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쏟아진 고혈압 가이드라인, 어떻게 볼 것인가?

2013년 쏟아진 고혈압 가이드라인,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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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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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의협신문 학술이슈 따라잡기

2013년 12월 10년만에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 'JNC8' (JAMA 온라인판)이 공개됐다. 이에 앞서 유럽과 한국에서도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다. 세 개의 가이드라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고혈압 기준과 치료패턴이 통일돼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의협신문>은 이들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쏟아져 나오면서 고혈압를 다루는 임상의사들의 혼란을 줄이고, 보다 나은 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2회에 걸쳐 학술좌담회를 기획했다.

이번 호에는 '2013년 쏟아진 고혈압 가이드라인,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2013년 유럽·한국·미국 등에서 나온 고혈압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과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치료와 관련돼 통일돼가고 있는 치료패턴을 다뤘다.

<의협신문>은 또 두번째 기획으로 '2013년 고혈압 가이드라인 개정과 질환별 진료패턴의 변화'주제로 당뇨병, 신장질환, 뇌졸중 전문의사들이 참여한 학술좌담회를 곧 연재할 예정이다.

※ 일 시 : 2014년 1월 28일(화요일) 오후 6시
※ 장 소 : 대한내과학회 회의실

▶주제발표1 : 고혈압 가이드라인 ASH/ISH STATEMENT 고찰 / ▶주제발표2 : 근거기반의 혈압관리를 제시한 JNC8 보고서 고찰

▶주제발표3 : 최근 ESH/ESC 고혈압 가이드라인 : 달라진 점은? /

▶주제발표4 : 2013 ESH, JNC8, 및 2014 ASH/ISH를 중심으로 살펴본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과 외국 진료지침의 차이점

 

주제발표 1> 고혈압 가이드라인 ASH/ISH STATEMENT 고찰

ASH/ISH 가이드라인 vs. JNC8, 구별되는 쟁점

▲ 성기철 교수(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최근에 발표된 ASH/ISH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임상에서 진단하는 의사들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개정됐으며, 이에 ASH/ISH 가이드라인이 비슷한 시기에 개정된 JNC8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 JNC8에서는 60세 이상을 노인 환자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ASH/ISH 가이드라인에서는 80세 이상을 노인 환자의 기준으로 적용했다.

JNC8에서는 흑인 환자가 아닌 경우 세부 분류 없이 티아지드계(thiazide) 이뇨제, ACE 억제제, ARB, CCB 단독요법이나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반면, ASH/ISH 가이드라인에서는 흑인 환자가 아닌 60세 미만의 환자에는 ACE 억제제나 ARB를, 60세 이상 환자에는 CCB나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권고했다.

또 ASH/ISH 가이드라인에서는 160/100mmHg의 모든 환자들에게는 ACE 억제제 또는 ARB와 CCB 또는 티아지드계 이뇨제의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ASH/ISH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을 140/90mmHg으로 정의하고 80세 이상인 경우에는 150/80mmHg을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ASH/ISH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의 분류는 고혈압 전단계(Prehyperten)은 120/80mmHg 이상, 고혈압 1기(Stage 1)은 140/90mmHg 이상, 고혈압 2기(Stage 2)는 160/100mmHg 이상으로 정의했다.

고혈압의 진단

고혈압을 진단할 때, 수은 혈압계 및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재현성 및 관찰자 간 오차를 줄이는데 있어서 유리하므로 전자기기로 측정하는 것이 더 선호된다고 권고했다.

처음 측정 이후 1~4주 이내에 한번 더 측정해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는데, 두 번 다 140/90mmHg 이상이 측정되면 고혈압으로 정의하고, 만일 혈압이 매우 높으면 바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신체검사에서 눈에 대해서는 가능할 경우 광학기저 소견을 가급적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혈액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기록등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고혈압의 전반적인 치료 목표

전반적인 고혈압 치료의 목적은 혈압 외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지질 불균형, 내당능, 비만 흡연 등의 요인들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140/90mmHg 미만으로, 과거의 130/80mmHg보다는 완화됐다. 한편 80세 이상인 경우 150/90mmHg 미만으로 권고한다. 생활습관에 관하여는 염분 섭취를 감소시킬 경우 혈압이 감소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혈압의 약물 치료

일반적으로는 약물의 용량 증량 및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는 것은 2~3주 내로 가능하며, 초기에는 최대 용량의 절반 용량 이상으로 처방하며 용량 증량이 잦아지지 않도록 한다.

대부분의 환자의 경우 6~8주 이내에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으며, 기준 혈압이 최소한 20/10mmHg 정도 상승할 경우 동시에 2가지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 1일 1회 처방인 경우 지속형 약물이 선호되며 하루 중 아무 때나 복용이 가능하다.

