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S'동반 제2형 당뇨 환자…심혈관 안전성 입증 '대단'

'ACS'동반 제2형 당뇨 환자…심혈관 안전성 입증 '대단'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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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러 교수 & 권혁상 교수

Q. 네시나와 온글라이자가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안전성 연구를 발표했는데, 당뇨치료제의 심혈관 질환 안전성은 왜 중요한가?

 

▶헬러 영국 쉐필드대학 교수(임상당뇨학) = 10년전 혈당관리를 엄격하게 잘 하게 되면 당뇨와 관련된 여러 가지 합병증 및 심근경색 등이 줄어들 수 있고, 여러 가지 심장 보호 효과도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러한 가정을 갖고 ACCORD, ADVANCE, VADT 3개의 연구가 진행됐는데, 철저한 혈당 관리가 반드시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또 ACCORD 연구에서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낮아졌음에도 오히려 관련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철저한 혈당관리가 심혈관계와 관련된 결과들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로시글리타존의 심혈관계 위험 증가로 인해 FDA와 EMEA는 당뇨 신약들이 시판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규모 임상을 통해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혁상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심혈관 질환이 70~80%일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 스티븐 니센(Steven Nissen) 교수가 전 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로시글리타존에 대해 임상시험 결과를 메타분석한 결과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을 더 증가시켰다는 것을 NEJM에 발표해 학계가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2008년도에 FDA에서 앞으로 시판되는 모든 당뇨병 치료 약제는 반드시 심혈관 등에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최근 EXAMINE이나 SAVOR-TIMI 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헬러 = 혈당을 낮추게 되면 심혈관계 질환도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혈관의 죽상경화 자체가 수 년 간에 걸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단순히 혈당치를 낮춘다고 해서 꼭 심혈관계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스타틴 계열 제제들을 사용해 지질을 낮추고 혈압을 떨어뜨리게 되면 심혈관계 쪽으로 분명한 이점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혈당관리를 제대로 해야만 환자의 장기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관리를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Q. 임상에서는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이 중요하지 않나?

 

▶권혁상 = ADVANCE, ACCORD, VADT 연구에서 엄격한 혈당 조절이 당뇨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ACCORD 연구에서는 사망률이 증가됐는데, 여러 가지 하위 분석을 해 보니 저혈당이 많이 발생한 그룹에서 사망률 등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미국과 유럽 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철저한 혈당관리 보다는 환자들의 개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80세 이상의 노령 환자의 경우는 무조건 혈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당화혈색소 목표치인 7%(대한당뇨병학회는 6.5%)와 달리 8~8.5%까지 개별화를 시키자는 것이 강조돼 지금은 혈당강하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외의 안전성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헬러 = 환자의 혈당 목표치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연령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동반 질환 및 환자의 신기능 수준 등도 고려해야만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저혈당 발생 시 이러한 점들이 동반되면 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는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SU) 등을 사용해서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관리해 왔는데 이 경우 체중 증가나 저혈당증 발생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혈당 조절 목표를 개인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DPP-4 억제제와 같은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GLP-1 유사체(analogue) 같은 다양한 약제들을 기반으로 개별화된 치료를 하게 된다면 치료에 있어서 환자가 원하는 바를 적극 반영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한국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당뇨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로 GPR40 agonist, SGLT2 억제제가 많이 연구되고 있는 것 같다. 기존 치료제 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헬러 = GPR40 agonist은 현재 초기 임상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약제는 지방세포 수용체를 통해서 베타(β)세포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혈당의존적으로 인슐린분비를 조절하므로 SU제제보다 안전하고 저혈당에 대한 위험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의 신역치를 바꿔줌으로써 췌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코스 양을 조절해 혈액 내 혈당치를 정상적으로 조절해주는 약제이다. 글루코스가 소변을 통해서 배출되기 때문에 요로감염 등의 기타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적인 혈당관리 면에서 점진적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SGLT2 억제제는 임상시험이 끝나고 6개월 전부터 영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임상에 사용하고 있다. 환자들과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용되고 있고 활용도나 유효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또 심혈관계 결과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대부분 병용요법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상 = SGLT2 억제제는 올해 FDA 승인을 받았다. 당뇨병 치료 시 한 가지 약제로는 혈당조절이 어려워 대개 2제, 3제를 병합하는데, 병합요법의 기본은 똑 같은 기전의 약제는 병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GPR40 agonist나 SGLT2 억제제는 기존의 어떤 기전과도 겹치지 않기 때문에 병합 시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기대된다. 또 GPR40 agonist는 아직 승인이 되지 않았지만 선택적으로 혈당을 낮추는 약제여서 기대가 크다. SGLT2 억제제는 체중감소에 효과적이고 혈압강하 효과도 있어 비만이거나 혈압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EXAMINE 임상은 DPP-4 억제제 가운데 가장 먼저 발표된 심혈관 관련 연구이다. 의미를 간략히 설명해달라.

▶헬러 = EXAMINE은 심혈관계를 평가변수로 해서 진행한 임상시험 가운데 첫 번째이다. 이 임상연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서 알로글립틴과 표준치료법으로 치료 시 심혈관 안전성 결과를 평가했다.

연구결과 알로글립틴은 최근 ACS로 인한 주요 심장관련 부작용(MACE)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서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EXAMINE 임상시험의 1차목표는 심혈관계 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이루어진 1차 복합 평가변수에 기초해 심혈관 위험의 비열등성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1차 평가변수는 알로글립틴군(11.3%)과 위약군(11.8%)에서 유사한 비율로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지 않았다고 해서 그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보는데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MINE 임상은 심혈관계 위험이 훨씬 높은 환자들이 대상이었기 때문에 위약군과 유사하게 결과가 나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또 췌장암·췌장염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거의 나타나지 않아 EXAMINE 임상연구결과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확신을 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밖에 EXAMINE 임상에 대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면밀히 분석했는데, 그룹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EXAMINE 임상에서 모집한 환자들은 이미 ACS 환자들이었기 때문에 알로글립틴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한 심부전의 위험이 상승됐다고 볼 수 있다.

▶권혁상 = SAVOR-TIMI 임상과 EXAMINE 임상은 절대로 혈당강하를 보는 연구가 아니었고, 그것을 보아서도 안 되는 연구였다. 이 부분이 강조돼야 할 것 같다. 두 연구는 어쨌든 심혈관 질환을 증가시키지 않아서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SAVOR-TIMI 임상은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한데 이어 추가적으로 우월한 것까지 입증하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우월성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심혈관 질환에 대해서는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리고 췌장암(물론 단기적이었지만)이나 췌장염에 대한 논란의 여지도 불식시켰다.

EXAMINE 임상은 정말 용감했다. 5000명이나 되는 ACS 환자들을 시험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ACS 환자들은 심부전으로 재입원을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음에도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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