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사들이 생존 원한다면

기획 의사들이 생존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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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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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MBA 윤인모의 '의료경영학' 카페 (17)

저자 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다.

뉴욕 주립대 경영학 석사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MD MBA로 의료와 경영의 융합을 추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www.seri.org)에 '의료경영 MBA 포럼'을 개설, 의료경영 MBA 과정 7기생을 배출했다.

2005년 '닥터서비스'라는 의료경영 컨설팅회사를 창립, 경영정보·경영전략·마케팅·네트워크·인사조직 온라인 교육 등의 컨설팅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마인드(mind)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사물에 대한 판단 능력으로서의 머리·정신·생각·사고방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즉 어떤 현상을 풀어나가는 근간이 되는 판단능력의 논리적 배경이라고 보면 된다.

▲ 윤인모(닥터서비스 대표 유니메디성형외과 원장)

교육학 마인드는 말 그래로 교육적 사고방식이다. '수 우 미 양 가'라는 평가체계가 그것을 대변한다.

수재(수)·우수함(우)·아름다움 혹은 준수함(미)·양호함(양) 그리고 마지막 '가'는 '가능성 있음'이라고 표현된다. 교육 마인드는 끝까지 학생을 믿는 마인드다.

그러면 정치마인드는 무엇을 다룰까? 일부는 정치는 정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정치는 힘을 다룬다. SNS가 활성화 되면서 정치지도를 바꿔놓은 것이 그 예이며, 힘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더 많이 서 있는 것도 힘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다뤄보려고 하는 것이다.

경제마인드는 수요와 공급을 다룬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에 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공식이다. 보건경제를 다루는 국가정책보고서를 보면 주로 미래의료 수요 예측과 이에 따른 공급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의 논제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도를 개선한다.

그러면 경영은 무엇을 다루는가? 경영은 생존을 다룬다. 자식에게 물고기를 하나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겠다는 것이 경영을 가르치겠다는 말과 유사하다.

생존을 다루다 보니, 경영은 다양한 학문에서 경영모티브를 가져온다. 인문은 말할 것도 없고, 전쟁등에서도 경영의 시사점을 찾는다. 이순신 장군의 전략에서 기업전략의 실마리를 찾는 경우도 있고, 히딩크 축구감독의 운영을 관찰하면 시사점을 얻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면 우선순위의 마인드를 결정해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을 경영의 마인드를 두고 학생을 생각하면 교육이 어렵게 될 것이며, 효율성을 다루는 경영의 현장에서 다수결의 정치적 마인드로 경영한다면 공멸은 시간문제다.

그러면 한국의료의 제도의 문제점은 어디서 출발해야 할까?

우선 경제와 경영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 경제는 수요공급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바탕으로 거래환경을 정책으로 구현하려 한다. 즉 미래에 필기구 100개가 필요하다고 예측되면, 이를 공급할 공장을 짓고, 사업을 하도록 국민을 독려한다.

▲ 일러스트 =윤세호 기자

그리고 세금·정책·관련법 개정 등을 정비해 나간다. 그리고 A씨를 비롯해 B, C, D 등에게 공장을 지어 공급사업을 해 볼 것을 유도한다. 이들은 사업성을 검토하고, 수익·경쟁 강도·미래성 등을 따져 진출한다. 그래서 A씨는 50%, B씨는 30%, C씨는 15%, D씨는 5%의 시장을 점유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거래환경을 조성하고, 이런 환경속에서 A, B, C, D는 생존을 위해 경영을 한다.

하지만 E, F는 참여하지 않았다.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거래환경을 탓하지는 않는다. 거래환경이 부적절하면 이를 개선해야 하지만 이는 경제부분에서 다루는 것이고, 경영부분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그 게임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한국에서 의사들의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병원경영 세미나나 학술대회에서 수가가 낮음을 한탄하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

필자는 이런 논의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경제와 경영을 나눠서 생각해야 활로가 나온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경제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경영에서 풀려고 하고, 경영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경제에서 풀다보면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수학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철학에서 찾으니, 당연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과 같다.

예를 들자면 보건경영에서의 보건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는 가장 냉정한 방법은 그 산업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보건정책에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에 보내는 가장 냉정한 메시지는 완전히 공공성에 입각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의사를 직접 교육해 배치하는 것이 그 예다.

즉 우선 고려되는 마인드가 있을 때 해결책이 나온다.

만약 거래환경이 악화되면 그곳에서 거래하지 말고, 나와야 한다. 감기환자 진료비가 식사 한 끼 값도 안된다고 하는 원가가 낮은 거래환경을 탓하지 말고(물론 협회 차원에서 노력해야겠지만), 다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던지, 그런 것이 불가능 하다면 진료를 관둬야 한다. 지방의 산부인과가 없어진 것은 산부인과 의사가 정책에 던진 냉철한 메시지다.

병원과 기업의 생존을 바란다면, 우선 경영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나중에 경영적 사고로 바라본 것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해결점을 찾는데 기초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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