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바꿔치기는 중범죄 행위...발본색원해야"

"약 바꿔치기는 중범죄 행위...발본색원해야"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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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협회 성명, 조제내역서 의무화 및 RFID 도입 촉구

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는 29일 성명을 내고 약국의 '약 바꿔치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제내역서 발행 의무화를 정부에 촉구했다<성명서 전문 기사 하단>.

의원협회는 성명에서 "거의 대부분 약국에서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가 불법적으로 행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를 모니터링하고 감시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며 "약 바꿔치기 행위는 약사 스스로 자신의 직능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약사는 약사법에 따라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처방을 무시한채 오로지 자신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가격이 낮은 약을 조제한 뒤 건보공단에는 고가약을 청구하는 행위는 환자의 건강을 고려치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의원협회는 "약사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 행정 착오나 기재 누락 정도로 해석하고, 오히려 의료기관의 의료기기와 소모품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본질을 왜곡하하고 있다"며 '적반하장', '철면피' 등 용어를 사용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의원협회는 "약 바꿔치기에 의한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는 근본적으로 약사라는 직종을 부정하고 국민건강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하고 "당연히 발본색원 되어야 하며, 적발된 약사들은 더 이상 약사를 하지 못하도록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약사들의 부정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조제내역서 의무화와 함께 약의 사입과 조제 과정을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의약품 바코드 혹은 RFID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 바꿔치기, 약사라는 직업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최근 심평원은 전국 약국 2만여 곳을 대상으로 의약품 공급내역과 약국 청구내역의 일치여부를 확인한 결과, 약 80%에 해당하는 16,300여곳이 넘는 약국에서 공급-청구내역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발표하였다. 즉, 약국의 80%가 의사의 처방과는 다른 약을 조제했다는 것이고 대부분이 싼약을 조제하고 비싼약을 청구한 것이다.

약사들의 약 바꿔치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0년 보복부의 현지조사 결과 98개 약국 중 96개(98%) 약국에서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를 하다 적발이 되었으며, 2011년 4월의 기획현지조사에서는 95개 모든 대상 약국이 부당청구로 적발되었다.

이러한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가 거의 대부분의 약국에서 불법적으로 행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감시할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약사가 어떤 약을 조제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의료현장에서도 환자가 직접 인지하지 않는 이상 알 방법이 전혀 없다.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는 약사 스스로 자신의 직능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약사법에 근거하여 약사는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처방을 무시하고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를 하는 것은, 약사라는 직업이 환자의 건강은 전혀 고려치 않고 오히려 환자의 치료를 방해하고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원론적인 의문이 드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 행정 착오나 기재 누락 정도로 해석하며 오히려 의료기관의 의료기기와 소모품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본질을 왜곡하려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이고, 철면피도 이런 철면피가 따로 없다. 진정 약사라는 직업이 존재해야 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약사들은 조제내역서 발급을 반대하고 있고, 정부 역시 조제내역서 발급에 소극적이다. 이번 사안으로 인해 단순히 조제내역서만으로는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를 근절시킬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조제내역서는 물론이고 조제내역서와 함께 약의 사입과 조제 과정을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의약품 바코드나 RFID 시스템이 연계되어야 한다.

현 의료제도에서 약사는 약의 중간 유통과정에 관여하는 하나의 직역일 뿐이다. 약사가 직접 약을 사입하여 조제한 후 약값을 공단에 청구함으로써 마치 약사가 약을 소유하는 직업인 양 오인되고 있으나, 엄밀히 말해 약사는 의약품을 적절하게 보관하고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하는 역할일 뿐이다. 약사들의 조제역할 강화와 의약품 사입과정에서의 경제적 이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약사가 청구한 의약품에 대해 공단이 직접 제약회사에 지불하는 시스템도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약 바꿔치기에 의한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는 근본적으로 약사라는 직종을 부정하고 국민건강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당연히 발본색원 되어야 하며, 적발되는 약사들은 더 이상 약사를 하지 못하도록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런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가 지속된다면 정부는 의약분업을 전면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며, 더불어 약사라는 직업이 과연 필요한지에 대한 원론적인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부 지자체에서 약사에게 금연교육, 자살예방과 경질환 진료를 위한 심야약국까지 맡기고 있으니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는 것이다.

본 회는 약사들의 약 바꿔치기에 의한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를 확실하게 막기 위해 조제내역서 발행은 물론이고 이와 더불어 의약품 바코드 또는 RFID 시스템과 약사 조제 의약품에 대한 공단의 직접 지불을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바이며, 약사들 역시 자신들의 직업이 근본적으로 부정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이러한 정책을 대승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권유하는 바이다.

2013년 5월 29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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