흑인환자의 모든 연령에서 CCB나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1차 선택으로 권고하며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을 경우 ARB 또는 ACE 억제제를 추가하되, ARB 또는 ACE 억제제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1차 선택 약물 중 다른 약물로 대체한다. 이렇게 추가한 후에도 140/90mmHg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CCB+ACE 억제제 또는 ARB+티아지드계 이뇨제 병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한편, 60세 미만의 비흑인 환자에서는 ARB 또는 ACE 억제제를 1차 선택약물로 권고하며,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을 경우 CCB나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추가한다. 추가 후 140/90mmHg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CCB+ACE 억제제 또는 ARB+티아지드계 이뇨제 병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60세 이상의 비흑인 환자에서는 CCB 또는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1차 선택 약제로 권고하는데 그 외 ACE 억제제나 ARB도 효과적일 수 있다.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을 경우 ARB 또는 ACE 억제제를 추가하되, ARB나 ACE 억제제가 1차로 선택되었다면 CCB나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추가한다. 이렇게 추가한 후 140/90mmHg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CCB+ACE 억제제 또는 ARB+티아지드계 이뇨제 병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다른 합병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치료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는 ARB나 ACE 억제제를 사용하되, 흑인 환자의 경우 CCB나 티아지드계 이뇨제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만성 신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ARB 또는 ACE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흑인 환자의 경우 ARB 제제의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만성 동맥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베타차단제와 ARB 또는 베타차단제와 ACE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뇌졸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ACE 억제제 또는 ARB가 권고된다.

증후성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ARB나 ACE 억제제, 베타차단제, 이뇨제, 스피로노락톤을 투여할 수 있다<그림 1>.

▲ 그림 1. 고혈압의 약물 치료 알고리즘

유럽 가이드라인에 비해 두드러진 차이점은 베타차단제의 효용성이 감소된 점이다. 추가적인 혈압조절은 디하이드로피리딘(dihydropyridine) 계열의 CCB로 가능하다.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치료

저항성 고혈압의 경우 ACE 억제제 혹은 ARB 제제에 CCB 혹은 이뇨제를 추가하는 병용요법으로 80% 가량의 환자에서 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

또 삼제요법을 시행해도 혈압이 조절이 안될 경우 스피로노락톤과 같은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나 베타차단제 또는 혈관이완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조절이 안되면 환자의 복약순응도 또는 다른 약제 복용 등을 확인해봐야 한다.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2차성 고혈압이나 만성 신질환, 알도스테론 과다증, 수면 무호흡 등을 고려할 수 있는데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20% 정도 알도스테론 과다증을 동반할 수 있다.

이러한 ASH/ISH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최종적으로 임상적으로 진단의가 진단 시 반영하되 어느 정도 진단의의 재량에 맡길 수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주제발표 2> 근거기반의 혈압관리를 제시한 JNC8 보고서 고찰

JNC 8 보고서의 세부내용 고찰

▲ 이해영 교수(서울의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근 미국 고혈압가이드라인인 'JNC8' 보고서가 'JNC7' 보고서가 발표된 지 10년 만에 발표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작위임상연구(randomized clinical trial, RCT)의 철저한 증거를 기반으로 한 검토를 통해 그간 다른 가이드라인에 비해 특정한 몇몇 항목에 대해 과학적, 증거중심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으로, 고혈압과 고혈압 전단계 등 고혈압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아니라는 점이 유의해야 할 특징이다.

따라서 혈압 측정이나 환자 평가, 치료 전략에 대한 부분, 특별한 환자군에 대한 대책 등은 개별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가이드라인으로 간주되기보다는 고혈압 치료의 권고문으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그 내용을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권고사항 1. 60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 수축기혈압 150mmHg 미만, 그리고 이완기혈압도 90mmHg 미만으로 떨어뜨리도록 한다[권고등급 A]. 그러나 부작용 없이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으로 치료 중인 환자에 대해서는 약제를 낮출 필요는 없다고 권고한다.

▲권고사항 2. 60세 미만의 일반적 환자에서는 이완기혈압을 90mmHg 미만으로 떨어뜨리도록 한다[30~59세의 경우 권고등급 A, 18∼29세의 경우 권고등급 E].

▲권고사항 3. 60세 미만의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의 환자에게는 140mmHg 미만으로 떨어뜨리도록 한다.

▲권고사항 4. 만성 신부전을 동반한 18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수축기혈압은 140mmHg 미만, 이완기혈압은 90mmHg 미만으로 낮추어야 한다[권고등급 E].

▲권고사항 5. 당뇨병을 동반한 18세 이상의 환자에서도 수축기혈압은 140mmHg미만 이완기혈압은 90mmHg 미만으로 낮추도록 한다[권고등급 E].

