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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총 둘러싼 집행부-대의원회 '갈등' 수면위로
임총 둘러싼 집행부-대의원회 '갈등' 수면위로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2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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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총파업 재진행' 요청, 대의원회 '불가' 통보
정관 해석 논란...노환규 회장 "회원에 직접 묻겠다"

'총파업 재진행' 안건의 임총 상정 여부를 둘러싸고,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노 환규 의협회장은 재신임 투표로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지난 26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총파업의 재진행 여부에 대한 안건을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 대의원 총회에 상정 요구키로 의결했다. 의정협의 결과를 수용하고 파업투쟁을 유보한 의협이 총파업 재개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정부가 원격의료·건정심 등 의정협의 주요 내용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보를 되풀이 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의협은 '총파업 재진행' 안건을 임총에 부의할 것을 대의원회에 공문으로 정식 요청했으나, 27일 대의원회는 '불가' 결정을 회신했다. 이날 대의원회는 의협 회장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상임이사회가 26일 제출한 부의안건은 의협 정관에 따라 이번 임시대의원총회 부의안건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불가피하다면 새로운 일정을 정해 소집요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대의원회가 집행부의 안건상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근거로 내세운 의협 정관은 제 17조(대의원총회) 4항과 5항이다. 이 규정은 임시총회의 경우 '7일 전에 회의의 목적·토의사항·일시·장소를 공고하고 각 지부와 의학회 및 각 협의회에 통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임시총회에서는 부의안건 이외의 사항을 처리하지 못한다'고 돼있다.

이번 임총에 대한 공고는 이미 지난 21일 공표됐으며, 집행부가 안건 부의를 요청한 26일은 임총 개최일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이어서, 새로운 안건을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게 대의원회의 입장이다.

그러나 의협 집행부의 시각은 다르다. 정관 제 17조에는 '긴급을 요할 때에는 일자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란 예외 규정이 있으므로, '총파업 재진행' 같은 긴급 사안은 '7일전 공고'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야 한다는 해석이다.

▲지난 3월 3일 노환규 의협회장이 '10일 하루 파업 투쟁' 돌입 여부를 묻는 전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당시 투표에는 4만8861명의 회원이 참여, 76.69%의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긴급'이냐 아니냐...해석 관점의 차이 커

결국 총파업 투쟁의 재시작이라는 사안이 긴급 안건에 해당하느냐 아니냐에 대한 해석 차이가 집행부와 대의원회의 입장을 가르고 있는 셈이다.

의협 집행부는 28일 안건 상정 요구와 함께 긴급 임시총회를 30일 소집할 것을 대의원회에 별도로 요구했다. 정관상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는 기구는 이사회·상임이사회·대의원회운영위원회 3곳이다. 애초 예정된 임시 대의원총회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의결로 개최가 결정된 것이고, 이와는 별개로 같은 날 의협 상임이사회가 요구하는 임총을 따로 열어달라는 요청이다. 여기서 총파업 재개 안건을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것이 의협 집행부의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집행부의 임총 개최 요구 역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긴급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엔 '7일전 공고' 규정에 걸려 30일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대의원회가 집행부의 안건상정 요구와 긴급 임총 개최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양측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28일 오후 현 사안에 대한 토론을 온라인상으로 진행했다. 일부 위원은 집행부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피력했으며, 이에 대해 정관을 보수적으로 해석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16개 시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들로 구성돼 있다.

노 회장 "편한 마음으로 신임 여부 기다릴 것"

노환규 의협 회장은 대의원회의 결정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노 회장은 27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유보됐던 2차 총파업 재개결정을 임시총회에서 내려줄 것을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나 대의원회 의장께서는 '총파업 재개결정은 긴급을 요하는 사안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사진=노환규 회장의 페이스북 화면 캡쳐

파업투쟁에 대한 대의원회 의장의 개인적 소신이 임총 안건상정 여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노 회장은 "대의원회 의장께서는 '회원투표는 정관에 없다. 총파업 결정은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면서 "의장께서는 줄곧 대정부 투쟁을 반대해 왔기 때문에 임시총회에서 총파업 재개 안건을 끝내 다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전회원 투표로 혼란스런 상황을 정리하겠다는 각오다. 의협은 28일 정오부터 총파업 투쟁 재개 찬반을 묻는 전회원 긴급 설문조사에 돌입했다. 안건이 임총에 상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투표다. 결과는 30일 임총 석상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설문 내용은 △2차 총파업 재개에 대한 의견 △대의원총회 혹은 회원투표에서 총파업이 결정되는 경우 대의원총회 결정에 따를지 전체회원투표를 다시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 △대의원총회에서 총파업이 부결되는 경우 대의원총회 결정에 따를지 전체회원투표를 다시 실시해야 할지 여부 △대의원총회에서 총파업 논의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 전체회원투표를 다시 하거나 전체회원투표 없이 추이를 지켜볼지에 대한 의견 등이다.

또 △ 대의원총회에서 논의될 새로운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비대위원장을 의협회장이 맡아야 할지 여부와 △노환규 의협회장에 대한 평가 항목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의협회장에 대한 평가 항목은 ▲투쟁과 회무를 모두 믿고 맡겨야 한다. ▲회무에만 전념하게 해야 한다 ▲투쟁과 회무 모두 맡겨서는 안 된다 등 3가지 보기 중 선택하도록 구성돼 있어, 사실상 의협회장 신임 여부를 묻고 있다.

이와 관련 노 회장은 자신의 SNS에 "지금의 고통은 지난 오랜 시간 항거하지 않고 뒷걸음질을 선택했던 우리들의 선택에 대한 대가이다. 지금 치르지 않는다면 언젠가 더 크게 치러야 할 대가"라며 "이번 투표에는 나에 대한 신임도 포함돼 있다. 투표 결과를 따르면 될 것이니 편한 마음으로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 임시대의원총회는 30일 오후 2시부터 의협회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현재 공표된 심의 안건은 △이번 투쟁과 협상에 관한 회무감사 보고의 건 △감사보고에 따른 사후대책 및 처리의 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운영 및 재정에 관한 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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