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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로 담아내는 예술, '담을, 무엇'전
식기로 담아내는 예술, '담을, 무엇'전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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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바꾸는 52주 프로젝트, 그 첫 번째 무대로 13인의 작품 선뵈
가인갤러리 서촌으로 이전해 갤러리이자 아트샵인 '아티스티끄'로…

 
평창동에 있던 가인갤러리가 최근 경복궁 서촌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오픈한 예술공간, 아티스티끄(Artistique)의 런칭 특별전 '담을, 무엇'전이 8월 29일까지 관객에 선보인다.

생소하지만 왠지 어감이 익숙한 이름, 아티스티끄(Artistique)는 '아티스트(artist)'와 '부띠끄(boutique)'를 합성한 조어다. 예술가가 만든 '기능성 작품'들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이곳은, 약 10여 년 간 평창동에서 실험적 전시로 국내외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온 가인갤러리가 최근 공간을 이전하면서 새롭게 오픈한 세컨 갤러리이자 아트샵이다. 이번 아티스티끄가 야심차게 준비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52 Objects in 52 Weeks'. 우리들의 평범한 삶에 예술적 요소를 더해 줄 일상의 오브제를 매주 한 점씩 1년간 제안하는 프로젝트다.

'52 Objects in 52 Weeks'의 문을 열 첫 번째 전시 '담을, 무엇'展. 현대 도예가와 유리 공예가 13인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식기를 단순 생활 용품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예사적 맥락, 사용자의 공감, 소유욕을 자극하는 미감 그것이 놓일 공간과의 조화 등 식기를 특별한 오브제로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함축하고 있는 전시로 꾸며졌다.

전시에 참여한 13명의 작가들은 흙과 유리라는 친숙하지만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요하는 소재를 가지고 독창적이고 개성있는 일상의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참여작가 수 만큼이나 다양한 작품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불이 만들어 내는 우연성과 작가의 의도에 의한 필연성을 조화시켜 도자를 구워내거나(윤상혁) ▲유리라는 소재와 기(器)라는 형태를 중심으로 그 속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거나(김준용) ▲기하학적 형태를 모티브로 현대적 감각이 더해진 캐주얼한 식기를 제안하거나(박소연) ▲곡선과 면의 집적과 반복을 되풀이함으로써 즐거운 노동으로서의 예술의 과정을 즐기는(박성훈) 등 작가들의 전혀 다른 기법과 의도가 전시 속에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런가 하면 ▲화선지에 먹이 스민 듯한 동양적 추상 회화를 그릇에 재현하거나(한상현)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과 현대가 동시에 살아 숨쉬는 세련된 식기를 탄생시키거나(박선영) ▲투명한 유리에 물감을 연상시키는 아찔한 컬러를 의도적으로 흘린 그릇을 내 놓거나(박선민) ▲유리라는 소재에 달 항아리라는 한국적 주제를 입혀 아름다운 컬러로 변화를 주거나(김영무) ▲추상표현주의 회화를 유리조형 버전으로 재탄생시키는(김정석) 등 그릇을 캔버스 삼아 회화의 세계를 풀어 놓는 비슷한 무리의 작업들도 흥미롭다. 또한 ▲이중기 기법을 사용해 음식을 위한 무대를 창조해 내거나(오유리) ▲동화적 감수성과 따뜻한 상상력으로 유리를 매개로 한 나와 우주의 드라마를 빚어내거나(오혜린) ▲일상의 틈에서 나오는 기포의 청량감을 유리 그릇으로 표현해 낸(김경범) 시적인 감수성도 읽을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의 예술관과 제작 기법, 물성에 대한 이해는 제각각이겠지만 공예에 대한 열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성만큼은 모두 다르지 않다. 오랜 노동과 시간이 축적된 자신의 특별한 작품에 사용자 개개인이 '담을, 무엇'이 더욱 특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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