▲권고사항 6. 당뇨병의 여부와 상관없이 비흑인 고혈압 환자에게 1차 선택 약제로서 티아지드계 이뇨제, CCB, ACE 억제제, ARB가 권고된다[권고등급 B].

▲권고사항 7. 만성 신부전을 가진 18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1차 선택 약제로서 ACE 억제제, 혹은 ARB가 권유되는데 신장기능을 좋게 하기 위함이고, 이는 인종이나 당뇨병의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한편, 신장질환이 진행돼 신장기능이 불안정한 경우 ACE 억제제 및 ARB의 증량을 주의할 것도 함께 권고되고 있다.

▲권고사항 8. 한달 내에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1차 선택 약제의 용량을 올리거나, 다음 계통의 약물 중에서 두 번째 약제를 추가(티아지드계 이뇨제, CCB, ACE 억제제, ARB)해야 한다. 혈압을 계속적으로 체크하고 목표혈압에 도달할 때까지 약제의 종류를 계속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만약 2가지 약제로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세 번째 약제를 추가할 수도 있다.

동일한 환자에게 ACE 억제제와 ARB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금기이며, 만약 목표 혈압이 위에서 언급된 4종류의 약제를 사용해도 조절되지 않거나 부작용 등 금기약물이 있어서 사용이 제한된다면, 다른 종류의 혈압약제를 추가할 수 있다.

JNC8 보고서와 다른 가이드라인과의 차별점

다른 가이드라인과 비교를 했을 때 두드러지는 특징은 노인 환자를 60세로 정의하고 노인 환자에서 목표혈압을 150/90mmHg을 기준으로 제시한 점, 그 외 당뇨병 환자와 만성콩팥질환을 포함한 모든 고혈압의 목표혈압을 140/90mmHg으로 제시한 점, 표적 장기 손상에 대한 차별화를 두지 않고 목표혈압을 달리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그림 2>.

▲ 그림 2. JNC8 보고서와 다른 가이드라인과 비교

JNC 8에 대한 비판적 시각

한편, 10년만에 개정된 증거기반의 검토를 내세웠음에도 관찰연구 및 체계적인 메타분석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 비판의 소지가 있다. 단적으로 약제 부작용의 경우 단일 RCT에서 확인되는 경우보다는 여러 연구의 메타분석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노인 고혈압의 정의를 60세 이상과 이하를 나눈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점이 제한이다.

또한 비록 RCT가 근거의 수준에서는 가장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RCT 결과가 없는 여러 항목들이 있고,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이렇듯 RCT 결과가 없는 물음에 대한 논의가 없어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제한점이다.

주제발표 3> 최근 ESH/ESC 고혈압 가이드라인 : 달라진 점은? 

고혈압의 평가 및 분류

▲ 박성하 교수(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2013년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별도의 심혈관사건 위험도 예측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데, 고혈압 진단 후에는 반드시 표적 장기 손상을 확인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동일한 혈압이라고 하더라도 동반질환이 많을수록 심혈관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혈압에 따라서도 분류될뿐더러 위험인자나 동반질환 유무에 따라 위험도는 달라진다.
3개 이상의 위험인자를 동반한 2기 이상의 고혈압인 경우 및 표적 장기 손상(OD, organ damage), 당뇨병, 3기 만성 신질환 등을 동반한 경우 140/90mmHg인 경우에도 고위험으로 분류될 수 있다<그림 3>.

▲ 그림 3. ESH/ESC 가이드라인에서 살펴본 고혈압의 분류

따라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고혈압을 진단한 후에는 반드시 표적 장기 손상을 측정할 필요성이 있다. 표적 장기 손상은 노인 환자에서 맥압이 60mmHg 이상, 좌심실 비대, 경동맥 비후(IMT>0.9 mm) 또는 플라크의 존재, 경동맥-대퇴동맥 맥파속도(carotid-femoral PWV)가 10 m/s 이상일 때, 발목상완지수(Ankle-Brachial Index, ABI) 0.9 미만, 미세단백뇨(30~300mg/24 h),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30~300mg/g creatinine) 등을 들 수 있다.

고혈압 치료 시 목표혈압

개정된 2013년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140/90mmHg 이상의 고위험 환자의 경우 진단과 동시에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생활습관 개선 등을 먼저 시도한 후 재측정을 해보고, 개선이 되지 않을 때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013년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의 진단과 관리에 있어 진료실 혈압(office BP)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그 외 고혈압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백의(white coat) 고혈압과 가면(masked) 고혈압, 임신성 고혈압 등 측정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활동혈압(ABPM) 및 가정혈압(Home BP)을 활용할 수 있다.

