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가천의대 교수팀 한국인 코호트 연구…2만명 15년 추적조사
1주일에 1∼4번 먹으면 암 발생 위험 32∼43% 감소…짠 음식 피해야
콩이나 콩을 이용한 두부 등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코호트연구가 나왔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강대희·박수경 교수)과 가천의대 고광필 교수는 코호트 연구를 통해 콩의 위암예방 효과를 한국인에서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교수팀은 1993년부터 함안·충주 등 4개 지역에 거주하는 암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일반 주민 9724명을 대상으로 식이습관에 대한 설문조사와 혈액검사를 실시한 후, 2008년까지 15년 이상 장기추적하는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주민 가운데 새로운 위암 환자는 166명 발생했다.
건강한 사람의 평소 식이습관이 향후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할 당시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식이습관과 위험요인을 조사했으며, 15년 이상 장기추적을 통해 식이습관이 위암의 발생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지를 비교했다.
식이습관에 대한 설문조사는 식품(채소·과일·콩·두부·된장찌개·버섯·유제품·육류·생선·커피 등)의 섭취 빈도를 기준으로 거의 먹지 않거나, 한 달에 1∼4번, 일주일에 1∼4번, 매일 등으로 분류한 후 위암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다.
조사결과, 콩·두부 섭취를 거의 안 먹는 사람에 비해 1주일에 1∼4번 먹는 사람 또는 매일 먹는 사람은 위암 발생 위험이 32∼43%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콩 음식이지만 소금이 함유돼 있는 된장찌개의 경우 콩의 위암 예방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매일 먹는 사람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근영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3년 전 발표한 콩 섭취에 따른 이소플라본 혈중 농도가 높은 사람에서 위암의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와 일관된 결과"라며 "콩의 섭취가 위암의 위험을 막고, 위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콩의 조리 방식에 따라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콩 식품은 오히려 염분의 발암 효과 때문에 오히려 위암의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유 교수는 지적했다.
위암의 위험인자로는 짠 음식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가운데 CagA 독소를 분비하는 아형에 감염된 경우에 더 잘 걸리는 것이 선행연구를 통해 발표된 적이 있다.
유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박테리아 요인 이외에도 콩을 적게 섭취하는 경우 위암의 위험이 2배 정도 늘어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콩을 함유한 다양한 식품의 섭취가 위암에 대해 인체에서 직접적인 항암효과를 나타낸다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고광필 교수는 "콩 음식에 함유된 제니스테인(Genistein)은 세포의 증식과 혈관 신생을 억제하고, 세포의 자가사멸을 증가시킴으로써 위암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miso를 포함하고 있는 음식이 위암을 억제하거나 혹은 제니스테인이 위암의 중요한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성장을 직접 억제해 위암 발생을 예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Epidem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