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연구용역 거쳐 의료계 의견 수렴 계획
전공의 청구제한, 정원감축 2017년까지 지속 추진
지금까지 상대가치점수의 의미있는 조정을 통해 지원 기피과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상대가치점수의 5%라는 구체적인 조정규모가 제시되기는 처음이다.
전공의가 진료한 진료비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신 의사양성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일률적인 전공의 정원 감축에 대한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정원을 줄였더니 전체 전공의 충원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다"며 지속적인 감축을 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장은 29일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과 병협, 상급종합병원협의회가 공동주최한 '무너지는 의료공급체계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의사 수급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검토 중인 대책들을 내놓았다.
이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정영호 병협 정책위원장과 김동섭 조선일보 기자,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 등이 지원기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획기적인 수가조정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자 고 과장은 상대가치점수 총점 5% 집중배정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지원기피 등 어려움을 겪는 필수의료과에 대해서 장기적으로 상대가치점수를 집중배분한다는 선례가 세워지면 젊은 의사들도 지금보다 장기적인 비전과 적성에 따라 전문과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다만 고정된 상대가치점수의 5%를 특정과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다른 전문과들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 만큼 연구용역을 통해 의료계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련보조수당과 같이 의사양성 과정 비용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정영호 위원장과 경문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의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의료계가 고민해야 할 동전의 양면을 제시했다.
고 과장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비용을 부담하는 미국의 경우 전공의가 본 환자의 진료비 청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신 메디케어 등 보험자가 수련비용을 부담한다.
결국 보험자가 수련비용을 부담할 경우 의사양성 과정에서 의료계의 자율성이 상당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올 하반기부터 수련비용 국가부담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는 보건복지부의 정책이 지원기피과의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신정호 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의 의견에 대해서는 올해 정원감축에 따른 전공의 전체 충원율이 1.4%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2017년까지는 감축기조를 유지할 의지를 밝혔다.
고 과장은 청원율과 감축률의 상관관계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했지만 감축기조가 전체 정원충족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특정과에 대한 적정한 정원이 어느정도여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도출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비뇨기과 등 정원충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몇 과에 대해 예외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당 80시간 근무 시행 등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고 과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수련환경 개선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공의 수련규칙을 만들어 시행령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수련여건 개선을 하면 "병원 입장에서 당연히 의사인력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인력손실을 채우기 위해 어떤 대체인력을 투입해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