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청구불일치 약국 현지조사...98%서 부당행위 확인
싼약 조제로 약값 차액 편취...매달 250만원씩 받아간 사례도
#손발톱진균증(무좀)으로 병원을 찾은 A씨. A씨는 병원 진료 후 별 의심없이 인근 B약국에 들러 병원에서 받아온 처방전을 제출하고 약을 받았다. 약국에서 처방전과 다르게 약을 지어 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한 A씨. 하지만 그날 A씨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은 디푸란캡슐, 실제 약국에서 받아온 약은 이보다 500원 싼 유니코나졸캅셀이었다．
약 바꿔치기 의심기관에 대한 현지조사 결과, 약국 255곳에서 실제 부당행위가 확인됐다. 해당 약국들이 부당하게 수급한 돈은 무려 52억원에 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청구불일치 약국들에 대한 현지조사 결과를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심평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청구불일치 약국 259곳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벌였는데, 조사대상 기관의 98.4%인 255곳에서 실제 대체조제 부당청구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기관에서 발생한 부당청구 금액은 모두 52억 1400만원 규모, 기관당 평균 부당금액은 2044만원 수준이다．
부당청구 사례의 대부분은 '약 바꿔치기'였다．
약 바꿔치기란, 약사가 임의대로 환자에게 싼 약을 주고 급여비용 청구는 원래 의사가 낸 처방전대로 해 약값의 차액을 편취하는 수법. 의사가 처방한 디푸란캡슐(단가 1784원, 50mg)을 임의로 유니코나졸캅셀(단가 1294원, 50mg)으로 대체조제한 뒤 급여비용은 고가로 해 급여비용 차액을 가로챈 B약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부당기관 수와 부당 금액을 감안한 기관당 월 평균 부당금액 평균치는 85만원 정도였는데, 일부에서는 약 바꿔치기 수법으로 매월 평균 250만원씩 지속적으로 부당금액을 편취해 온 사례도 확인됐다．
심평원은 해당 조사결과를 보건복지부에 통보한 상태. 각 약국에 대한 행정처분은 보건복지부의 처분절차에 따라 확정된다．
한편 심평원은 동 자료에서 2010년 이후 실시한 약국 부당청구 현지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대체조제 부당청구가 확인된 약국은 모두 330곳, 해당 기관들이 부당청구한 금액은 45억원에 달했다.
부당청구로 적발된 약국 330곳 중 87곳은 업무정지, 74곳은 과징금, 33곳은 부당금액 환수처분을 받았으며 나머지 기관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정산 및 처분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