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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속살을 드러낸 한 여인의 기록, '혜경궁 홍씨'

역사의 속살을 드러낸 한 여인의 기록, '혜경궁 홍씨'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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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국립극단 가을마당 창작희곡 레퍼토리

12월 14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거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꿋꿋하게 생을 살다간 혜경궁 홍씨의 삶을 다룬 창작극 '혜경궁 홍씨'가 이윤택 연출가에 의해 무대에 올려진다.

이 작품은 혜경궁 홍씨의 기억을 따라 현실과 기억 저편의 경계를 넘나들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만나 엉킨 실타래를 풀 듯 그녀의 삶을 되짚어 나간다. 아버지에게 죽임 당한 사도세자의 아내로 끔찍한 세월을 감내하며 궁에서 천수를 다한 혜경궁 홍씨. 그토록 모진 삶을 견뎌낸 혜경궁 홍씨의 삶의 근원,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이윤택은 그것이 그녀의 비밀스러운 글쓰기. 바로 '한중록' 집필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이 작품은 철저히 혜경궁 홍씨의 입장에서 '한중록'을 따라 재구성한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혜경궁 홍씨는 10세에 세자빈으로 간택돼 궁으로 들어온 뒤, 81세까지 살다 생을 마감했다. 그런 그녀를 비운의 여성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한편, 남편의 죽음을 방조한 냉혈한 여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과연 혜경궁 홍씨가 이 모든 사건의 주도자인가?'라는 의문이다. 그녀는 가문과 세자빈이라는 운명을 '양날의 칼'처럼 평생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불운한 처지였다.

 
▶역사의 비극이 아닌, 가족의 비극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사건은 조선왕조 역사에서도 가장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이를 둘러싼 3대에 걸친 왕족의 역사를 한 가족의 일대기로 풀어내고 있다. 바로 역사극이 아닌 인간 연극, 배우 중심의 연극이다. 왕과 비, 왕세자이기 전에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간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역사라는 객관적 굴레를 벗어던져 버린,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으로 생생하게 구체화 된다. 혜경궁 홍씨를 둘러싼 인물과 사건 안에는 모든 비극과 인간군상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작품속의 영조와 정조, 사도세자, 그리고 혜경궁 홍씨는 그 동안 우리가 접해 왔던 역사적 인물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무대위서 그려진다.

혜경궁 홍씨는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김소희가, 카리스마 넘치는 영조는 연극계의 원로이자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배우 전성환이 맡았다. 비극의 주인공 사도세자는 최우성, 야먕이 넘치는 정조에는 정태준이 열연을 펼친다(문의=국립극단 1688-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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