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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백신의 위대한 발견…무한한 잠재력 가져
학술기획 백신의 위대한 발견…무한한 잠재력 가져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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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백신의 진화, 인류에게 희망인가?

1796년 처음으로 개발된 백신은 1949년 세포배양법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이 가능해지면서 소크박사가 개발한 소아마비백신을 비롯, 홍역·간염백신 등 수많은 백신이 개발돼 오늘날 백신의 황금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2011년 317억달러(약 35조원) 규모로 최근 6년간 연평균 11.5%씩 성장하고 있는데, 최근 성장을 견인하는 프리미엄 백신으로는 인플루엔자 백신, 폐렴구균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있다.

<의협신문>은 백신이 질병퇴치를 위해 기여해온 역사를 살펴보면서 백신의 역할 및 효용성을 재조명하고, 백신의 연구개발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 국내외 백신 시장의 성장세와 향후 기대, 백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설문조사 및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백신에 대한 인식변화와 향후 제언을 해본다.<편집자주>

 

내2009년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 대유행(판데믹)이 발생했을 때, 독감백신 확보를 위해 각 국가별로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백신(vaccine)을 생산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자체 생산을 통해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백신 생산 자급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국가들은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발벗고 나서야 했다.

이처럼 백신은 신종플루 등과 같은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수많은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백신 자급자족을 위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백신은 질병의 예방을 위해 접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기존 감염성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영역을 넘어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용 백신 개발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무한한 잠재력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1796년 개발…치료·예방 동시에

백신은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가 당시 사망률이 40%에 달했던 천연두를 치료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파스퇴르(Louis Pasteur)에 의해 백신의 의미를 모든 예방을 위한 물질 접종까지 확장시켰다. 파스퇴르는 1881년 탄저병이 유행할 때 공개적으로 백신의 효과를 입증했다.

19세기에는 계속된 연구로 장티푸스·콜레라·페스트 백신이 잇따라 선보였으며 1909년에는 오늘날 백신의 대명사격인 결핵예방백신(BCG)까지 개발됐다.

이후 1949년 세포배양법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이 가능해지면서 소크박사가 개발한 소아마비백신을 비롯, 홍역·간염백신 등 수많은 백신이 개발돼 오늘날 백신의 황금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백신은 크게 항원성에 따라 세균을 이용한 '세균백신'과, 바이러스를 이용한 '바이러스백신'으로 크게 나뉘어 진다. 현재는 그 의미가 굉장히 확대돼 알레르기에 대한 알레르기 유발원(Allergen)을 이용한 백신도 포함시키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치료와 예방을 동시에 하는 백신이 개발중에 있는데, 이를 '파맥신(pharmaccine)'이라고 한다.

▶'프리미엄 백신', 이제는 암 등 불치병 치료 도전

전통적으로 백신은 질병예방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요즘에는 암이나 알츠하이머 등 불치병에 도전할 첨단 기술로써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립선암 치료백신인 'Provenge'가 미국 FDA의 승인을 받는 등 치료를 위한 백신개발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재 백신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프리미엄 백신으로는 인플루엔자 백신(녹십자 '지씨플루'·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GSK '플루아릭스'), 폐렴구균 백신(화이자 '프리베나', GSK '신플로릭스'), 자궁경부암 백신(MSD '가다실'·GSK '서바릭스'), 로타 바이러스 백신(MSD '로타텍'·GSK '로타릭스')이 있다.

박정태 한국바이오협회 상무는 "프리미엄 백신은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타텍(Rota Teq)은 연구개발비로 약 3억 5000만달러가 소요됐으나, 2011년도 한해에만 6억 9500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해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백신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액을 나타내는 프리베나(Prevenar)는 2011년도 매출액만 약 36억 5700만달러(약 4조원)로 우리나라 상위 47개 제약회사의 2011년도 매출액(9조 6005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규모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장 많은 백신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고 연구투자비가 많은 기업은 GSK인데, 우리나라 상위 5개 제약사의 연구투자비를 모두 합하더라도 GSK의 4.7%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백신 산업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전성에 대한 논란

백신은 약독화 생백신(attenuated vaccine), 불활화 백신(inactivated vaccine), 분편 백신(split vaccine)과 아단위 백신(subunit vaccine)이 있다.

약독화 생백신은 홍역·볼거리·풍진·인플루엔자·경구용 폴리오·장티푸스·결핵 백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불활화 백신은 사백신이라고도 불리는데, 병원성이 없어 비교적 안전하고 면역저하자 등에게도 접종이 가능하다. 1890년대 장티푸스·콜레라 등으로 시작해 백일해·인플루엔자·일본뇌염·A형 간염 백신 등이 있다.

분편 백신과 아단위 백신은 전세포 백신(whole cell vaccine)의 단점인, 이상 반응을 줄이려는 의도에서 개발됐다. 재조합 DNA 기법을 이용, 미생물로부터 다량의 면역원을 생산했고 백신의 위험이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처럼 백신은 여러 종류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받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은 백신은 일부 이상반응이 있을 수 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해 얻는 혜택이 훨씬 크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백신 제조기술의 변화…단백접합 백신

백신은 예전에는 유정란 배양방식에 의존했는데, 이후에는 세포배양방식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다.

이밖에 백신 제조기술은 단백접합백신으로 진화했다. 단백접합백신은 다당질 항원에 단백 운반체를 결합시키면 T림프구 비의존성 항원이 T림프구 의존성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이 밝혀지면서 여러 백신이 단백접합백신으로 재탄생했다.

1980년대 와이어스라는 제약사에 의해 개발된 단백접합백신은 영유아에게 적절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당시 혁신 기술로 인정받았다.

뇌수막염 단백접합백신 개발로 소아에서의 뇌수막염 질환이 크게 감소됐으며, 동일한 기술이 폐렴구균백신 개발에도 적용돼 영유아에서의 폐렴구균성 질환 예방에 크게 기여해왔다.

▶백신 시장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백신 제조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백신도 나오기 시작했다. 조합백신·경구백신 등이 바로 그것. 이밖에 예방을 기본 목표로 하는 백신이 예방을 넘어 질병의 치료까지 가능한 것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먼저 조합백신은 콤보백신이라고 불리며 2개 이상의 항원을 조합하는 경우다. 접종 수가 너무 많아지는 것에 따른 불편을 줄이고 예방접종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한 예로 5개의 항원(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B형 간염-b형 헤모필루스균)을 함께 투여 가능한 백신이 개발돼 있다.

다음으로 경구백신은 편의성 외에도 전신 면역과 더불어, 구강 및 위장관 점막 등의 점막 면역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다. 콜레라나 장티푸스 생백신 등이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 백신은 전세계적인 고령화 흐름 속에 노인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원인으로 알려진 뇌의 독성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체를 포함한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금연 백신도 개발되고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백린 교수(연세대 생명시스템대학 생명공학과)는 "2010년 전립선암 치료백신을 필두로 유방암·흑색종·위암·폐암·췌장암·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 대해 대략 150여개의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며 "암 등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백신 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백신의 개발은 인류를 감염성 질환에 대한 공포와 위협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들이 늘고 있으며 백신의 혜택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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