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리베이트 공판, 판매촉진·대가성 여부 놓고 검찰-증인 '이견'
동아제약 리베이트 공판이 검찰측의 주장과 동아제약 증인들의 주장이 계속 엇갈리면서 극으로 치닫고 있다.
2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동아제약 리베이트 공판(2013고합242/재판장 성수제)에서 '의사들에게 동영상 강의 제작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 것은 리베이트다'라는 검찰측의 주장과 '의사들에게 강의료가 지급된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는 컨설팅회사가 강의에 대한 합당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알고 있고, 영업사원들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증인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
이날 공판에는 3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증인 중 1명은 솔루션 개발업체 관계자이고, 나머지 2명은 동아제약측 영업사원이었는데, 이날 검찰측은 동아제약 영업사원에게 집중적으로 '동아제약이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동영상 강의자료를 제작한 사실'에 대해 물었다.
검찰측은 동아제약 증인 A씨와 B씨에게 "동영상 강의에 참여할 의사들을 어떻게 섭외하고, 강의료를 어떠한 기준에 의해 지급하게 됐는지 사실대로 말할 것"을 요구했다.
또 "내부고발자 C씨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동아제약 영업사원들이 의사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미리 강의료 액수를 정했고, 처방량이 많은 순서를 정해 강의료를 계획적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검찰측은 "동아제약에서는 영업사원 교육을 위해 교육비 예산에서 강의료를 의사들에게 지급한 사실만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일선 영업사원들이 구체적인 강의 편수와 강의료 액수를 보고하지 않으면 예산에 반영될 수 없는 부분"도 따졌다.
이같은 검찰측 질의에 대해 증인 A씨는 "내부고발자 C씨로부터 동영상 강의 제작은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문제가 없다고 교육을 받았으며, 의사들에게 동영상 강의 제작과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리베이트와 관련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의사들을 섭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영상 강의를 제작하면 강의료를 최대 상한선 기준으로 한 편 당 300만원 정도 받는다는 얘기는 했지만 어떻게 지급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섭외된 의사를 동영상 강의제작 전반을 책임졌던 내부고발자 C씨에게 보고하면 C씨가 알아서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강의료 비용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의사를 섭외할 때 처방량이 많은 상위에 있는 의사들을 리스트에 올린 것일 뿐 판매촉진 및 처방유도를 위해 의사들을 섭외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A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1차 진술서의 내용이 사실과 달라 3차 진술과정에서 수정을 요구했으나, 검찰에서는 일정한 형식에 맞게 미리 작성된 진술서를 보여주면서 또 다른 죄로 인해 범법자가 되기 싫으면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해 한 때 법정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밖에 증인 B씨는 "동아제약이 직원 교육을 위해 제작한 동영상 강의에 대한 비용을 의사들에게 지급한 것이 아니라 직원 교육자료 제작에 대한 비용을 컨설팅회사에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컨설팅회사에서 의사들에게 어떻게 강의료를 지급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성수제 재판장은 "증인 심문 과정에서 1차 진술과 3차 진술과정에서 내용이 다른 부분이 확인됐기 때문에 증인 A씨는 재출석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증인들은 컨설팅회사가 다른 제약사와도 계약을 맺어 동아제약 영업사원 교육을 위해 제작한 강의자료를 비용만 지불하면 수강하도록 했다는 진술에 대해 재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아제약 리베이트 공판은 오는 7월 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523호 법정에서 열리며, 동아제약 측 증인 2명, 컨설팅회사 증인 1명이 출석해서 심문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