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진드기 매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문답식 정리
최근 우리나라 전역에서 진드기로 인한 감염병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학회 안전정보위원회는 29일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특히 예방법과 응급실 기반의 초기 처치에 대한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계절을 맞아 숲과 들에서 진드기에 물린 후 고열과 소화기증상이 동반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의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현재 제주도와 부산, 광주 등지에서 수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 사망자도 있어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고고 있다.
의학회는 "새로운 전염병 혹은 감염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전염병이라는 생각으로 국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언론에서 "이 질병에 매개체로 추정되는 진드기에게 '살인 진드기'라는 별명을 붙이고 있는 상황도 이러한 사태에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막연한 불안감은 병의 확산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감염병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병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대책을 수립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은 어떤 질병인가요?
2011년 중국에서 처음 확인된 SFTS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고열 및 소화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서는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유행성 신증후군 출혈열과 유사하지만, 쥐를 통해서 감염되며 급성 신부전을 주증상으로 하는 신증후군 출혈열과는 달리 진드기가 활동적인 봄에서 가을까지 주로 발생하고, 구토 및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전에 알지 못하던 새로운 질병인가요?
진드기에 물려서 발생하는 질환은 다양하다. 다만 이번 사례와 같이 진드기에 물린 이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은 '작은소참진드기'라는 종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진드기는 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도 전국적으로 산과 들에 서식하고 있다. 2011년과 2013년 중국과 일본에서 비슷한 감염사례가 발생한 후 대규모의 역학조사와 진드기의 생태연구를 통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를 확인했고, 이를 통해 이전에도 발생했던 감염병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진드기에 물리면 모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걸리나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작은소참진드기가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진드기 1000마리 가운데 약 5마리 이하 정도의 비율로 바이러스를 갖고 있으며, 물린다고 해도 주입된 바이러스의 양이 적거나, 개개인의 면역력이 높다면 감염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진드기가 장시간 몸에 붙어 흡열해야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 즉 진드기에 물린다고 모든 사람이 중증 감염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이 병에 걸리면 얼마나 위험하나요?
진드기가 이 병을 옮기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0.5%다. 또한 이 병에 걸려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치사율이 6%로 보고되고 있다. 참고로 다른 바이러스성 열성 질환인 유행성 출혈열은 5~15%, 일본뇌염 치사율은 30%까지도 보고되고 있다.
어떤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에 가야하는 건가요?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의심할 수 있다. 림프절종창이 발생하는 경우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병원을 방문해 바이러스 확진 검사와 함께 대증적 치료를 해야 한다. 잠복기가 6~14일 가량 되므로, 최근 2주 사이에 야외활동을 하거나, 진드기에 물린 적이 없는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람 사이에도 감염이 되는 병인가요?
중국에서는 환자 혈액과 직접 접촉 후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가 있어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접촉격리를 권장하고 하고 있다. 비말 감염이나 공기로 인한 감염은 보고되지 않아 이에 대한 별도의 격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감염자가 확인된 경우 환자의 혈액, 체액, 배설물과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숲이나 들에서는 긴소매, 긴바지, 다리를 완전히 덮는 신발 등을 이용해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풀밭위에서 옷을 벗어 두지 말고, 용변을 보거나 드러누워 자는 등의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야외활동 이후에는 옷이나 몸에 벌레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하고 목욕을 해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소아들은 스스로 확인하기 힘드니, 부모님께서 머리카락, 귀 주변, 팔꿈치, 무릎 등을 꼼꼼히 살펴 물린 자국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레들을 쫒아내는 기피제 사용이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응급실에서는 어떤 처치를 할 수 있나요?
야외활동 후 피부에 진드기가 붙어 있다면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해 핀셋 등으로 부서지지 않도록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집에서 제거 후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 잔여물이 남아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후 응급실에서 바이러스 확진 검사 및 관련 보건기관 신고를 하고 외래를 통한 추적관찰을 하게 된다. 감염에 대한 확진은 7-10일 이후에 알 수 있으므로, 온몸이 나른해지는 증상, 고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해 신체검사 및 혈액검사 이후 입원해 대증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