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의료공급자 통제 정책 "문제 있다"

박근혜 정부 의료공급자 통제 정책 "문제 있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15 12:32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영건 CHA의과학대 교수 "현 의료정책 김대중·노무현 정부 유사"
공급자 통제하는 '비시장주의' 접근..."의료 공급·이용 악화될 것"

▲ 지영건 차의과학대학교 교수(예방의학교실)
박근혜 정부의 의료정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같이 급여확대·보장성 강화·의료공급자 통제라는 비(非)시장주의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영건 CHA의과학대학교 교수(예방의학교실)는 <병원>지 최근호 편집위원 칼럼(의료정책에서의 시장주의와 비시장주의)을 통해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도 의료서비스 자체는 비시장주의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고, 의료서비스 외적 환경에 대해서는 시장주의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비시장적인 정책으로 의료공급자들의 손실 감수와 희생이 계속될 경우 의료왜곡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정책을 둘러싼 용어 논쟁과 관련, 지 교수는 '우파와 좌파'·'보수와 진보'라는 용어 대신 '시장주의'와 '비시장주의'라는 표현을 쓸 것을 제안했다.

지 교수는 "비시장주의는 의료의 시장실패를 강조하고, 의료에서 이윤 동기가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입장과 함께 의료공공성이 국가 또는 공적 소유의 지배구조 하에서 구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이념은 의료에서 시장원리 자체를 배제하고, 영리의료법인과 민간보험 자체를 반대하며, 공보험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주의는 의료에서도 시장의 기능이 일정부분 작동하고, 그것이 국가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영리의료법인과 민간보험이 공보험과 공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비시장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미국이 갖고 있는 의료 문제, 즉 세계 최고의 의료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나을 것 없는 건강지표와 의료보장을 받지 못하는 의료사각지대의 존재에 주목하지만 시장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의료서비스의 산업화를 통해 국내 경제성장을 꾀하고, 해외 환자 유치와 해외 병원 진출을 통한 국부 창출 기회를 강조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역대 정부의 정치적 이념과 실제 추진한 의료정책에 대해 분석한 지 교수는 "정치적 이념과 의료정책 이념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반공주의를 기치로 내건 이승만 정부의 경우 보건의료에서 미국의 제도와 유사하게 자유방임적 시장경제에 맡길 수밖에 없었고, 민간중심의 보건의료공급체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탈빈곤을 내세운 박정희 정부의 경우 기업별로 의료보험조합을 운영하는 조합주의를 채택했고, 기업내에 적립되는 의료보험기금을 기업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거나 기업에 유리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뒀다며 김대중 정부의 통합주의와 비교하면 확실한 시장주의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성장보다는 평등한 배분을 중시한 좌파성형의 정부라면서 의료보험 통합을 성사시키고, 공공의료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음으로써 비시장주의를 지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02년 12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외국인 투자병원을 허용하고(김대중 정부), 2006년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통해 영리 의료법인·민간 의료보험·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 등 시장주의 정책을 추진(노무현 정부)함으로써 시장주의 정책을 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적어도 의료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이념적 지향점과는 상관없이 표와 경제살리기의 방편이 되고 있다"며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외면 당하고, 의료공급 주체들의 손실감수와 희생이 전제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왜곡되고 비정상적인 의료의 공급과 이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