은 재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사 결과 전체 환자의 약 4%(822명)가 재발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대상포진은 초진 당시 다른 질환으로 진단ㆍ치료되는 경우도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대상포진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됐던 환자가 8.4%(1667명)에 달하는 등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더욱 심각한 통증과 후유증을 겪게 된다.

계영철 피부과학회 이사장(고려의대 교수)은 "대상포진은 피부과 입원환자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발병 빈도가 상당히 높은 질환"이라며 "치명적 통증과 신경통 등 후유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전문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초기 증상 발생때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상포진 환자 수는 해마다 꾸준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41만 6216명에서 2012년 57만 7157명으로 4년 새 약 40% 증가하는 등 최근 5년 평균 9%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18%에서 당뇨ㆍ암ㆍ항암치료 등 면역저하 상태가 나타났으며 향후 고령화 등의 이유로 면역저하 환자가 증가하면서 대상포진 환자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여 사회적ㆍ경제적 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대상포진에 따른 진료비도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에 따르면 2008년 340억원이었던 한 해 진료비가 2012년에는 약 550억원에 달해 4년새 58%나 증가해 한 해 평균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치료시기가 늦을수록 사회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의 정확한 진단 및 전문적인 치료가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석종 피부과학회 홍보이사(경북의대 교수)는 "대상포진은 통증과 후유증에 따른 고통 만큼이나 사회경제적 손실에 따른 고통이 큰 질환"이라며 "면역력 강화와 백신접종 등 예방을 위한 노력과 함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올바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부과학회는 자가진단법으로 ▲물집이 나타나기 전부터 감기 기운과 함께 일정 부위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작은 물집들이 몸의 한 쪽에 모여 전체적으로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경우 ▲물집을 중심으로 타는 듯 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어렸을 때 수두를 경험하거나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 ▲평소 허약하거나 노인인 경우 또는 암 등의 질병으로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 대상포진을 더욱 의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방법으로는 ▲평소 손을 깨끗이 씻어 세균이 공격하지 못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시키며 ▲예방접종을 받는다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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