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암 치료 구현을 선도해 나갈 것"

"개인 맞춤형 암 치료 구현을 선도해 나갈 것"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8.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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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 암센터 비전 제시

2003년 기능적 암센터를 표방하며 국내 대학병원에서는 최초로 암질환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서울아산병원 암센터가 출범했다.

그 후 암센터는 서관 개보수를 하면서 대부분의 서관 진료공간을 암센터로 재배치했다. 최근에는 서울아산병원 전체 외래, 입원환자의 40~50%를 암환자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암센터를 찾는 환자들이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은 속속 암센터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대부분 경쟁병원에서는 최근 수년간 '암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엄청난 시설투자를 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도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국내 최초로 선진 의료시스템을 도입해 국내·외에 전파하고 있으며, 수술 성공률을 비롯한 치료성적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대장항문외과)을 만나 암센터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Q. 먼저 서울아산병원 암센터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암환자 110만명 시대인 요즘, 암은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자리하면서 많은 고통을 주고 있다.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진료는 매년 암환자의 생존율과 치료성과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으며,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역시 많은 기여를 했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2003년 처음 문을 연 이래, 선진국형 통합진료시스템을 도입하고 맞춤형 암 치료 개발을 본격화하는 등 국내 최초의 행보로 대한민국 암 치료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우리 암센터를 찾은 외래환자 수는 69만 7853명, 수술은 1만 7467건에 이르며, 이는 엠디앤더슨 암센터,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들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연구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선도형암연구사업단'과 '항암선도기술지원센터'에 선정된데 이어 국내 최초로 유전체맞춤암치료센터를 개소했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항암치료기술 분야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고, 맞춤형 암 치료를 위한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WIN 컨소시엄'에 가입하며 세계 최정상급 반열에 올라섰다.

Q. 세계적 수준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형 암 치료'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유전체 기반 '맞춤형 암 치료' 기술을 선도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면 고맙겠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1년 아산-다나파버 암유전체연구센터를 설립하고, 2012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전체맞춤암치료센터를 개소하며 대한민국 '맞춤형 암 치료' 개발을 본격화 했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공동으로 맞춤형 암 치료를 위한 '한국형 온코맵'과 '온코패널' 플랫폼을 구축, 2000여례의 맞춤치료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아시아 권역에서 맞춤형 암 치료의 발전을 선도해왔다.

또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와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 암 연구소 등 암 분야의 세계 최정상급 병원, 연구소들과 초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세계와 대한민국의 '맞춤형 암 치료' 연구 격차를 해소해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맞춤형 암 치료' 기술은 실용화 직전 단계에 와 있는데, 올해에는 폐암·대장암·악성 흑색종 환자 550여명에 대한 시범적용을 시행할 계획이다.

세계 유수의 병원들이 유전체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실제 임상에 적용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서울아산병원의 탁월한 역량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맞춤항암치료기술 분야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받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앞서 2006년 '선도형 암 연구사업단', 2010년 '국가지정 항암 선도기술지원센터'로 선정된 바 있으며, 한국인의 주요암(위암·폐암·간암·대장암·유방암)을 대상으로 유전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맞춤의료 응용기술 개발, 데이터 분석 및 시스템 구축, 국제협력 및 인재양성 등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Q. '맞춤형 암 치료'를 위해서는 풍부한 고난도 암 수술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서울아산병원의 암치료 성과에 대해 말해달라.
서울아산병원은 고난도 암 수술 및 치료 분야의 수술건수와 성공률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먼저 대장암의 경우 수술건수가 2만례를 넘어섰으며, 특히 수술이 까다롭고 고난도 수술기법이 요구되는 직장암 수술의 경우 조기직장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완치율)은 94.1%, 진행 암은 80.6%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조기직장암의 5년 생존율은 88.2%, 진행 암에서는 69.5%에 그치고 있지만(2003~2009년 미국 SEER 암분석 통계),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수술 받은 직장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1기(조기직장암)에서 94.1%, 진행 암인 2기와 3기에서는 각각 87.8%, 75.4% 로 나타나 의료선진국보다도 높은 치료 성적을 보였다.

유방암 또한 2만례를 넘어섰다. 1기 97%, 2기 94%, 3기 80%가 넘는 높은 생존율을 기록한 것은 미국 MD앤더슨 암병원 등 세계 유수 병원과 대등한 성적이다.

또 최근에는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유방암으로 가슴을 잃은 여성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즉시재건술을 받고 있으며, 재건 후 5년 생존율은 90% 이상에 달한다.

이밖에 자궁경부암 복강경 수술, 복강경 위암 수술, 복강경·로봇 간암 수술 등에서 세계 최다 수술건수와 최고 성공률을 이어가는 한편,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간문부담도암에 광역학치료·항암치료를 병행해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등 세계 암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바꿔나가고 있다.

