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부산대병원, '췌장이식' 새 이정표
부산백·양산부산대·BHS한서 병원 장기이식 앞장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박상준 교수팀이 지난 10월 신장과 췌장 동시 이식에 성공한데 이어 부산대학교병원 외과 정영수 교수팀이 최근 췌장 이식수술에 성공, 지역의 장기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당뇨병 완치 방법은 췌장이식이 유일하다. 하지만 췌장이식의 경우 간·신장과 같은 장기에 비해 성공률이 낮고 초기실패와 높은 합병증으로 인해 고도의 의료기술이 필요하다. 국내 일부 병원에서만 췌장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울산대병원은 지난 10월 당뇨병과 만성신부전증상을 앓고 있는 30대 여성 A씨에게 신장과 췌장을 동시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 새 이정표를 세웠다.
수술을 집도한 박상준 울산대병원 외과 교수는 "췌장·신장 동시 이식수술에 성공해 지역 장기이식 수준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당뇨와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투석을 하고 있는 당뇨 및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지방에서도 서울 대형병원에 뒤지지 않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병원은 지난 1997년 신장이식 수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신장 236례, 간이식 83례를 달성했다. 올해 들어서만 14건의 뇌사자 장기이식을 시행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이식신장 재이식 수술에 성공하며 지역 장기이식 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
부산대병원 정영수 외과 교수팀에게 췌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A씨(남·30대)는 12살 때 당뇨판정을 받은 이후 당뇨병성 신증과 만성신부전증으로 악화돼 2011년 가족간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했다. 정 교수팀은 뇌사자로부터 췌장을 제공받아 A씨에게 췌장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췌장이식 수술 성공으로 부산대병원은 이식수술 뿐 아니라 수술 후 환자 관리체계에서도 인정을 받게 됐다.
수술을 집도한 정영수 교수는 "부산·경남 지역의 당뇨병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치료를 제공하고, 당뇨병에서 해방돼 건강하고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이번 췌장이식수술이 그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산백병원은 지난 4월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가 뇌사상태에 빠지자 다른 환자에게 이식받은 장기를 재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같은 사례는 국내에선 처음이며,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기록됐다.
양산부산대병원은 2010년 4월 29일 장기이식센터를 개소한 이래 3년 만에 생체간이식 100례를 돌파했다. 200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장기이식등록 및 장기이식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해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뇌사판정대상자관리 전문기관(HOPO)으로 선정, 적극적인 뇌사자 관리를 통해 지역 장기이식 활성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김도형 교수팀(흉부외과)은 지난 7월 폐이식에 성공,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을 줬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수도권 이남 지역 최초로 한국인체조직은행을 유치, 장기기증 뿐만 아니라 조직기증에도 앞장서고 있다.
부산 BHS한서병원 신장이식팀(센터장 공진민)은 B형 간염 보균자의 신장을 B형 간염이 없는 환자에게 안전하게 이식하는 생체 신장이식에 성공, 신장이식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