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질병정보 유출이 더 위험하다"

"개인질병정보 유출이 더 위험하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1.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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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동의 없이 10억건 이상 수집…전 보험사 질병정보 공유
금융소비자연맹 "안일한 금융위원회 인식이 더 큰 문제"

금융소비자연맹은 21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보다 더 위험하고 유출가능성이 높은 것이 보험사들이 불법적으로 수집하는 개인의 질병정보"라며 보험사의 질병정보 수집과 유통에 경종을 울렸다.

금융소비자연맹(상임대표 조연행)은 "생명보험협회는 보험사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의 질병정보를 넘겨받아 10억건 이상을 수집해 이를 다른 보험사들에게 불법으로 제공했다"며 "개인 질병정보를 보험금 지급 심사와 마케팅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명백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고, 헌법이 정한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비밀, 자유의 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금융소비자연맹은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해 '주의' 정도의 경징계를 내리고 오히려 '신용정보법'을 확대해 면죄부를 주고 감싸는 입장"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안전행정부 개인정보보호위위원회는 2012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이런 위험성을 인지, 금융위원회에 '개선 권고'를 내렸으나 무시했다"며 "오히려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으면서 지주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를 강화시키겠다고 발표해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잘못된 판단을 해왔는가를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개인의 질병정보는 생명보험에 가입한 국민이 어느 질병에 걸렸으며, 어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한 내역부터 산부인과·비뇨기과 진료 사실 등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이같은 질병정보를 '민감정보'로 분류, 특별히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만일 질병정보가 유출되면 카드사의 '금융정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국가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에도 이익단체가 함부로 수집·유통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금융위원회는 카드대란 보다 더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는 보험사의 개인질병정보 불법 수집을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며 "금융사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무감각했고, 안일한 대응으로 정보유출 사태를 볼러온 책임을 지고 신재윤 금융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국민카드·롯데카드·농협카드 등 카드 3사에서만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로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1일 "카드사와 은행을 사칭한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에 링크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를 자동으로 설치해 은행 계좌번호·비밀번호·주소록 등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스미싱 피해에 대비해 달라"며 "카드사나 은행을 가칭해 '고객정보 유출여부를 확인하라'는 메시지와 보이스피싱 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출된 개인정보에 개인 신용정보·주거상황·자택 주소·전화번호 등 상세한 자료가 담겨 있어 보이스피싱에도 주의해야 한다.

카드사와 은행권은 개인정보 유출여부와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사이트의 경우 카드결제를 위해 카드 비밀번호·CVC번호 등이 필요하지만 일부 영세 사업장이나 해외쇼핑사이트의 경우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이용, 결제가 이뤄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에는 해당 카드사에 피해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은 각 카드사 사이트를 방문해 확인하면 된다.

카드사별 개인정보 유출 내용

국민카드(5300만건):성명, 이메일, 휴대전화, 직장전화, 자택전화, 주민번호, 자택주소, 주거상황, 이용실적금액, 결제계좌, 결제일, 신용한도금액, 신용등급

롯데카드(2600만건):성명, 주민번호, 카드번호, 휴대전화

농협카드(2500만건):주민번호, 자택전화번호, 이메일, 자택주소, 카드번호, 유효기간, 카드정보, 결제정보, 신용한도, 연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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