과거 당뇨병성 고혈압의 경우 HOT(Hypertension Optimal Treatment study) 결과를 기반으로 130/80mmHg을 강조했으나, ACCORD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표준치료와 강화치료에서 1차 종료점에서 큰 차이가 없어 이를 기반으로 2013년 ADA에서는 당뇨병 환자에서 140/80mmHg을 권고했고, ESH/ESC 가이드라인은 UKPDS 연구에서는 이완기 혈압을 85mmHg 이하를 목표로 했을 때 심혈관질환을 감소시키는데 유의한 효과가 입증이 됐기 때문에 목표혈압을 140/85mmHg으로 권고했다.

만성 신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KDIGO(세계신장병예후개선위원회)에서는 관찰연구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약물 치료를 권고한 바 있다.

알부민뇨가 <30mg/day이고 혈압이 ≤140/90mmHg인 경우 약을 쓰지 않고, 알부민뇨가 30~300mg/day/이고 혈압이 ≤130/80mmHg 인 경우 ACE 억제제 또는 ARB를, 알부민뇨가 >300mg/day이고 혈압이 ≤130/80mmHg인 경우 ACE 억제제 또는 ARB가 선호된다.

반면, 유럽에서는 만성 신질환을 동반한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140/90mmHg, 단백뇨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수축기혈압을 130mmHg로 낮추는 것을 고혀래볼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젊은 환자가 수축기혈압 상승만을 동반한 경우 따로 치료를 권고하고 있지 않다. 또 140/90mmHg 미만인 경우 약물치료를 권고하지 않는다.

노인 환자의 치료에서 목표 혈압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80세 미만인 환자는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상이면 우선 150~140mmHg으로 낮출 것이 권고되며, 환자가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없다면 140mmHg 미만까지 낮출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또 80세 이상이면서 건강한 환자는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상이면 수축기혈압을 150~140mmHg으로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추천 약제

이번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 약제의 선택을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했는데, 5가지 계열의 고혈압 약제를 모두 1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그림 4>.

▲ 그림 4. ESH/ESC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고혈압 약제의 선택

병용 시 RAS 차단제+CCB, RAS 차단제+티아지드계 이뇨제, CCB+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병용요법의 추천권고안으로 제시했다. 병용요법의 경우 혈압을 신속하게 낮춰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고위험의 고혈압 환자에게 추천하고, 그렇지 않은 환자에게는 단독요법을 먼저 시행할 것을 제시했다.

한편, 추적관찰 기간은 3개월 및 6개월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매 2년마다 무증후성 표적 장기 손상이 존재하는지 위험인자를 측정할 것을 권장한다.

▶항고혈압제의 선택 권고안

- 이뇨제(티아지드, 클로르탈리돈, 인다파미드), 베타차단제, CCB, ACE 억제제, ARB 모두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항고혈압제 치료의 시작이나 유지에 적합한 약제로 권고된다(I, A).

- 임상연구 결과나 특정 표적 장기 손상에서의 뛰어난 효과를 고려해, 일부 약제들은 특정 조건에서 선호되는 선택으로 고려돼야 한다(IIa, C).

- 기저시점의 혈압이 현저히 높거나 심혈관 고위험군인 고혈압 환자에서는 두 약제의 병용이 처음부터 고려될 수 있다(IIb, C).

- RAS를 억제하는 두 약물의 병용은 권고되지 않는다(III, A).

- 여타 약제의 병용은 고려돼야 하며, 혈압강하의 정도에 있어 혜택을 기대할 수도 있다.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된 약물의 병용이 선호될 수도 있다(IIa, C).

- 복용 약물의 수를 줄이고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일 정제에 두 항고혈압제를 고정용량으로 합한 요법이 선호되고 권고된다(IIb, B).

 

주제발표 4> 2013 ESH, JNC8 및 2014 ASH/ISH를 중심으로 살펴본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과 외국 진료지침의 차이점

진료지침의 근거

▲ 신진호 교수(한양의대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진료지침은 해당분야의 전문가 및 당사자가 모여서 의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비용효율적 측면을 중요시해 작성한다.

근거로 삼을 수 있는 것으로는 전문가 의견·증례 시리즈 증례·대조군 연구·코호트 연구·RCT의 순서로 갈수록 더 중요시하며, 국내에서는 RCT에 비해 증거가치가 비교적 낮은 코호트 연구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RCT와 코호트 연구는 피험자군의 행동이나 외부요인을 통제할 수 있는지 여부에서 기인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RCT는 결과 자체는 매우 객관적이나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이며 고혈압 분야에 있어서는 저위험군 환자에 대한 임상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RCT결과는 신뢰할만하지만 RCT만으로 모든 과학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없고, 저위험군에 대한 RCT는 매우 많은 비용이 필요하므로 RCT에 의해 결과가 입증되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관찰연구를 참고해야 한다.

