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여파 국민 정신건강 '적신호'

세월호 사고 여파 국민 정신건강 '적신호'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14 15:4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활용 당부
언론 '자살보도 가이드라인' 준수해야…획기적 정책지원 필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해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잇따라 자살을 시도하는가 하면 자원봉사에 참여한 4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민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14일 세월호 사고 여파로 국민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과 언론 및 정부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이 자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지나치지 않고 경청함으로써 고통스런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신건강이 흔들리고 있는 가까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이를 주변에 알린다"며 "자살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귀를 열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통스런 감정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자살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듣는 과정을 통해 어느정도 자살을 생각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이나 시도까지 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대한 파악이 어렵다면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나 가까운 병의원을 통해 자문해 달라"고 밝혔다.

신경정신의학계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적절한 입원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을 바라보는 인식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들도 나타나고 있다.

학계는 OECD 국가 중 자살사망율이 1위로 높은 우리사회에서 사고의 여파가 자살율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국민의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언론에 대해 '한국자살예방협회의 자살보도 가이드라인'<아래 표>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이동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이사는 "많은 국민이 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에서 자살관련 보도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자살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보도하게 된다면 자살이 문제해결의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과 구조 요청방법을 함께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정부의 획기적인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24시간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가 설치돼 있지만 전문가의 24시간 응급출동이 이뤄지는 지역은 서울과 안산 등 일부에 국한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응급실에서 자살시도자를 위해 사례관리자가 상주하면서 지속적으로 치료에 개입할 수 있는 '응급실 기반 자살예방사업'도 전국 25개 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더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2012년 인구 10만명당 고의적 자해 사망자(자살)는 28.1명으로 1992년 8.3명에 비해 3배가 넘는다.

자살 사망률은 1992년 8.3명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18.4명으로 늘어났으며, 2002년 17.9명, 2007년 24.8명, 2011년 31.7명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12년 28.1명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인구로 계산한 한국의 자살률은 29.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 OECD 평균(12.5명)의 2.3배에 달했다.

 

<표>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1.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2.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3.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4.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5.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합니다.

6. 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7.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8. 자살 예방에 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9. 인터넷에서의 자살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