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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긴 역사와 일상의 '공간'

렌즈에 담긴 역사와 일상의 '공간'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4.09.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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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현대사진작가 3인 'Italian Nostalgia'전
11월 8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총 67점 선보여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현대사진작가 3인 'Italian Nostalgia'그룹전이 한미사진미술관 19층 제1전시실, 20층 제3전시실에서 11월 8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미사진미술관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공동기획한 전시로 한국의 디지털 과도기 세대에 속하는 1960년대 작가 3인의 작업을 선보인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이 묘하게 뒤섞인 1990년대…. 사회 전반의 변화를 직감하며 새로운 현실과 사라지고 잊혀가는 것들 사이의 균열을 아날로그와 디지털 혼성의 이미지로 대응했던 한국 작가들, 한편 같은 시대를 살아온 이탈리아 사진가들이 어떠한 작업들로 동시대를 풀어냈을까?하는 답을 이번 전시에서 제시한다.

세 작가는 체사레 디 리보리오(1960년~ ),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1964년~ ), 그리고 루카 질리(1965년~ )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 지역 출신 작가들이다. 이곳은 21세기 이탈리아 현대사진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 작가이자 집필자·전시 기획자로도 유명한 루이지 기리(1943년~1992년)가 태어난곳 이기도 하다.

체사레 디 리보리오는 1993년에 바스코 아스콜리니(1937년~ )와의 만남을 계기로 아마추어에서 프로사진가로 전향했고, 루카 질리는 1998년에 그래픽아트 스튜디오와 출판사를 설립하며 개인 사진작업을 위한 여러 실험을 작업할 수 있었다.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는 1990년대부터 평소 관심을 두던 르포르타주를 중심으로 개인 사진연구를 밀도 있게 진행해 왔다. 특히 체사레 디 리보리오는 이번 전시를 통해 1990년대 대표연작인 'Heracles뎺s Pole' 작품을 선보인다.

 

▲ Leumann 12, Collegno, Digital print, 100 × 100cm, 2011 ⓒMassimiliano Camellini

▲ Blank, Pigment print, 58 × 87cm, 2011 ⓒLuca Gilli

 

 

1990년대 후반 작업을 비롯해 2000년대 이후 근작 중심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에 체사레 디 리보리오는 1996년~1998년 사이에 촬영한 은염사진 시리즈 'Heracles뎺s Pole'의 대표작 24점을,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와 루카 질리는 가장 최근에 작업한 연작 중 대표작 가운데 각각 17점, 26점씩 내걸었다.

세 작가는 사진의 방법론과 표현형식이 각자 다르지만 흥미롭게도'공간'이라는 주제 안으로 수렴돼 그곳에 담긴 흔적·기억들에 대해 탐사한다. 그 공간은 한철 지난 폐허이거나 기억만 담은 빈 공간이다.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의 '공간'은 번영기를 지나 이제는 문을 닫게 된 이탈리아 북서부 상공업 도시 토리노의 한 섬유공장이며, 루카 질리의'공간'은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은 버려진 공장 또는 빈 건물이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체사레 디 리보리오의 '공간'은 이제는 그 위용을 잃고 터만 남은 전각의 구조물(주로 기둥 또는 울타리)로 나타나고 있다.

공간에 담긴 기억, 그 흔적을 사유하는 세 작가의 사진…. 예전 것과 새로운 것을 동시에 경험한 이들 세대가 한국을 넘어 이탈리아에서도 어느 세대보다 뜨겁고 치열한 '노스탤지어'란 감성으로 묶일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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