비교적으로 높은 수준의 근거등급을 제시하는 관찰연구인 코호트 연구는 RCT의 보완 데이터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의 코호트 연구 활용

고혈압 치료에 있어 혈압이 높을수록 사망률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으며, 그 중에서 고위험군에서는 RCT를 통해 혈압을 조절함으로써 사망률에 대한 절대적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음이 증명됐다. 

그러나 저위험군의 경우 RCT를 통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해 진료지침 상에서 치료를 진행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경향이 있어서 RCT의 제한점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이렇듯 RCT만을 근거로 하는 권고안은 '치료에 대한 낙관성'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RCT 근거가 없는 환자군의 치료에 대해서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는 RCT 근거가 없는 저위험군 환자에 대해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의 근거로 제시하고자 했다.

2013 대한고혈압학회진료지침

▶혈압의 분류

'고혈압'은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혈압 90mmHg 이상으로 정의하며, 1기와 2기로 나뉘어진다. 수축기혈압과 확장기혈압 모두 120mmHg과 80mmHg 미만일 때를 '정상혈압'으로 정의하고, 수축기혈압이 120~139mmHg 또는 확장기혈압이 80~89mmHg일 때는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한다. 고혈압 전단계에는 수축기혈압이 120~129mmHg이거나 확장기혈압이 80~84 mmg인 '1기 고혈압 전단계'와 수축기혈압이 130~139mmHg이거나 확장기혈압이 85~89mmHg인 '2기 고혈압 전단계'가 포함된다.

코호트 연구에서는 1기 고혈압 전단계와 2기 고혈압 전단계 사이의 4년간 고혈압으로 이행된 환자의 비율과 치료에 따른 임상 결과 차이가 명확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이러한 부분을 반영해 혈압을 분류하고자 했다.

▶혈압 측정방법

고혈압의 진단, 치료, 예후 평가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정확한 혈압측정이다. 혈압은 측정 환경, 측정부위, 임상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여러 번 측정해야 하며, 표준적인 방법(수은 청진법)으로 측정해야 한다. ESH 진료지침에서는 수은 청진법 외에 비수은 청진법 및 진동법에 대해 추가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2014 ASH/ISH 진료지침에서는 진동법을 선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혈압 환자의 진단평가

그동안 고혈압 환자의 진료지침은 진료실혈압을 중심으로 했으나, 2011 NICE 진료지침에서는 활동혈압(ambulatory blood pressure)을 고혈압 진단의 새로운 황금 표준(gold standard)으로 제시했고, 2013 ESH/ESC 진료지침에서는 기존의 진료실혈압 중심의 진단/치료 기준을 고수하되 자가혈압(out of office blood pressure)의 중요성을 명시함으로써 균형적인 견해를 강조했다.

2013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역시 이러한 국외 진료지침의 흐름을 반영해 혈액검사를 포함한 기본검사 외에 권장검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고혈압 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진행하고자 했다.

▶심혈관 위험인자와 무증후성 장기 손상

고혈압 환자는 대개 다른 심혈관 위험인자를 동반하므로 혈압강하만으로는 고혈압 관련 위험을 조절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심혈관 위험도 산출을 통해 혈압이 낮더라도 위험도가 크거나, 장기 손상이 있으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험도평가에 중요한 지표로는 혈압 수치 외에 1)연령·흡연·비만·이상지질혈증·혈당상승·조기 심혈관질환의 가족력·당뇨병과 같은 심혈관 위험인자와 2)미세알부민뇨·좌심실비대·망막증·동맥경화·동맥경직도 증가와 같은 무증후성 장기 손상 3)뇌질환·심장질환·만성신질환·말초혈관질환과 같은 임상적 심혈관질환 여부가 있다.

심혈관 위험도 분류와 그에 따른 국내 치료방침은 2013 ESH/ESC 진료지침과 유사하다<그림 5>.

▲ 그림 5. 2013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고혈압의 치료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조절해 혈압상승에 의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환자일수록 혈압치료에 따른 이득이 크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축기혈압 10~20mmHg, 확장기혈압 5~10mmHg 낮출 시 뇌졸중 30~40%, 허혈성 심장질환은 15~2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고혈압 치료 시 목표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 확장기혈압 90mmHg 미만이며, 위험인자에 따른 목표혈압은 진료지침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국내 진료지침은 2013 ESH/ESC 진료지침과 유사하다<표 1>.

▶생활요법치료

좋은 생활습관은 고혈압 약제 한 개 정도의 혈압강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병행함으로써 복용 약제의 용량 및 개수를 줄이고, 약제의 효과를 최대화하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국내 진료지침은 염분 및 알코올 섭취 제한·채소와 과일·저지방 유제품의 섭취 권장·체중감량 및 운동·금연을 통한 생활요법을 권고하며, 이는 2013 ESH/ESC 진료지침과 유사하다.

