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연구진, 카레 주성분 이용한 유방암 예방 가능성 입증
세계적인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성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 절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카레의 주성분을 이용한 유방암 예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카레의 주성분 커큐민을 유관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인데, 동물실험을 통해 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유방클리닉) 전용순 교수는 카레의 노란색을 나타내는 주성분 '커큐민'을 유방 내에 직접 투입해 유방암을 예방하는 방법이 담긴 논문 '유방암 동물실험 모델에서 나노커큐민 유관내 주입을 통한 유방암 예방법-유방암 고위험군에 대한 화학예방법으로서의 의미'을 최근 열린 제 29차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표했다. 이 논문은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 'Carcinogenesis' 2012년도 11월호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커큐민 및 나노커큐민(커큐민을 체내 흡수 및 분포가 쉬운 나노입자로 만든 형태)의 유관 내 주입이 유방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물질 주사를 주입해 유방암 발생을 유도한 실험쥐를 ▲대조군 ▲커큐민을 먹인 쥐(경구투여군) ▲커큐민 유관내 투여군 ▲나노커큐민 유관내 투여군 등 4개 군으로 나누어 관찰했다.
그 결과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 실험쥐와 비교해 커큐민을 먹이거나 유관 투입한 쥐의 유방암 발생 빈도가 감소했다. 또 경구투여군에 비해 유관내 투여군의 경우 약 20배 정도 투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특히 나노커큐민 투여군에서는 커큐민 투여군에 비해 종양의 크기가 유의미하게 작아졌다.
유방암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 커큐민을 섭취할 경우 유관내 투입하는 경우보다 20배 이상의 용량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결과다.
지금까지 커큐민은 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단순히 섭취를 통해서는 체내 흡수 및 분포가 치료 농도에 미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어서 실용화가 어려웠다. 이번 동물실험으로 커큐민을 나노입자로 바꿔 유관내로 주입할 경우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전용순 교수는 "유방암은 가족력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유방을 절제하거나 장기복용 시 부작용 우려가 큰 호르몬제를 먹는 방법은 추천할 만한 예방법이 아니었다"며 "자연에서 얻은 물질인 커큐민의 경우 부작용이 적어 임상시험을 통해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있음이 입증된다면 획기적인 유방암 예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