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췌장학회 9월 4∼9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서…사전등록 500명
췌담도학회·췌장외과연구회 공동 주최…기초·내과·외과 다학제 접근
높은 사망률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췌장암에 대처하기 위해 전세계 연구자 500여명이 9월 서울로 모인다.
대한췌담도학회와 대한췌장외과연구회는 9월 4∼9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세계췌장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ancreatology, IAP) 및 대한췌담도학회 학술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췌장의 다학제 접근-기초에서 첨단까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계학회에는 16개 국가에서 200여명의 외국 학자들이, 국내에서 3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췌장만 다루는 국제학회는 세계췌장학회가 유일합니다. 세계학회를 유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의학적 수준을 널리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췌장학회 대회장을 맡고 있는 김선회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외과)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여명의 외국 연구자와 임상교수들이 적지않은 자비를 들여가며 한국행을 결심한 것은 그만큼 학술 프로그램의 질이 높고, 보고 들을 만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라며 "프로그램 선정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학술위원을 비롯해 조직위원들이 내일처럼 나선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초청연자들도 비행기표와 강의료를 포함해 3000달러 정도의 실비만 제공키로 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세계학회를 자신있게 준비했다고 할 수 있지요."
김 대회장은 필립 레비 세계췌장학회장·아쇼크 살루자 전 회장·마틴 프리만 미국췌장학회장·토루 시모세가와 일본췌장학회장 등을 비롯한 세계학회 임원들과 연자들도 일찌감치 초청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귀뜸했다.
세계췌장학회는 유럽·일본·미국의 기초의학자들과 내과·외과 임상연구자들을 주축으로 3개국이 번갈아 가며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세계췌장학회가 3개국 외에서 열리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3개국 외에 세계학회를 개최할 수 있을 만한 기반이 부실하다는 얘기다.
"2011년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췌장학회에 참석한 IAP 회장단들에게 한국이 세계학회를 개최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대회장이었던 김선회 교수와 대한췌담도학회장을 맡고 있었던 김명환 교수가 손발을 맞춰 진행한 제주대회는 췌장학 연구의 변방으로 인식되던 한국이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이번 서울대회에는 췌장 섬세포의 신호전달 경로·췌장세포분비의 병태 생리 등 기초의학 분야의 최신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발표된다. 임상의학 분야에서는 최근 개정된 급성췌장염 임상가이드라인과 췌장 낭성종양 관리지침을 비롯해 비만과 췌장질환의 연관성·자가면역성 췌장염·괴사성 췌장염·췌장 내분비 종양 최신 치료법 등 기초에서부터 내과·외과 임상의학에 이르기까지 췌장분야와 관련이 있는 다학제적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명환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내과)는 "췌장을 전공하는 소화기내과·소화기외과·약리학·병리학·생리학·식품영양학·방사선종양학·영상의학·면역학 등 기초의학자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 췌장학에 관한 다학제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국내 4개 병원의 협조를 얻어 내시경 역행성 췌관조영술(ERCP)과 초음파 내시경(EUS)을 이용한 진단과 로봇과 복강경을 이용한 췌장수술 시연 장면을 학회장으로 중계해 보여줄 계획이다.
한호성 사무총장은 "진단 및 시술 중계는 미국·일본·유럽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이벤트"라며 "한국의 첨단 정보통신 기술과 의학 수준을 동시에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동욱 학술위원장은 "이번 서울대회에 발표되는 구연과 포스터는 IAP 공식저널인 <Pancreatology>에 게재될 예정"이라며 "세계 췌장학 분야에서 한국 의학계가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