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우 의장 신년사 통해 다짐 "악법 폐기될 때까지"
의사 동의없는 의료정책 실패 "정부 깨닫게 해줘야"
변영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이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대정부 투쟁에 대한 각오와 신념을 밝혔다.
변 의장은 30일 신년사를 통해 의약분업 사태 이후 악화일로를 치달은 의료환경의 변화와 그 속에서 전문가적 자존심을 잃고 벼랑끝에 몰린 의사들의 처지를 개탄했다.
변 의장은 "14년 전 1999년 11월 30일 장충체육관에 모여 준비 안 된 의약분업 반대로 시작한 의권투쟁이 오늘까지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다"며 "그 동안 투쟁에도 불구하고 의료환경은 더욱 어려워졌고 의사들은 더 영세화 됐다. 의사들은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모든 고통을 감내했으나, 자부심과 긍지를 송두리째 빼앗긴 채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당해 왔다"고 성토했다.
이어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면서 우리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냉철한 비판과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약분업제도와 마찬가지로 원격의료·영리병원 등 일련의 정책들을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변 의장은 "현 정부는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약사들에게 약값 차액의 30%를 장려금으로 주고 있다. 의사들이 고심해 처방한 약을 약사 마음대로 저가 저질의 약을 줄 수 있도록 허가하고, 리베이트까지 주면서까지 권장한다"며 "이는 정부 스스로 의약분업을 파괴하도록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약분업은 왜곡되고 누더기가 됐다. 국민들은 불편과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힘없는 의사들만 유일하게 의약분업을 지키고 있다"면서 "정부에게는 의사·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의약분업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격의료·영리병원 도입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변 의장은 "국가 의료체계를 뒤흔들고 국민에게 질 낮은 의료를 강요하는 제도다. 특히 원격의료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의료사고의 책임을 의사들이 모두 져야 한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들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의료의 대재앙을 초래해 개원의와 중소병원들의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투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승리의 신념도 밝혔다. 변 의장은 "노환규 비상대책위원장이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전국 도보 순회 투쟁을 통해 전국 대학병원장들과 전공의들을 만나 투쟁 열기를 높였다"며 "5개 보건의료단체, 보건시민단체, 정치인까지 지원하고 있는 이번 투쟁은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여의도 궐기대회는 우리의 본격적인 의권 투쟁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우리 스스로 결집을 다짐하기 위한 것이다. 의사를 옭죄는 악법들이 완전 폐기될 때까지 투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건의료계 최고 전문가 단체인 의협과 의사들 도움 없이는 정부의 어떠한 보건의료정책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정부는 이를 깨달아야 하고, 우리는 힘을 합해 정부가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 년 사 |
존경하는 회원님 그리고 대의원님 여러분, 2014년 갑오년 새해, 천마의 기운으로 원하시는 모든 것 이루시고,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12월 겨울은 춥습니다. 더욱이 대한민국 의사들에게는 뼈 속 깊이 한기를 느끼게 하는 견디기 어려운 계절입니다. 14년 전 1999년 11월 30일, 장충체육관에서 준비 안 된 의약분업을 반대하면서 시작한 의권투쟁은 2014년 1월,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의료 환경은 더욱 어려워졌고 의사들은 더욱 더 영세화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 지금까지의 투쟁방식,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 등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냉철한 비판과 자성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 15일,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의료정책에 분노하여 진료실 문을 박차고 나온 회원 2만여 명이 여의도 문화광장에 모였습니다. 빙판의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주저앉아 울분을 토하고 의권쟁취의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었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최고 수준의 선진 의료와 국민의 건강을 지켜 온 의사들은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당하여 왔습니다. 우리 의사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송두리째 빼앗긴 채로 말입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우리가 그 토록 반대했던 의약분업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난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차관은 원격의료를 찬성하고, 대체조제는 활성화하여 궁극적으로는 성분명 처방으로 가겠다고 천명하였습니다. 현 정부는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약사들에게 대체조제장려금 명목으로 약값 차액의 30%를 리베이트로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사들이 고심하여 처방한 약을 약사 마음대로 저가 저질의 약을 줄 수 있도록 허가하고, 리베이트를 주면서까지 권장하고 있습니다. 정부 스스로가 의약분업을 파괴하도록 조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의약분업은 왜곡되고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불편과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힘없는 의사들만 유일하게(?) 의약분업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의사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의약분업입니까?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원격의료, 영리병원, 이것 또한 준비 안 된 의약분업처럼, 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강제로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가의 의료체계를 뒤흔들고 국민에게는 질 낮은 의료를 강요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원격의료에서는 필연적으로 빈번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의료사고는 어찌 한단 말입니까? 의사들이 몽땅 책임져야 하는 의료의 대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개원의와 중소병원들의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원격의료는 산업 전문가들까지도 우리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아 산업화 효과도 크지 않고 시장도 적어 조기추진에 찬성하지 않고 있는데, 유독 정부만 앞장서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등 정권차원에서 밀어붙이고 있지만, 이것은 영세한 개원의와 중소병원 의사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IT재벌회사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정책에 불과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이번 투쟁은 승산이 있습니다. 승리할 수 있습니다. 노환규 비대위원장은 이번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었습니다. 지난 해 12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500여 명의 대표자가 모여 투쟁의 시작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전국 지방의사회는 긴급의사총회를 열었고, 노 위원장은 전국 도보 순회 투쟁을 통하여 전국의 대학병원장님들과 전공의 선생님들을 만나 투쟁의식을 고취하며 투쟁의 열기를 드높였습니다. 또한 임수흠 비대위부위원장도 삭발투쟁을 감행하여 모든 비대위원님들께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도록 솔선수범하였습니다. 이번 투쟁은 의사 뿐 만 아닙니다. 5개의 보건의료단체장, 보건시민단체들, 정치인들까지 우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지난해 겨울의 여의도 궐기대회는 국민과 정부에 우리의 본격적인 의권 투쟁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우리 스스로 투쟁을 위한 힘의 결집을 다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의사들을 옭매는 악법들이 완전 폐기될 때까지 투쟁은 계속 될 것입니다. 한국의료를 걱정하는 의사회원 여러분, 저는 분명히 말 할 수 있습니다. 보건의료계의 최고 전문가 단체인 의사협회와 의사들의 도움 없이는 정부의 어떠한 보건의료정책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정부는 이 엄연한 사실을 깨달아야 하고 우리는 힘을 합하여 정부가 깨닫게 해줍시다. 회원여러분, 의협 대의원회는 의협의 발전과 의권을 위하여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변영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