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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권력 만파식적 도난사건 전말은?
절대권력 만파식적 도난사건 전말은?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4.08.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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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연극만발'시리즈 '만파식적 도난 사건의 전말'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9월 5일부터 21일까지
 

국립극단 가을마당의 문을 여는 화두는'삼국유사'다. 국립극단은 천년의 고서이자 한국 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는 삼국유사를 통해 우리만의 고전을 새로운 창작극으로 만들자는 기획으로 지난 2012년 가을마당에서 '삼국유사 프로젝트'를 5편 연속으로 선보인 바 있다. 올 해는 '삼국유사 연극만발' 시리즈로 좀 더 젊은 연출과 작가들의 작품으로 과감한 도전의 문을 연다고 한다.

그 첫번째 작품으로 내달 9월 5일부터 21일까지 김민정 작가와 박혜선 연출의 '만파식적 도난 사건의 전말' 이 무대에 막이 오른다.

이 연극은 만파식적 설화를 바탕으로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판타지를 가미해 새롭게 쓴 희곡이다. 만파식적은 신라 신문왕 2년에 용으로부터 대나무를 얻어 만들었다는 전설의 피리다. 삼국유사에는 효소대왕 때 화랑 부례랑의 실종과 함께 만파식적을 도난당했고 이후 부례랑의 귀환과 함께 다시 찾게 되지만 다음 원성왕 때까지 보관되다 자취를 감추었다고 쓰여 있다.

작품은 이 단 두 줄의 기록에서 시작된다. 조화와 치세의 상징 만파식적…. 이 귀물을 현대인이 갖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금 연주자인 주인공 길강은 우연한 기회에 '만파식적'을 불게 돼 신라 시대와 현대를 넘나들게 된다. 이렇게 시작되는 연극은 설화 속 인물들과 그들의 현대판 인물이 교차되며 과거나 현재나 다름없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그린다. 피리를 차지하려는 권력의 아귀다툼 속에 주인공 길강이 있다. 길강은 빽도 없고 대책도 없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기질과 정의감이 살아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현대와 과거가 교차되는 설정과 평범한 주인공이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을 갖게 된다는 설정이 언뜻 장르소설의 분위기를 풍기며 피리의 행방을 쫓는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지만 그 속에는 짙은 우수의 분위기가 깔려있다.

인간의 세계로 내려온 만파식적은 권력과 탐욕의 상징일 뿐이다. 인간은 얻고자 하는 욕망에 충실하다 보니 피리가 가지고 있는 조화로운 소리와 평화를 가져오는 치세에는 눈이 멀어 목적을 상실한 채 질주한다. 권력에 무력한 무자비한 인간들과 그 권력을 견제하려는 평범한 소시민의 정의가 대립되며 복합적인 인간의 본성을 그린다.

작가는 이 연극을 통해 전설의 피리를 갖기 위해 욕망의 정쟁을 벌였던 신라의 이야기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의 욕망에 충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병치해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고, 현재에 투영된 과거의 진리를 말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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