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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당뇨병 환자에서 DPP-4 억제제 체중증가 감소
학술기획 당뇨병 환자에서 DPP-4 억제제 체중증가 감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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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치료제, DPP-4 억제제 전성시대(3)

당뇨병은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통해 기준치 이하로 혈당을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 췌장을 자극하지 않고 인체의 메커니즘에 따라 자연적으로 혈당이 조절되도록 돕는 약제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약물은 혈당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혈당이 낮아지는 저혈당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새로 개발된 'DPP-4 억제제'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는 이같은 부작용 염려를 덜어 줬다.

<의협신문>은 전성기를 맞고 있는 DPP-4 억제제들에 대해 알아보고, 이 약물들이 어떠한 장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본다.

또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DPP-4 억제제가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그리고 심포지엄 지상중계를 통해 DPP-4 억제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가 왜 혈당조절에 있어서 최적의 치료옵션으로 부각되는지 4회에 걸쳐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DPP-4가 당뇨병 치료제 중 단연 인기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효과적인 혈당 강하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당뇨병 약물 치료의 가장 흔하고 위험한 부작용인 저혈당과 체중증가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켜주기 때문이다.

최근 'DPP-4 억제제가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조영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를 만나 DPP-4 억제제의 장점은 무엇이고,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도 관리는 왜 중요한지 들어봤다.

▲ 조영민(서울의대 교수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Q. 기존 치료제와 비교할때 DPP-4 억제제의 장점은 무엇을 꼽을 수 있나?

처음으로 개발된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인 '설폰요소제'는 항생제를 개발하다 우연히 발견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주는 대표적인 약이 됐다. 그러나 설폰요소제는 저혈당 유발과 체중증가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DPP-4 억제제는 혈당이 높을 때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저혈당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설폰요소제를 대체하는 치료제라 할 수 있다.

또 DPP-4 억제제 이전에 출시돼 각광을 받았던 TZD(thiazolidinedione) 약제 중 '아반디아'는 심근경색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발표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만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FDA가 이 문제에 대해서 재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TZD 계열 약제인 '액토스'는 체중증가가 발생할 수 있고, 체액 저류에 의한 부종과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으며, 나이가 든 여성에게서 골절을 일으킬 수 있는 점이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확실히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사용 시에 방광암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문제 되고 있다.

이에 비해 DPP-4 억제제는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면서 저혈당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또 설폰요소제에 비해 인슐린 분비 효과가 떨어져 보일지라도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결국 혈당 조절 효과에 있어 비슷한 작용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가장 최근에 출시된 설폰요소제인 글리메피리드의 경우 혈당조절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HbA1c)의 감소효과가 1.5∼2%로 DPP-4 억제제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글리메피리드 관련 초기 임상의 경우 혈당 조절이 매우 불량한, 즉 기저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할 수 있다.

DPP-4 억제제의 경우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대략 0.6∼0.8%로 설폰요소제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 시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는 설폰요소제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Q. DPP-4 억제제들 간에도 혈당강하 및 체중 감소 효과가 차이나나?

큰 차이는 없다. DPP-4 억제제의 경우 용량을 24시간 동안 DPP-4 효소의 활성을 80%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국 약리 기전이 DPP-4 효소를 억제해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효과는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약제의 화학적 구조와 배설 경로와 같은 약제의 특성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시타글립틴이 가장 강점을 보이는 DPP-4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신장 기능과 관련해서는 리나글립틴이 가장 큰 장점을 갖고 있지만 시타글립틴은 신장 기능이 나쁜 경우 용량을 조절함으로써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오히려 약값을 절감할 수 있다.

사실 신기능에 따라 용량 조절이 필요 없다는 약들도 메트포르민과 같이 처방되며, 신기능이 나쁠 때 메트포르민이 처방이 제한되기 때문에 실제 진료 상황에서는 신기능 관계 없이 같은 용량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안전성 관련 임상 데이터가 가장 많은 DPP-4 억제제는?

시타글립틴이 제일 많다. 또 'TECOS Study'라는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DPP-4 억제제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상해보면 아마도 심혈관계에 대한 보호작용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Q. 최근 DPP-4 억제제에 대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1만 8328명을 대상으로 한 55개의 임상연구(비아시아인이 많이 포함된 연구와 아시아인이 많이 포함된 연구를 나눠 비교)에서 DPP-4 억제제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비교한 결과, 아시아인에 있어 DPP-4 억제제의 당화혈색소 감소효과가 더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비아시아인에 있어 당화혈색소가 0.6∼0.8% 감소한 것에 비해 아시아인에서 0.2∼0.3% 가량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당화혈색소가 0.3% 정도 차이를 보이면 유의미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DPP-4 억제제는 동양인에서 더 좋은 효과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결국 DPP-4 억제제는 효과 측면에서 기존 치료제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고, 특히 동양인에게 더 효과적인 약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들의 치료전략을 수립하면 될 것이다.

올 가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 당뇨병학회(AASD)에서는 이런 점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안다. 동아시아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치료 지침, 즉 우리나라 또는 아시아인에 맞는 개별화된 치료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Q. 복합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장점은 무엇인가?

복합제는 김밥을 먹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김·밥·단무지 등을 개별적으로 먹는 것에 비해 김밥을 만들어 먹으면 더욱 편리하기 때문에 복합제의 경우 복약 순응도가 높아진다.

최근 고혈압·당뇨병 약제 등에서 복합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부작용이 생길 경우 어떤 성분 때문에 발생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고, 용량조절을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 복합제의 경우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메트포르민과 함께 복합돼 있는 시타글립틴 복합제는 두 성분 모두 저혈당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복합제의 용량 또한 모든 임상 조건에서 생각할 수 있는 조합이 다 나와있기 때문에 편리성이 있다.

Q. 당뇨병 치료제 전망에 대해 말해달라.

DPP-4 억제제의 심혈관 안전성이 담보가 되고, 나아가 보호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아스피린과 같은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일부 학자가 주장하는 췌장염·췌장암 관련 부작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 연구는 연구방법론 자체에 문제가 있어 연구결과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이 부분은 FDA가 조사 중에 있다.

Q. 심혈관 안전성이 췌장염·췌장암 이슈보다 중요한가?

쉽게 단정지을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다만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계열의 약제등의 사례를 보면 '이득'이 '위험성'을 훨씬 상회한 경우 약제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DPP-4 억제제도 심혈관 질환 안전성을 넘어 보호작용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또 심혈관 질환 안전성 연구가 제일 오랜 기간 관찰한 연구인 만큼 췌장 관련 이슈도 이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진행중인 여러 연구들에서 중도에 안전성 분석을 했을 때 DPP-4 억제제가 췌장에 대해 나쁜 작용을 미친다는 보고를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확실한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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