한편, 2014 ASH/ISH 진료지침에서는 소금과 칼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소개하고, 여성에서는 알코올 섭취를 하루 1잔으로 제한했으며, 금연 후 체중 증가에 대한 사전 경고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이 진료지침에서는 생활요법의 위치를 구체적으로 설정해 명시하고 있는데, 제1기 고혈압 환자에서 위험인자 및 심혈관질환이 없을 경우 6~12개월간 생활요법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생활요법을 약물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명시하면서도 생활요법으로 약물치료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장 병용요법

NICE 진료지침에서는 베타차단제가 다른 항고혈압제에 비해 효과가 열등하다는 다수의 보고에 근거해 일차선택에서 제외하고, 특수한 경우 외에는 평가절하 했으나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다른 항고혈압제와의 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2014 ASH/ISH 진료지침에서는 단일 일차약제의 선택에 있어 ACD 법칙을 채택하고, 약제의 증량 및 추가 간격에 대해서 2~3주, 3제 사용에서는 총 6~8주가 소요될 것이라 제시했다.

▶노인 고혈압의 치료

2014 ASH/ISH 진료지침에서는 150/90mmHg를 노인 고혈압의 진단 기준으로 채택한 반면,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1기 고혈압에 대한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으며, 관점에 따라 160mmHg 기준으로 한다. 80세 이상이면서 당뇨병이나 신질환이 있으면 140/90mmHg를 목표혈압으로 권고한다. 이는 ESH/ESC 진료지침과 유사하다.

결 론

고혈압 치료를 위한 국내 진료지침은 RCT 근거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실시된 관찰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진료지침을 한국화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고혈압 치료에 있어 답변이 제시되지 않은 여러 의문점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고, 국내외 여러 임상연구 결과의 간극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Discussion

각 가이드라인의 특징

▶좌장: ASH/ISH 의 가이드라인은 매우 실제적인 점을 강조하며, JNC8은 정말 신뢰할 수 있을만한 근거를 내세우기 원하며, ESH는 전문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는 측면이 있는데, 국내 가이드라인은 어떤가?

▶신진호: 국내 가이드라인은 데이터 측면의 기반은 약하지만 여러 단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했다. 아직 국내에서 RCT 수준의 근거는 미약하지만 여러 의견을 수렴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만들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적용하기에 무리는 없으며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본다.

▶좌장: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은 굉장히 잘 만들었다고 본다. 국내 가이드라인이 RCT나 메타분석의 근거가 미약하기는 하지만 RCT나 메타분석으로 입증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 학회나 단체에 속한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그 부분을 보완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성기철: 국내 가이드라인 상에서 140/90mmHg 이상인 경우 위험인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약물치료를 할 수 있는데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는가?

▶신진호: 가이드라인은 사회적으로 합의 하에 만들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환자가 필요하다고 의사에게 요구하는 경우나 생활요법치료가 어려운 경우 가능하다고 본다.

▶박성하: 가이드라인 제정 시 이용 가능한 RCT나 메타분석, 관찰연구 결과가 있다면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지니는 학술적 가치를 고려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140/90mmHg 이상인 환자의 경우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생활요법치료 후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약물치료를 진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이는 전문가들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면서 과학적인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성기철: 개정된 ESH/ESC 가이드라인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점인가?

▶박성하: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위험인자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약물 치료 외 위험을 평가하는 의사의 역할도 강조한 것 같다.

고혈압 분류에 대한 토의

▶좌장: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서는 유럽 가이드라인의 영향과 국내 환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정상혈압과 고혈압사이에 고혈압 전단계를 지정했다. JNC8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제외돼 있는데, 고혈압 전단계를 넣어 분류한 체계의 타당성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신진호: 140/90mmHg 이상이면서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의 비율은 약 5%이다. 이러한 환자들에서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것과 생활요법 후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료지침은 의사뿐만 아니라 보건당국에서도 참고하며, 역학조사 시에도 이용되고, 고혈압 전단계는 고혈압 예방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고혈압 전단계를 넣어 분류하는 것은 보건 영역에서 타당성을 지닌다고 생각된다.

▶이해영: 높은 정상혈압보다는 고혈압 전단계라는 단어가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에 더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이러한 개념이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것에는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1기 고혈압 전단계의 경우 수치 상으로 고혈압 전단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2기 고혈압 전단계만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성기철: 1기 고혈압 전단계와 2기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한 이유가 있는지?

