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관절증 1만8천원 넘어 "현실 감안해야"
소요재원 240억원 추가발행, 국고지원 확대 필요
노인 외래 본인부담금 정액제 구간의 상한액을 현행 1만5000원에서 최소한 1만9000원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환자에 대한 의원급 외래 본인부담금은 일당 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인 경우 2200원으로 고정돼 있다. 2001년부터 적용된 이 금액은 12년째 바뀌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수가 인상 등에 따른 진료비 상승으로 인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내원일당 평균 진료비는 이미 2007년부터 정액구간을 넘어선 수준이 돼버렸다.
이렇다보니 의원급 전체 외래부문 요양급여비용 중 정액구간에 해당하는 구간의 비율이 2008년 60.1%에서 2010년 56.7%, 2012년에는 52.8%로 점점 줄어들고 있어, 정액제의 혜택을 받는 노인 환자의 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제도의 취지를 살려 노인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정액제 구간의 상한액을 상향조정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공개한 '노인층에 적용되는 외래본인부담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보고서에서, 2001년 이후부터 매년 수가인상률을 반영해 정액구간을 추정한 결과 2012년 기준 정액구간 상한액은 1만8962원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또 질환별 내원일당 진료비를 수가인상률을 반영해 추정한 결과, 2011년 기준으로 △당뇨병 1만8116원 △본태성고혈압 1만4776원 △관절염 등 1만5939원 △관절증 1만8499원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정액구간은 최소 1만9000원에서 2만원으로 상향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액구간의 상향조정은 필연적으로 추가 재정의 투입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정액구간을 1만9000원으로 조정할 경우 약 240억원, 2만원으로 높일 경우 약 300억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했다.
연구소는 추가 재정의 충당을 위해 노인 의료비를 위한 별도 재정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오제세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의 발의로 65세 이상 노인의 본인일부부담금 경감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별도로 부담토록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국고지원액은 2013년 기준으로 1763억원, 내년에는 1872억원, 2015년에는 1980억원이 늘어난다.
보고서는 "일본과 대만은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부담률이 36∼37%에 이른다"며 "우리나라는 법정 지원 비율인 20%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수가 인상과 연동해 정액제 정액 구간이 자동적으로 상향조정되도록 건보법을 개정하고, 정액제를 적용하는 연령기준을 현행 65세에서 단계적으로 70세 이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정액제 대신 정률제를 채택할 경우 노인층에 대한 의료 접근성과 보장성 확보 등 정액제도의 취지를 살려 10% 수준의 정률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