Q.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선진국형 통합진료 시스템에 대해 소개해달라.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지난 2006년 선진국형 통합진료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암 환자 한 명이 진료실에 들어섰을 때 암의 진단,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각각을 담당하는 암 치료 전문의 모두가 동시에 한자리에 모여 종합적인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최고의 맞춤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령 대장암 환자의 경우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하고, 기존의 외래진료 시스템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먼저 소화기내과를 거쳐 외과와 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 진료과를 순서에 따라 거치게 된다.

해당 검사를 일일이 처방 받아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었다. 환자 대부분이 각각의 진료과를 방문하고 치료계획을 들은 후 스스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환자와 여러 진료과 전문의가 동시에 한 자리에 모여 최적의 치료계획을 수립함으로써 환자와 그 가족들이 느끼는 치료 방향에 대한 신뢰는 물론 의사결정의 부담감도 줄어들게 됐다.

이렇게 기존의 시스템으로 암 치료를 받을 경우 진료대기 일수를 감안할 때 최소 1개월에서 수개월까지 진료와 검사만으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통합진료시스템은 암 환자가 첫 외래진료를 받은 뒤 정밀검사를 거쳐 수술 또는 항암치료를 받기까지 2~3주 이내에 가능해졌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세계 최고 간이식 전문가(이승규 교수) △국내 최고의 대장암 수술팀(유창식 교수) △체내문합술 복강경 위암 수술 세계 최고 기록 보유자(김병식 교수) △간암수술 명의(이영주 교수) △유방암 수술 건수 국내 최다 기록(안세현 교수) △전립선암 수술 최고 권위자(김청수·안한종 교수) △방사선 암치료 명의(최은경 교수) 등 서울아산병원이 자랑하는 분야별 대가들이 현재 매주 12개 암 종에 대해 22개의 통합진료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아산병원의 통합진료를 경험한 환자들이 계속 증가해 2011년 1만 1612명, 2012년 1만 4882명, 2013년 1만 8380명으로 늘어났다.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환자가 여러 번 외래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도 덜어주고 있다. 치료효과 또한 우수해 통합진료를 경험한 환자 만족도는 99%에 달한다.

Q. 암 생존자 관리를 위한 '4대 전문 클리닉'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암 평생관리 클리닉'·'암환자 스트레스 클리닉'·'암성 통증 클리닉'·'암 재활 클리닉' 등 암 생존자 관리를 위한 4대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암이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환화 되어가고 있는 요즘 육체적 치료 외에도 통증과 스트레스 치료를 통한 삶의 질 관리는 암 환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이 암환자를 대상으로 우울증 정도를 조사한 결과 약 30% 이상이 과도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호소했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암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도 긍정적 마음으로 삶에 질에 관심을 갖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스트레스 관리와 통증조절을 통한 치료효과 증대, 재활치료를 통한 사회로의 빠른 복귀, 평생관리를 통한 2차암 예방과 정신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삶의 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암 평생관리 클리닉'에서는 암 치료가 끝난 후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을 상담하고, 암의 재발과 이차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이어가도록 돕고 있으며, '암 환자 스트레스 클리닉'에서는 치료를 받으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심리적 변화와 치료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우울, 불면과 같은 심리적인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암성 통증 클리닉'에서는 적극적인 통증 조절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암 재활클리닉'은 환자에게 발생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신체 증상 및 피로를 개선 할 수 있는 맞춤형 재활치료와 운동법을 통해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 암환자와 가족이 웃음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사랑의 웃음치료'를 비롯해 '명상치료'·'발마사지'·'원예치료' 등 암환자와 가족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운영하며 삶의 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 각종 멀티미디어 매체를 통해 암에 관한 정보를 동영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식이영양 프로그램과 증상관리 교육 프로그램, 각종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Q. 최근 연세암병원이 개원을 하면서 병원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맞서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국내 최초로 선진 통합진료 시스템을 도입해, 암종별로 세분화된 세션을 갖추고 오랜 기간에 걸쳐 체계적인 다학제협진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통합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방향을 초기에 제시함으로써 우수한 치료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환자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다른 병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것은 통합진료 뿐만이 아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암 환자만을 위한 전용 응급실인 '긴급진료실'을 33병상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세계 최초로 문을 연 긴급진료실은 내과와 응급의학과를 동시 전공한 긴급진료실 전담 교수 이하 '암환자 긴급진료팀'이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여서 메이요, 엠디앤더슨 등 최정상급 암센터들로부터 벤치마킹 문의를 꾸준히 받고 있다.

특히, 암 치료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맞춤형 암 치료'에서는 아시아를 대표해 전 지구적 차원의 공동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를 지향하는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초 및 중개, 임상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놓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만의 차별적인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Q. 서울아산병원 암센터의 발전방향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유전체 기반의 국제 연구 및 임상시험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고, 폐암과 대장암, 악성흑색종을 시작으로 개인 맞춤형 암 치료의 구현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또 다학제 협진을 기반으로 한 선진형 암 진료 프로세스를 정착시켜 암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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