▶좌장: JNC7에서 120~129mmHg와 130~139mmHg 사이의 임상결과가 큰 차이를 보여 고혈압 전단계 환자의 약물치료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또 위험도 계층화에 있어 유럽의 위험도 차트를 변형해 국내 위험도 차트를 작성했는데, 130~140mmHg에 해당하는 환자에서는 약물치료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유럽 차트와의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 1기와 2기로 분류했다.

▶박성하: 120~129mmHg에 해당하는 환자를 1기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하게 되면 환자에 따라 불안감이 조성되거나 과잉진단/치료와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개인적으로는 2기 고혈압 전단계만을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노인고혈압 또는 나이에 따른 분류

▶좌장: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의견 합의가 어려운 또 하나의 영역은 '나이'로 생각된다. WHO에서 60세 이상을 노인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영: 60세 또는 80세를 기준으로 노인 고혈압을 진단하기보다는 고립성 수축기 고혈압의 진단 여부에 따라 노인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있으며, 60세 이상이 전체 고혈압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60세를 노인 고혈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성하: 실제로 고립성 수축기 고혈압이 발생하는 시기는 60세 이상이고, 대부분의 임상시험 또한 60세 이상을 기준으로 해 진행돼 왔다.

현재까지 모든 노인성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이 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들 환자들에서 혈압을 140mmHg 이하로 낮췄을 때 140~160mmHg 사이로 낮춘 군에 비해 심혈관질환을 유의하게 낮춘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현재 권고기준이 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좌장: 10, 20년 전 임상시험에 참여한 60세와 현재의 60세는 같지 않으며, 나이보다는 고립성 수축기 고혈압과 같은 진단도구가 노인 고혈압의 진단기준이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국내 진료지침은 수은 청진법을 기준으로 혈압을 진단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자동 혈압계의 사용도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박성하: 임상시험을 통해 인정받은 자동 혈압계는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특별히 선호하는 방식은 없다.

▶신진호: 진료 측면에서 혈압 측정 방식보다는 환자의 치료 프로토콜에서 발생하는 오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수동 혈압계와 자동 혈압계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료실 이외 혈압 측정에 대한 토의

▶좌장: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활동혈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활동혈압과 가정혈압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이해영: 고혈압이 아닐 가능성이 환자에서 활동혈압 측정을 통해 고혈압을 확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활동혈압을 강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정혈압은 환자가 신체에 이상이 있을 때 불안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건강 상태나 치료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외래를 통한 혈압 측정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고혈압 위험도에 대한 평가

▶좌장: 고혈압 위험도평가 시 미세알부민뇨 측정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시는지?

▶성기철: 가이드라인에 따라 미세알부민뇨의 역할이나 중요도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미세알부민뇨를 측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개인적으로는 2년 마다 좌심실비대, 미세알부민뇨 등의 측정을 통해 무증후성 표적 장기 손상에 대한 위험도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고혈압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서는 치료 시작 시 위험도평가를 진행하지만 이러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추적관찰 기간 동안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 선택에 대한 토의

▶좌장: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유럽 가이드라인과의 통일성 측면에서 약물 선택 시 의사의 결정권에 대한 비중이 높고, ACE 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CCB 및 이뇨제 등 대부분의 항고혈압제 사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55세 또는 60세 미만 환자에서 ACE 억제제와 ARB, 60세 이상 환자에서 CCB와 이뇨제 사용을 권고하는데, 이처럼 나이에 따란 선호하는 약물을 분류해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견해는?

▶이해영: 젊은 고혈압 환자에서 ACE 억제제와 ARB를 사용하는 것은 호르몬 작용 등을 바탕으로 할 때 임상근거가 있고, 노인 환자에서 CCB와 이뇨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임상근거가 확보돼 있다.

노인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는 항고혈압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ACE 억제제와 ARB가 항고혈압 효과가 없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임상근거가 없고, 당뇨병 및 신질환 동반 가능성이나 장기 손상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ACE 억제제와 ARB가 노인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젊은 환자에서는 ACE 억제제와 ARB, 노인 환자에서는 ACE 억제제와 ARB를 비롯한 CCB와 이뇨제를 사용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좌장: 그렇다면 베타차단제의 효과를 고려할 때 1차 치료제에서 제외하거나 선택약물로 남겨두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박성하: 고혈압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의 조절이며, 70% 가량의 환자에서 병용요법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므로 선택약물을 제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 베타차단제를 1차 치료제로 남겨놓되 뇌졸중 예방 측면에서 열등하다는 임상근거를 고려해 임상의가 환자에 적합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좌장: 티아지드계 이뇨제의 경우 100mg 사용 시 다른 약제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50mg 이상부터 부작용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티아지드계 이뇨제의 사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박성하: 이전 티아지드계 이뇨제 관련 임상근거에 의하면 50~100mg 사용 시 심혈관계 위험은 감소하나 돌연사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25mg 이하의 용량은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임상근거가 확보되어 있지 않으나 현재까지 사용 가능한 이뇨제의 대부분이 티아지드계 이뇨제라는 점, 50mg 이상 사용 시 심혈관계 위험이 감소한다는 점, 국내에서는 병용요법의 대부분이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학술적 측면에서 티아지드계 이뇨제보다는 인다파마이드, 클로로살리돈(chlorthalidone)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좌장: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선호하는 약물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

