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언론·의료계 국회토론회서 성형수술 규제 강화 한목소리
"무차별 광고 성형수술 부추겨…수술정보, 환자에게 정확히 제공해야"
남윤인순,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잇따른 성형사망 예고된 비극인가'라는 주제로 성형수술 안전성 확보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 또는 토론자로 참석한 참석자들은 성형수술시장의 경쟁 과열로 인해 성형수술 및 시술의 질이 떨어지고 사망사고를 포함한 수많은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형수술 및 시술 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기반으로 관련 제도 및 정책 및 성형광고 규제가 필요하다데 공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먼저 "성형수술이 안전하게 시행된다는 전제하에서 성형수술의 필요성 인정한다"면서 "의료행위이자 상품으로서의 이중성을 갖고 있는 성형수술이 안전하게 시행되도록 의료제도 또는 정책 강화와 의사-환자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해 공정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안전하지 못한 성형수술이 계속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미용성형시장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자질이 부족하거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하고 있는 현실, 과다한 성형수술과련 서비스 공급으로 인하 불필요한 수요 창출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용성형 수술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무자격자에 의한 수술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에 대한 수술 ▲자질이 부족한 의사에 의한 수술 ▲수술과정, 회복과정, 합병증 및 후유증 예방과정에 대한 질관리 부족 ▲예상치 못한 사고에 대한 대처방안 부족 등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성형수술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과열된 성형시장의 경쟁을 완화시켜야 하며, 해결책으로는 정부가 관련 의료제도 및 정책 개선 등으로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비의료인이 수술을 하거나 판촉행위를 하는 것, 또는 수술 결정을 하는 것 등 기존 의료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이에 대한 감시, 감독을 강화해야 하며, 의사-환자간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환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습득해 이해한 후 수술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공정한 계약관계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형수술을 하는 의료기관들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최대로 공개하고 성형수술을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들을 잘 평가해서 인증하는 등의 방법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으며, 불법 또는 과장광고, 가격덤핑이나 담합을 방지하기 위한 표준약관 또는 계약서를 만들어 활용하거나 표준가격제 등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의료관광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의료관광특구를 지정하는 등 성형수술 시장 확대를 부추기는 지원이 이어지면서 성형수술에 대한 부작용을 정부가 활성화시킨 측면도 있다"면서 "실제로 미용성형시장 활성화로 인하 이득은 크지 않다. 정부가 나서서 미용성형수술 경쟁을 부추기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김희영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장은 여성에 외모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인식과 공해수준의 성형광고의 범람이 불필요한 성형수술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여성들은 왜 성형을 하고 성형산업은 어떻게 여성들에게 고통을 주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회적으로 왜곡된 여성에 대한 미의식과 무분별한 성형광고의 홍수 그리고 '렛미인', '다이어트 워' 등 방송 프로그램 등이 여성들의 불필요한 성형수술을 부추기고 양산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특히 "여성들이 외모관리 실천하는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 의류의 사이즈가 작은 사이즈 위주로 생산되는 분위기, 비만한 여성을 게으르다고 보는 노동시장의 시각, 외모에 따른 사회적 불이익 발생, 성형수술을 조장하는 광고의 범람 등이 여성들로 하여금 성형수술을 감행하게 한다"면서 "외모가 권력이자 전부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모든 여서들이 식이장애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성형수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계, "부적절한 계약하는 의사, 과연 전문인인가"
최근 모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후 사망한 여고생 사건에 대해 보도한 범기영 KBS 기자는 다수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성형회과원장들과 전문인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부적절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성형수술 사고율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 기자는 "상당수 성형외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성형회과 의사들이 대리수술, 수술 도중 환자 상담, 릴레이 수술 등이 명기된 부적절한 계약서에 동의하고 근무하고 있다"면서 "과연 이러한 의사들을 의료전문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병원장이 모든 수술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모든 수술방에 타이머를 두고 수술을 관리하는 행태가 적잖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식이다보니 정석대로 꼼꼼하게 수술하는 의사들이 오히려 관리대상이 될 수 있다. 심지어는 상담실장이나 코디네이터가 수술의 시행여부와 종류를 결정해도 집도의가 결정을 바꿀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당수 의사들이 무분별하게 면허대여를 하고 있는 행태 또한 성형사고를 유발하는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성형외과醫, "국민들께 죄송…자정활동 강화하겠다"
강도 높은 성형수술 실태에 대한 비판에 박영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윤리이사는 성형외과의사회 차원의 자정활동 강화를 약속했다.
박 이사는 먼저 "최근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죄드린다"면서 "성형수술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형수술의 상품화를 막아야 하며, 환자마다 개별화되고 그 개선이 존중해 차별적인 수술이 시행되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성형수술에 공통의 문제로 인식해 처절한 자기반성과 통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형수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술방 안전시설 및 장치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 요건을 마련하고 수술 전 환자에 대한 최소한의 사전 건강상태 파악을 의무화해야 하며, 수술에 참여하거나 수술의 일부를 다른 의사가 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반드시 환자에게 고지되고 동의돼야 한다. 아울러 의료기록물에 대한 표준기준안이 제시돼야 하며, 의사들에 대한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형광고 및 성형산업을 합리적으로 규제해야 한다. 외국인 성형, 피부 의료관광객 불법 브로커 문제 해결해야 하기 위해,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외국인 부가세를 환급해줘야 한다. 부가세 환급은 투명한 매출 공개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장소 등에서의 무분별한 과대광고로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자율정화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며, 향후 성형 관련 광고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규제방안을 수립해 국회 이법 추진을 시행하겠다. 신고센터를 개설해 성형수술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의료기관들이 저지르는 불법행위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복지부, "개선 필요성 인정…실태조사 통해 규제 강화"
보건복지부는 성형수술 부작용 해결을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성형수술 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통해 필요한 규제를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양윤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보건의료제도개선팀장은 먼저 "성형수술 부작용에 대한 국회토론회가 열릴 정도면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양 팀장은 그러나 "정부에서 당연히 성형수술 실태와 부작용 즉 얼마나 성형수술이 이뤄지고 있는지, 수술의 어느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는지, 수술 부작용의 원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실태파악을 위해 무지 애를 썼다. 그러나 관련 정보가 부족해 체계 있는 연구를 할 수 없었고 정책적으로 판단할 정도의 결과물도 내놓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형수술 부작용 및 사고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었고 개선책 마련 필요성에 공감한다. 특히 관련 규제강화와 과도한 광고 규제 필요성에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 팀장은 "성형수술 역시 의료행위인 만큼 부작용이 따른다. 그런데 환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 성형수술의 종류별로 환자들이 숙지해야 할 사항을 정리한 정보집을 만들어 놓은 상태다. 향후 정보집을 배포해 환자들에게 정보를 알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