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MBA 윤인모의 '의료경영학' 카페 ⑫
저자 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뉴욕 주립대 경영학 석사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MD MBA로 의료와 경영의 융합을 추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seri.org)에 '의료경영 MBA 포럼'을 개설, 의료경영MBA 과정 6기생을 배출했다. 2005년 '닥터서비스'라는 의료경영 컨설팅회사를 창립, 경영정보·경영전략·마케팅·네트워크·인사조직 온라인 교육 등 전문 병원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을 주관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함께 마련한 '글로벌 헬스케어분야 재직자 교육프로그램'인 MD-MBA 과정의 책임교수를 맡고 있다. '의료경영학' 카페 시리즈를 통해 위기를 겪고 있는 의료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자 한다. |
의료 에서의 창조경제는 어떻게 구현돼야 할까.
사전에 보면 창조의 의미는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나 업적을 이룩함'이라고 돼 있다.
인류는 끊임없이 창조를 해 왔다. 이러한 창조의 흐름을 보면 두 가지 흐름이다. 하나는 개체가 고유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기린이 목을 자꾸 사용하니 목이 길어진 것이 그 예이다. 다른 하나는 이종간의 결합을 통해서 발전된 것이다. 세균이 다른 세균과 융합해, 더욱 강한 슈퍼박테리아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 예이다.
선진국일수록 전자와 더불어 후자의 이종간결합이 더욱 활성화됨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빠른 속도로 변하는 고객의 요구로부터 생존하려면, 이해관계자가 모여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계를 누비는 한국산 제품내에도 다양한 국가의 부품이 사용된다. 사실상 다국적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듯 네트워크에 기반한 협력과 상생, 융합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존방법이다.
그러면 융합으로만 가능할까?
물리학에서 유명한 법칙인 E=mc썐을 보면 에너지는 질량에 비례하지만, 속도에는 제곱에 비례한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일본·미국보다 질량(시장규모·투자규모 등)이 작은 한국의 중요한 전략은 여전히 속도다.
즉 융합에 속도가 가미돼야 공진화가 활성화 된다. 한국의 경쟁력제고를 위한 창조경제를 설계할 때 융합·속도·공진화를 이루는 생태계의 근간인 플랫폼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이베이·아마존·구글, 그리고 스마트폰 산업은 각각의 산업생태계내에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한 가지만 잘할 수 있으면, 즉 정보가 훌륭하다면 또는 제품이 좋다면, 앱이 뛰어나다면 성공할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서 복잡한 이해관계자를 단순화 시키면서 개체의 뛰어난 경쟁력을 뽐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며 산업에 혁신이 일어났다.
이러한 플랫폼이 의료에서도 필요하다.
원격진료의 도입·제약회사와 의료기기회사 발전·병원시스템의 수출·해외환자 유치·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자원의 효율적 배치·의료전달체계의 혁신 등 산재해 있는 문제는 복잡한 이해관계자도 주요 원인이다.
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의료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지난 십수년간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운영(manage)에서 성과가 저조해서 일선의 수행자를 질타하기에 앞서 설계(Design)가 잘못됐는지 곰곰히 생각할 때 창조경제가 시작된다.
의료산업의 복잡한 이해관계자 때문에 개개의 능력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시대에는 소비자 주도의 건강플랫폼을 통해 융합속도를 향상해야 한다. 이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전략으로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국가시스템으로도 이를 시행할 수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의료기관과 의사, 제약, 의료기기는 이러한 변화가 다가옴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각 영역이 가졌던 기득권은 약화되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