▶박성하: 임상근거가 충분히 타당성이 있고, 명확하다면 선호할 수 있는 약물을 제안하는 것이 진료지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진호: 개인적으로는 명확하게 금기에 해당하는 약물이 아니라면 임상의의 약물 선택에 혼란을 줄 수 있고, 제시하는 약물에 대한 행간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정 약제를 선호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고혈압에서 체중에 대한 논란

▶좌장: BMI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은데, BMI 25kg/㎡가 정상이라는 임상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서양인의 경우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나 한국인의 경우 BMI 23~25kg/㎡에 해당하는 비율이 높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BMI 범위인 25~27kg/㎡보다 낮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따라서 환자에게 권고하는 내용과 실제 데이터 상의 차이를 고려할 때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는가?

▶박성하: BMI가 낮은 환자에서는 총사망률이 증가하는데, 이는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BMI가 낮아 총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혈압의 목표혈압

▶좌장: 목표혈압을 140/90mmHg로 통일하는 것과 환자가 가진 위험인자나 나이 등을 고려해 140/85mmHg, 140/90mmHg 등 다양하게 설정하는 것 중 실제 임상에서 어느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 보시는지?

▶성기철: 목표혈압을 통일시킨 것이 다양하게 설정하는 것보다 임상근거가 적기 때문에 임상근거가 유사하다면 많은 임상의들이 이해하기 쉽게 통일해 권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좌장: 단백뇨가 있는 환자에서 혈압의 적극적인 조절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단백뇨가 있는 환자에서도 140/90mmHg를 목표혈압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성하: 미국의 경우 RCT 결과만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했기 때문에 목표혈압에서 통일성이 유지됐으나 국내 가이드라인의 경우 AASKD의 연장 코호트 연구 결과를 포함해서 진료지침이 제시됐기 때문에 단백뇨가 있는 환자에서는 130/80mmHg로 적극적인 혈압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어떠한 연구 결과를 가이드라인 제정 시 반영했는지에 따라 발생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코호트 연구 결과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단백뇨가 있는 환자에서는 130/80mmHg로 목표혈압을 설정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 당뇨병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에 대한 목표혈압에 있어서는 확장기혈압이 가이드라인마다 차이가 있어 임상의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는데, 이처럼 하나의 위험인자에 대해서는 목표혈압을 통일시켜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고혈압 약 병합요법에 대해서

▶이해영: 가이드라인 상에서 2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초기 병용을 권고하는데, 요즘 초치료에서 긴장에 의한 일시적인 혈압 상승을 고려하지 않고 병용요법을 시작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따라서 특히 병원과의 거리가 가깝고 저수가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2기 고혈압 환자에서 처음부터 저용량을 병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는 의문이 생긴다. 

실제 병용요법의 근거가 되는 VALUE 연구 결과에서는 6개월 이내에 조절된 환자가 6개월 이후에 조절된 환자보다 효과적이라 언급했으며, 국외 가이드라인에서는 1개월 내지 2개월 내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ARB의 경우 병용요법 시 반 알의 사용은 24시간 강압 효과가 유지돼야 한다는 대전제에 위배되며, 반 알에서 한 알로 증량할 경우 환자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

한국처럼 수가가 저렴해 내원이 쉬운 경우라면 2기 고혈압 환자에서 초기 치료 시 한 알부터 사용하는 것이 학술적·사회적으로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좌장: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증량보다는 서로 다른 작용이 있는 약물을 소량 추가해 사용하도록 강조하고 있는데, 저용량 병용요법 시에는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해영: ARB나 ACE 억제제를 소량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것은 저녁 혈압의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어 한 알을 모두 사용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좌장: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혈당이 크게 강하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저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또 ARB나 ACE 억제제를 반 알 사용한 후 치료 효과가 좋아지는 경우도 실제 임상에서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반 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 추적관찰

▶이해영: 2년마다 무증상 표적 장기 손상이 존재하는지 위험인자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어떤 방법을 추천하는지? 모든 lab 검사를 해야 하는건가?

▶박성하: 모든 검사를 다 하기에는 힘들기에 최소 2년마다 EKG나 미세단백뇨를 포함하는 lab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좌장: 훌륭한 강연과 열띤 토론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로써 좌담회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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